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TV홈쇼핑 업체들이 연계편성을 통해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과도한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율이 최대 97%에 달한 상품도 있었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태규 의원이 각 TV홈쇼핑 업체로부터 받은 ‘연계편성 홈쇼핑 품목 매출액 세부내역’에 따르면 주요 홈쇼핑사 6곳(롯데·현대·GS·CJ·NS·홈앤)이 연계편성된 제품을 판매하면서 납품업체로부터 떼어간 평균 수수료율은 38%∼54%에 달했다.
연계편성은 종합편성채널 건강 프로그램에 나온 상품을 유사한 시간대에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한 종편에서 전문가들이 티베트 비타민나무 열매가루의 효능을 강조한 직후 옆 홈쇼핑 채널에서 티베트 열매가루 제품이 판매되는 식이다.
연계편성된 품목 중 홈쇼핑 수수료가 가장 높았던 상품은 지난해 9월 홈앤쇼핑에서 판매된 ‘메이준 아사이베리’였다. 총 매출액 4131만1000원 중에서 홈쇼핑사가 96.9%인 4001만2000원을 가져갔다.
납품업체엔 단 3.1%인 129만원이 돌아갔다. 지난해 11월 롯데홈쇼핑에서 판매 방송된 ‘네이쳐스패밀리 로열젤리’의 경우 7843만원어치가 팔렸는데 납품업체는 864만원(11%)을 벌었다.
[자료=이태규 의원실] |
CJ오쇼핑은 평균 수수료율이 54.4%로 홈쇼핑 업체 6곳 중 가장 높았다. 롯데홈쇼핑(52.2%) 현대홈쇼핑(50.28%) 등도 평균 수수료율이 매출액의 절반을 넘어갔다. 이어 GS홈쇼핑 47.0%, NS홈쇼핑 44.1%, 홈앤쇼핑 38.1%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홈쇼핑 6개 업체가 공정위에 공시한 평균 수수료율 19.5∼32.5%와는 차이가 있다. 특히 NS홈쇼핑이 공정위에 공시한 평균 수수료율은 19.5%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평균 수수료율이 44.1%로 나타나 차이(24.6%)가 가장 컸다.
연계편성된 상품의 수수료율이 유독 높은 것은 건강보조식품에 정액수수료를 부과하는 홈쇼핑 업계의 관행 때문이다.
정액수수료는 판매실적에 관계없이 홈쇼핑 업체가 사전에 납품업체에 일정 금액을 부과하는 형태다. 홈쇼핑사는 미리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판매가 부진해도 손실을 입지 않지만 납품업체는 미리 지불한 수수료만큼 타격을 받는다.
[자료=이태규 의원실] |
납품업체는 수수료 외에도 연계편성 비용도 부담해 이중 고통에 시달렸다. 방통위의 ‘종편PP-TV홈쇼핑 연계편성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납품업체는 판매실적과 상관없이 3000만∼5000만원의 연계편성 비용을 종편 프로그램 제작사에 내야 했다.
한편, 6개 TV홈쇼핑의 지난해 평균 직매입 거래 비중이 16.8%로 나타났다. NS홈쇼핑의 경우 직매입 거래 비중이 7.8%로 가장 낮았다. TV홈쇼핑 회사는 보통 위·수탁거래를 주력거래로 하고 있는 반면, 현대홈쇼핑과 NS홈쇼핑은 위·수탁거래 대신 특약매입거래를 주력으로 하고 있어 각각 81%, 92.2%에 달했다.
이태규 의원은 “방송 연계편성을 통해 제품을 과다 홍보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해당 제품의 경우 수수료를 공정위에 신고한 수수료보다 수배 이상 받고 있는 것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정상적인 계약이라기보다는 납품업체의 착취구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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