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A주 회귀 반길 일' 지적
[뉴스핌=이승환 기자] "지난해부터 시작된 A주 불마켓(장기간에 걸친 상승장)에 당국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시각이 있다. 몇몇 사람은 '국가불마켓(國家牛市)'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상당히 위험한 생각이다"
리젠거 중앙후이진투자공사 부이사장은 지난 23일 중국경제주간(中國經濟周刊) 등 중국 여러 매체의 기자를 만나 "국가가 필요로 하는 것은 건강한 자본시장으로, 자본시장에서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이렇게 지적했다.
리 부이시장은 이어 "설령 국가가 불마켓을 인위적으로 의도한다 해도 결코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며 "시장의 움직임은 규율과 순리에 따라 흘러가지, 누군가의 의지가 반영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리젠거 후이진공사 부이사장 <출처:바이두(百度)> |
중국 증권시장 안팎의 전문가들은 지난 '5·28' 대폭락장의 원인중 하나로 후이진공사의 은행주 대량매도를 지목하기도 했다.
리젠거 부이사장은 이날 중국 A주 시장의 약점으로 신용거래의 불균형을 꼽았다. 증권회사에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융자(融资,신용거래)와 주식을 빌려 투자하는 융권(融券,대주거래)의 규모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
이날 중국경제주간에 따르면, 중국 주식시장의 신용거래 잔액은 2조위안을 넘어섰다. 또한 융자 잔액이 1조3400억위안에 달하는 반면, 융권 잔액은 7166억위안에 머물고 있어 격차가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리 부이사장은 "일반적으로 호황일 때 융자 수요가 늘어나고, 융권에 대한 수요는 줄어드는데, 지금은 모두가 호황만 바라보고 있어, 시장이 한쪽으로 쏠리는 형국"이라며 "A주 시장은 신용거래에 있어 한쪽다리는 길고 다른 쪽다리는 짧은 상태로,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건강한 시장에 대해 완벽히 일치된 시각은 존재할 수 없다"며 "강세로 보는 사람에게는 융자를, 약세로 보는 사람에게는 융권을 적절히 제공해 시장의 균형을 맞춘다면 건강한 황소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의 격차에 대해서도 "홍콩은 글로벌 기준의 룰을 따르고 있다"며 "만약 본토의 규칙이 홍콩시장에 그대로 적용되면 홍콩 증시도 맥을 못추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IMF SDR 바스켓 편입은 WTO 가입 이상의 의미"
리젠거 부이사장은 이날 후강통 제도에 대해 "위안화 자유 태환이 제한되고, 국내외 자본시장이 개통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된 첫번째 제도적 움직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후강통은 향후 위안화 자본 거래를 위한 시범운영 사례이자, 스트레스 테스트 과정"이라며 "국내외 투자자들이 모두 만족하고 있고, 초기 목적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리 부이사장은 위안화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바스켓 편입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IMF의 SDR 통화 바스켓에 위안화가 포함될 지 여부는 올해 하반기에 열리는 회원국 회의에서 결론이 날 예정이다.
그는 "위안화가 SDR 바스켓에 편입되면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위안화의 역할도 더욱 뚜렷해 질 것"이라며 "이는 중국에게 매우 중요한 기회로, 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버금가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중국 정부의 지원속에서 중소 벤처기업 전용 거래시장으로 자리잡은 신삼판(新三板)에 대해서는, 투명성을 보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중국경제주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현재 500만위안의 증권자산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들에게 신삼판 직접투자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삼판에는 현재 2452개의 중소형 기업들이 상장해 있으며, 시가총액은 1조2545억 위안에 달한다.
리 부이상장은 “신삼판의 거래제도는 개선돼야 할 부분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혁의 방향성을 투명도 제고에 집중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개인투자자를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 “진입 장벽을 일정 부분 유지하면서 투자자들을 불러들인다는 점에서, 비교적 건전한 방향으로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에 상장된 중국기업의 중국내 복귀 움직임을 언급하며 “중국 본토 기업이 A 시장에 못들어가 외국으로 나가는 것은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다”라며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 기업이 중국으로 돌아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리젠거 후이진 부이사장은 일명 ‘학자형 관리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으며,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 션인만궈(申銀萬國)증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중국경제학계 최고상인 ‘쑨예팡상(孫冶方)을 3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