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6일 박병대·고영한 전직 대법관들 구속심사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양승태 사법부 당시 ‘사법농단’ 사건의 개입한 혐의를 받는 박병대(61·사법연수원12기)·고영한 (63·11기) 전직 대법관들이 이틀 뒤 나란히 구속심사를 받게 됐다.
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6일 오전 10시30분부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고영한(63·사법연수원 11기, 왼쪽부터)·박병대(61·12기) 전 대법관 |
박 전 대법관에 대한 심리는 임민성(47·28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담당한다. 임 부장판사는 사법농단 관련 사건으로 영장전담 판사들의 업무량이 늘어나자 지난 10월 4일 새로 부임한 판사다. 사법농단 사건 관련자와 함께 근무한 이력도 없고 법원행정처 근무 경험도 없다. 임 부장판사는 지난 10월27일 ‘사법농단의 핵심’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구속시킨 바 있다.
고 전 대법관에 대한 심리는 같은 법원 명재권(51·27기)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는다. 명 부장판사는 검찰 출신으로, 2009년 판사로 임용됐다. 명 부장판사 역시 사법농단 사건 피의자로 지목된 사람들과 함께 근무한 이력이 없는 데다 검찰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영장전담부로 보임됐을 당시 ‘원포인트 인사’라는 평이 있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은 지난 3일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법관 블랙리스트 작성 △일제강제징용 소송 전범기업 비밀 접촉 △통합진보당 잔여재산 가압류 소송 개입 등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사건에 광범위하게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 전 대법관의 경우, 문모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비위 의혹을 축소·은폐하기 위해 부산고등법원장에게 직접 전화해 선고기일 연기 등을 요청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고 전 대법관은 해당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두 전직 대법관들은 이미 구속된 임종헌 전 차장의 상급자로서 더 큰 결정권한을 행사했다”며 “이 사건의 전모를 밝히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신중한 검토 끝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헌정 사상 최초로 구속영장 심사를 받는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6일 저녁 늦게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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