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은 3월 말·하노이나 방콕으로 예상"
"한일 대립할 수록 북한만 이득…양국 대응 이해하기 어려워"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 정책특별대표가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취재에 응해 "미국은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를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그는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은 3월 말에 열릴 가능성이 높으며, 핵 시설 폐기와 경제협력을 맞바꾸는 내용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력한 정상회담 개최지로는 하노이와 방콕을 꼽았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조셉 윤 전 대표는 도쿄(東京)에서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2차 북미 정상회담은 조정에 걸릴 시간을 감안하면 3월 말까지 바라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회담 개최지로는 △북한대사관이 위치한 곳 △김정은이 (장거리 비행이 어려운) 북한 비행기로 이동할 수 있는 곳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며 "하노이(베트남)나 방콕(태국)이 유력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은 긴장완화를 가져온 점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내용은 빈약했다"며 "두번째 회담의 관건은 핵개발 포기를 위한 로드맵을 포함해서, 다음 스텝이 무엇인지 드러낼 수 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변 핵 관련 시설의 파기나 핵물질 제조 동결 등을 실행하고,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 등을 대가로 주는 내용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셉 윤 전 대표는 미국의 대북 방침이 '단계적 비핵화'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이미 한반도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방침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느껴 전환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에 따른 제재도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에 맞춰 해제해 나가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포기하고, 일본 등을 사정권에 두는 중거리 미사일은 남겨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조셉 윤 전 대표는 "미국이 이를 용인하는 건 생각할 수 없다"며 "동맹국인 일본을 미국의 핵 우산으로 지키는 것은 미국에 있어 중요한 전략적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을 경시한다고 해도 "미 의회나 미군은 지켜야할 선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조셉 윤 전 대표는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관계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한미일이 대립할 수록 북한만 이익을 얻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 정부의 대응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김정은의 방중으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드러내고 있고, 북한도 중국을 뒷배로 이용해 북미 협의에서 이익을 얻으려 한다"고 지적하며, 한일관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