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40개교가 기부금 59% 차지…수익률은 연 50% 달해
[뉴스핌=노종빈 기자] 미국 대학들 사이에서 '빈부의 양극화'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 대학 간 양극화가 확대되는 가장 큰 이유는 기부금 확보 능력의 차이와 투자수익률의 격차 때문이라고 CNN머니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울러 일부 상위권 대학들의 경우 가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연소득 12만5000달러(약 1억3600만원) 미만 가정 출신 학생들의 학비를 전액 지원하는 제도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 캠퍼스 <사진 = AP/뉴시스> |
미국 500여 대학 중 자산규모 상위 40위 내에는 하버드대와 예일대, 프린스턴대 등 이른바 아이비리그 8개교 가운데 브라운대를 제외한 7개가 포함됐다.
아이비리그에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탠포드대나 메사추세츠공대(MIT), 듀크대 등도 자산규모 상위 40위 안에 들었다. 주립대 가운데서는 텍사스대와 캘리포니아대, 미시건대 등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하버드대는 428억달러의 자산으로 전체 대학들 가운데 자산규모 1위를 차지했다. 남서부 셰일원유 개발 붐의 수혜를 받고 있는 텍사스주립대는 자산규모 367억달러로 2위를 기록했다.
또한 500개 주요 대학들 가운데 이들 40개교가 전체 기부금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40개교의 현금 및 투자자산 보유액의 중간값은 63억달러로 나머지 500여 대학들의 중간값인 2억7300만달러보다 20배 이상 많았다.
무디스에 따르면 특히 상위 그룹 대학들 가운데 18개교는 최우수에 해당하는 'Aaa' 이상의 신용등급을 확보, 높은 재무적 안정성을 나타냈다.
◆ 상위 40개 대학, 연간 투자 수익률 50%…일반 대학교의 2배 수준
부유한 대학일수록 투자 성적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규모 상위 40개교의 투자 수익률은 다른 대학들보다 평균 두 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5년간 미국 뉴욕증시 S&P 500지수는 지난 2009년 2월 저점 666포인트부터 2015년 2월 고점 2134포인트까지 약 318% 급등했다.
증시가 3배 이상 상승하는 동안 대학들의 투자수익률을 보면 상위 40개교의 수익률은 연 50%에 이르는 반면, 다른 500여 대학의 투자수익률은 22~38%에 그쳤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대학들 간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재정 수준의 격차도 점차 벌어지고 있다"며 "재정 지원이나 건축, 기타 전략적 투자를 할 수 있는 재원이 없는 학교들이 힘든 상황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 연소득 1억3500만원 미만 가정에 '학비 전액 지원'
이런 상황에서 최근 스탠포드대는 장학금 제도를 확대해 가계 소득이 연간 12만5000달러 미만인 학생들에게는 등록금을 전액 지원키로 했다. 종전 학비지원 기준은 연간 10만달러였다.
연간 소득 6만5000달러 미만인 가정의 학생인 경우 기숙사와 식비도 무료로 지원받는다.
이달 초 스탠포드대의 경우 2144명의 신입생을 선발했는데 총 지원자는 4만2487명으로 평균 합격률은 5% 수준에 불과했다. 또 합격자 가운데 약 16%는 가족 가운데 최초로 스탠포드대에 진학한 경우였다.
평균적인 스탠포드대 학생들은 학비 4만5000달러를 포함, 연간 6만5000달러를 소요한다. 그래도 장학금 등 많은 혜택 덕분인지 스탠포드대 조사에 따르면 77%의 졸업생들이 채무를 지지 않고 졸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비리그에 포함된 프린스턴대의 경우 연소득 14만달러 미만 가정 학생의 경우 등록금을 내지 않는다. 또 연소득 6만달러 미만의 경우 기숙사비와 식비를 제공받는다.
하버드대와 예일대도 연소득 6만5000달러 미만 가정 출신의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지원한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