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가 임진년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혹독한 2011년을 보낸 만큼 임진년을 출발하는 마음가짐이 비장합니다. 증권업계 CEO들의 신년사에 그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증권사 CEO들은 수익성 악화를 의식한 듯 하나같이 '수익성 확보'를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국내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글로벌시장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고 있습니다.
뉴스핌은 증권가를 선도하는 10대 증권사 CEO들의 새해 목표와 전략을 살펴보고 '2012년 증권산업의 변화'를 가늠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리그테이블 선두로 도약 주문
-고객 중심으로 경영 체질 개선
[뉴스핌=고종민 기자] "철저한 고객 맞춤 영업과 '관리의 삼성'이 보여 줄 수 있는 최상의 서비스로 초기 시장 선점이라는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야 할 것입니다."
삼성증권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인 김석 사장(사진)이 임진년 화두로 내세운 것은 바로 '관리의 삼성'이다.
금융위기 여파·한반도 지정학적리스크 증가·금융권 경쟁 심화 등으로 금융투자업계가 총성 없는 전쟁터로 변했다는 판단때문이다.
김 사장의 새해 경영 목표는 ▲고객기반의 획기적 확대 ▲홀세일(Wholesale)부문 수익성 극대화 ▲신규진출 사업의 조기시장 선점 ▲고객 최우선 정책의 체질화 등 4가지로 요약된다. 위기에 강했던 관리의 삼성 정신으로 재무장해 '함께 뛰자'는 얘기다.
◆고객 기반 획기적 확대
김 사장은 지난 2005년부터 2009년 까지 삼성증권에서 IB사업본부 부사장과 홀세일 총괄 부사장을 역임했다. 고객과 부딪히는 최전방 부서에서 근무해 온 만큼 그의 첫 번째 키워드는 고객 기반의 확대다.
김 사장은 "우리나라 주식투자인구가 500만에 육박하고 있지만 아직 전체 경제활동인구 다섯 명 중 네명은 주식에 전혀 투자하고 있지 않다"며 "또 가계자산에서 금융자산의 비중이 23%에 불과하고 특히 주식 비중이 채 2%가 안 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바로 새로 개척할 수 있는 시장과 고객이 무한하다는 게 김사장의 판단이다.
그는 또 "낮은 시중 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은퇴 후 자산 관리에 적극적인 고객 기반이 확대될 것"이라며 "그동안 우리가 집중 투자한 프라이빗뱅커(PB)들은 차별화된 솔루션과 진정성이라는 우리의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고객 관련 활동량을 크게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석을 다진 삼성증권 자산관리서비스 ‘삼성 POP 골든에그 어카운트’의 고객 기반을 PB들의 활동폭 확대로 극대화 시킨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임직원들은 고객의 자산을 타인의 재산으로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재산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한 최고의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국내 리그테이블 선두권 도약과 수익확대
김 사장은 홀세일 부사장 출신답게 투자은행(IB)사업본부와 해외주식(Global Equity) 사업본부에 강도높은 주문을 하고 있다.
그는 “IB와 해외주식사업본부는 올 한해 총력영업으로 국내 리그테이블 선두권 도약과 수익확대 등 핵심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 내야한다”며 “특히 올해 IB는 변화된 환경에 맞춘 인적 경쟁력 제고·조직력보강·네트워크 강화로 딜 수임을 대폭 확대하는 한편 신규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질 뿐만 아니라 양적인 측면에서 삼성증권의 위상에 걸맞는 성과를 거둔다는 방침이다.
해외주식 사업본부의 경우 ▲유연성 있는 조직으로 체질개선 ▲주요 거점 지역(Regional) 리서치조직 강화 ▲해외 파생부분의 신규 고객유치 등을 주요 과제로 삼고있다.
삼성증권은 글로벌 금융사로 도약하기 위해 홍콩법인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현지 법인의 '턴어라운드 여부'는 올해 관심사로 자주 거론될 전망이다.
◆위기극복 전문가 김석 사장 “신규사업 조기 시장선점”
김 사장은 위기 극복 전문가다. 그는 지난 1994년 미국계 금융사 체이스맨하튼뱅크에서 삼성그룹 구조조정 본부로 자리를 옮기면서 재무팀장·구조조정 테스크포스(T/F) 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외환위기가 한창일 때 김 사장이 삼성그룹의 심장부에서 핵심역할을 했다. 2003년에는 삼성카드 영본본부 부사장으로 옮겨 신용카드 사태라는 위기에서 삼성카드를 정상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올해 증권업계는 유로존 재정 위기로 글로벌 금융 시장의 여파가 불가피하다. 삼성증권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리테일(Retail)자산 100조원 돌파하는 등 증권사 선두권에 있지만 올해 무한경쟁시대 속에서 위기에 봉착했다고 보고있다. 특히 지난해 금융투자업계 내에서 최고 수준의 실적(증권사 추정 매출 1조3374억원, 영업익 3463억원)을 거둘 것으로 보면서도 올해는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삼성증권은 지난해 4000억 규모의 증자를 통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인가를 받고 프라임브로커와 대체거래시스템(ATS) 등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게 됐다”며 “프라임브로커리지(PBS)사업부와 소매(Retail)사업본부 자기자본투자(PI)팀 등 유관부서는 협업(co-work)으로 대차풀의 지속적 확대와 경쟁력 있는 자본투자솔루션(Capital Seeding Solution)제공 등 주요 현안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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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