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사랑별곡’ 캐스팅 라인업이 공개됐다. 이순재, 송창영, 고두심 등이 출연한다. [사진=연극열전] |
‘사랑별곡’은 전라도 한 시골의 장터를 배경으로 삶의 고단함을 안고 사는 40대부터 죽음과 마주한 80대까지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삶을 통해 한국 특유의 ‘정’(精)과 ‘한(恨)’을 담은 작품이다.
2007년 파파프로덕션 창작희곡 공모전 대상 수상작 ‘마누래 꽃동산’(원제)으로 2010년 초연 무대를 선보인 바 있다. 세월의 흐름과 죽음 앞에서 마주한 미련, 미안함, 용서를 거친 사투리로 담담하게 표현, 죽음마저 삶으로 끌어안는 삶의 통찰력을 선사한다.
이번 공연에서 눈의 띄는 점은 단연 캐스팅이다. 최근 ‘꽃보다 할배’로 젊은 세대와 더욱 가까워진 이순재, 국민 어머니라는 칭호를 얻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방송 3사의 연기 대상을 휩쓴 고두심, 연극·뮤지컬·영화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배우 송영창, 생활 연기의 달인이라 불리는 서현철 등 국내 최고의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고두심은 평생 시장 귀퉁이에서 나물을 팔며 남편과 자식을 위해 희생하면서도 죽는 순간까지 첫 사랑 김씨를 마음에 품고 있는 ‘노년의 순자 역을 맡아 강인하면서도 가녀린 평범한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을 연기한다.
한 평생 김씨를 마음에 품고 떠나 보내지 못하는 순자가 미워 무던히도 순자의 속을 썩였지만 아내의 죽음 앞에서 비로소 용서를 비는 남편 박씨 역에는 이순재, 송영창이 더블 캐스팅됐다. 이순재-고두심과 송영창-고두심의 연기 호흡은 비슷하면서도 색다른 모습일 것으로 기대된다.
80대의 나이에도 여전히 티격태격하는 박씨의 오래된 친구 최씨 역에는 서현철, 남문철이 출연한다. 자식 대신 요양원을 선택한 최씨가 버스정류장에서 무덤덤하게 던진 기약 없는 마지막 인사는 관객으로부터 탄식과 함께 인생에 대한 깊은 물음을 던질 듯하다.
한 평생 순자가 마음에 품었던 김씨 역에는 연극 ‘너와 함께라면’, ‘웃음의 대학’, 뮤지컬 ‘스칼렛 핌퍼네’, ‘살짝기 옵서예’의 베테랑 배우 정재성이 출연한다.
1인 3역으로 이웃 창수네, 시골 다방 미스나, 동네 아낙 역에는 2012 신춘문예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김현, 남편을 먼저 보내고도 오랜 세월 시부모를 돌보는 며느리 명숙 역에는 연극 ‘콜라소녀’, ‘13월의 길목’의 배우 황세원, 엿장수 용팔 역에는 연극 ‘휘가로의 결혼’, ‘비계덩어리’의 배우 허웅이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함께 한다.
삶의 고단함에 지친 딸 영순 역에는 연극 ‘에어로빅 보이즈’, ‘심판’, ‘나생문’의 박초롱과 젊은 김씨 역에는 신예 배우 김정환이 새롭게 참여한다.
2014 ‘사랑별곡’의 연출은 2010년 초연 무대를 선보였던 극단 수(秀)의 연출 구태환이 다시 한번 진두지휘 한다. 연출 구태환은 이번 ‘사랑별곡’을 통해 “관록 있는 배우들과 함께 인생의 깊이를 대사 하나 하나에 담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기울이며, 초연보다 완성도 높은 무대 미술과 극작으로 작품이 가진 시적 언어들을 가장 아름답게 무대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연극 ‘사랑별곡’은 오는 5월2일부터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장윤원 기자 (yu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