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박가연 인턴기자 = 달러/원 환율이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외국인 매도세에 밀려 장중 1530원을 넘어섰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약 17년 만의 최고치다. 외환당국은 상승 속도가 과도할 경우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31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20원 급등한 1530.90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장중 한때 1536.5원까지 치솟으며 시장의 공포 심리를 자극했다.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원화의 절하 속도가 다른 통화에 비해 상당히 빠르다고 보고 있으며, 굉장히 긴장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국장은 "최근 1년간 국내 시총 대비 외국인 비중이 급격히 커진 상황에서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원화 비중을 조절하는 차원의 자금 유출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매일 큰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가며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 것이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엔화가 160엔대에서 경계감을 보이며 막혀 있는 것과 달리 원화만 돌출적으로 움직이는 '디커플링' 현상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외환당국은 환율 방어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224억 6700만 달러를 순매도했다. 이는 원화가 글로벌 달러 흐름보다 과도하게 하락하는 불균형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윤 국장은 "당시 원화가 글로벌 달러 흐름보다 유독 더 많이 하락하는 불균형이 심각했다"며 "지난해 10월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 자금이 경상수지의 3배까지 벌어지는 등 한 방향 쏠림을 막기 위해 조치 규모를 키웠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환율 레벨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한 진단에 대해 윤 국장은 "높은 환율 수준을 곧 위기 상황과 연결하지 말라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이어 "현재 달러 스와프 시장에서 차익거래 요인이 마이너스까지 나타나고 있어 달러 조달과 운용에는 문제가 없으며 시스템적 위기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민생 경제에 대해서는 "급격한 환율 상승이 수입 물가와 중소기업, 취약계층 구매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변동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윤 국장은 4월부터 예정된 세계정부채권지수(WGBI) 편입과 관련해 "수급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는 하고 있으나, 아직 본격적으로 자금이 들어온 것이 아니기에 시장에서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어 "중동 사태 등 외생 변수가 지속되는 만큼 시장의 심리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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