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이스라엘과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휴전 협정 합의에 거의 도달했다고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며칠 내로 타결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양측 군사적 충돌은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자 바로 다음날 헤즈볼라가 하마스를 지원한다며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를 쏘면서 시작됐다.
지난 9월 1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 장갑차가 무장단체 하마스 조직원 색출과 수색 작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악시오스는 이날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 각 2명을 인용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는) 레바논이 무력 갈등 종식을 위한 휴전 협정 체결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헤르초그 주미 이스라엘 대사도 육군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협상 타결에 아주 가까워졌다. 며칠 안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양측이 큰 틀에서 이견을 좁힌 휴전 협정 초안에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고, 헤즈볼라는 국경에서 북쪽으로 약 30㎞ 떨어져 있는 리타니강(江) 이북으로 중화기를 이전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협정 타결 후 이행기간 60일 동안 양측은 이 같은 조치를 행동에 옮기고, 레바논군(軍)이 국경 순찰과 검문 등을 책임지는 방안도 담겼다. 협정 합의 이행과 위반 여부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감독위원회가 모니터링하도록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 전혀 관련이 없는 레바논군이 국경에 배치돼 유엔 평화유지군과 함께 이 지역에서 헤즈볼라가 활동하지 못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바논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은 최근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지난 21일까지만 해도 미국과 이스라엘에서는 휴전 협정 타결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아모스 호치스타인 백악관 선임고문은 지난 20일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국제사법재판소(ICC)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협상은 좌초 위기에 처했다. 악시오스는 "당시 휴전 협정 합의가 거의 완성 단계에 있었는데, ICC 체포영장 발부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크게 분노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가 ICC 결정에 따르겠다고 발표하고, 레바논이 휴전 협정 이행 감독위원회에 프랑스를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협상은 완전히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23일 호치스타인 백악관 선임고문이 이스라엘의 헤르초그 대사를 만나 "이스라엘이 협상 타결 쪽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중재 역할을 중단하겠다"고 강하게 압박하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일요일이었던 지난 24일 여러 고위 장관과 정보부 수장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휴전 협상과 관련된 회의를 열었다.
한 회의 참석자는 "이 회의에서 협상 타결을 추진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고, 이번주 중으로 발표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방향은 긍정적이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여러 문제가 있다. 협상 타결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대변인도 미 CNN 방송에 "휴전 합의 쪽으로 가고 있으며, 해결해야 할 이슈가 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악시오스는 "(구체적 내용이 담긴) 휴전안은 이스라엘 안보 내각에서 표결에 부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레바논 전쟁 동안 레바논에서는 3500여명이 사망하고 1만500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스라엘에서는 군인과 민간인 140여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