국방부 당국자 "논란됐던 핵무기 개수 삭제할 듯"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주일미군사령부(USFJ)는 북한 핵무기 보유량을 언급했다가 논란을 불러 온 동영상과 관련, 17일 핵무기 보유량 숫자 표현을 삭제하기로 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주일미군사령부는 동영상에 대한 문제를 인식했다”며 “영상에 표시됐던 기존 대본이 새로운 대본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기존 영상 중 핵무기 개수를 표기한 부분이 바뀔 것”이라며 “숫자가 삭제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주일미군사령부가 언제 영상을 수정할지 확인해주지 않았다. 17일 오후 3시 현재, 관련 영상은 아직 수정 전이다.
주일미군사령부(USFJ)가 2018년 12월 18일 유튜브에 공개한 홍보영상 캡처 [자료=뉴스핌 DB] |
주일미군사령부는 지난달 18일 공개한 ‘주일미군의 임무’라는 제목의 홍보 영상에서 “동아시아에는 세계 3대 경제 대국 가운데 2개국(중국·일본)과 3개 핵보유 선언국(러시아·중국·북한)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상에 3D 지도 그래픽을 첨부해 러시아 4000개 이상, 중국 200개 이상, 북한 15개 이상의 핵무기가 있다는 설명을 달았다.
이를 기점으로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2차 북미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온 시점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국인의 안정”이라는 발언과 함께 엮이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제재 완화’의 ‘스몰딜(small deal)’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스몰딜이 본격적인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초입’이 되는 게 아닌, 북미 만 만족하는 협상으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번 동영상 수정은 국방부가 미 국방부 측에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방부는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주일미군 측에 수정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영상에서 또 다른 논란이 됐던 독도 관련 부분은 바뀌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일미군은 동영상에서 수십년간 일본을 중심으로 한 '영토분쟁' 지역을 소개하면서 쿠릴열도, 남중국해, 센카쿠 열도와 함께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L IANCOURT ROCKS)'라고 표기했다.
국방부는 정확한 명칭을 '독도'로 수정할 것을 요청했으나 미 국방부 측은 국제적으로 사용되는 용어가 있어서 이를 반영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