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 새 수익률 최고 11%...그간 '마음고생' 덜어
증권가 "남북경협 가시화되면 철도·제철·건설 실제 수혜 기대"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을 담고 있는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들이 모처럼 투자자들을 즐겁게 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건설, 철도, 항만 등 인프라 관련 중후장대(重厚長大) 종목들이 여의도 최고 기대주로 꼽히는 가운데 특히 관련기업들이 많은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가가 급등했다.
8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키움현대차그룹과함께자1[주식]A1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1.35%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TIGER현대차그룹+증권ETF[주식]의 수익률은 8.76%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는 평균 1.67%, 주식혼합형펀드는 2.01%의 수익을 거두는데 그치면서 현대차그룹 펀드들의 성과가 돋보이고 있다.
이들 펀드들은 설정후 수익률로 보면 여전히 -30%(키움 -37.63%, TIGER -29.56%) 수준인 ‘애물단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둘 다 2011년 설정돼 2009~2011년 증시를 휩쓸던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시대 상투를 제대로 잡았던 펀드들인 것.
최근 몇 년 간 삼성전자의 독주로 삼성그룹주펀드가 수십퍼센트의 수익을 거둔 것과 항상 비교됐던 마음고생을 다소 덜었다. 삼성그룹주펀드는 별다른 모멘텀을 찾지 못하며 최근 1개월 수익률이 0~1%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대차그룹펀드의 반등의 1등 공신은 단연 남북정상회담이다. 오랜 기간 얼어붙어있던 남북 관계가 빠르게 풀리며 현대차그룹 중후장대 종목들이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키움현대차그룹과함께펀드에는 현대제철 9.01%, 현대글로비스 7.7%, 현대건설 5.03%, 현대로템 4.15% 등이 담겨 있다. TIGER현대차그룹ETF의 10대 주요 종목은 현대차 24.60%, 기아차 21.16%, 현대모비스 14.26%, 현대제철 9.95% 현대건설 8.98% 등이다.
4월 초까지만 해도 5만원을 밑돌며 횡보하던 현대제철은 지난 4일 6만2500원까지 치솟았다. 비슷한 시기 1만6000원대였던 현대로템도 3만4700원(5월 2일)까지, 4만원 수준이었던 현대건설은 7만100원(5월 2일)까지 폭등했다. ‘중후장대 대형주’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단순히 개미들의 기대감만이 아닌 여의도 증권 전문가들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남북 경협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최고의 수혜주임은 인정한다. 실제 판문점 선언에서는 철도와 도로 관련 프로젝트가 우선과제로 채택됐다.
이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 단계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되면 철도 부문에서 해당 프로젝트의 차량 및 차량 시스템 등의 신규수주 가능성은 높은 상황으로 현대로템에 실질적인 수혜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아직 경협 초기 단계고, 향후 예정된 북미 회담의 결과 또한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반도 철도 프로젝트는 분명 국내 봉형강 1위 사업자인 현대제철에 유리하다”며 “아직 실적 추정치에 반영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북미정상회담, 대북관계 호전, 철도 프로젝트 등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실적 및 목표주가를 상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풍부해진 국내 수주잔고와 함께 적극적인 해외 신규수주 노력과 남북경협 수혜 가능성으로 추가 먹거리 확보가 기대되는 회사”라며 최근 목표주가를 높였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