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장도 어려운데 전처리 부지까지…주민 설득 '이중고'
[세종=뉴스핌] 신수용 기자 =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제도가 올해 1월부터 시행됐지만, 쓰레기 양을 줄일 대안으로 꼽히는 전처리시설 확산은 여전히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전처리시설은 종량제 봉투를 파봉해 비닐류, 재활용 가능한 자원, 가연성 폐기물을 선별하는 시설이다. 소각해야 할 폐기물 양을 줄이고 자원 회수율을 높일 수 있어, 쓰레기 직매립 금지 이후 핵심 대안 중 하나로 꼽혀 왔다.
정부는 직매립 금지가 안착하려면 전처리시설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지자체는 비용과 주민 반대, 운영 부담을 이유로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 전처리, 쓰레기 감량 해법으로 떠올라…참여 지자체 올해 2곳에 그쳐
27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243개 지자체 가운데 전처리시설을 도입했거나 건설 중인 곳은 3월 말 기준 8곳에 그친다.

공공소각장 확충이 주민 반대와 입지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소각할 쓰레기 비중을 줄일 수 있는 전처리시설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도입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올해 설치 의사를 밝힌 지자체도 2곳에 불과하다. 직매립 금지 시행과 맞물려 전처리시설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기후부 관계자는 "전처리시설에 대해 지자체별로 설명회도 열고 홍보도 진행하고 있다"며 "신규 소각장 등에 전처리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50% 지원에도 부담 여전…기존 예산으론 1곳도 빠듯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이다. 기후부에 따르면 전처리시설 1곳을 짓는 데 통상 40~50억원가량이 든다. 올해 기후부의 전처리 관련 지원 예산은 46억원대로, 전국 243개 지자체 중 1곳을 지원하기에도 빠듯한 수준이다.
기후부는 전처리시설 설치비의 50%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참여를 유도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 정도 지원으로는 유인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견학시설이나 부대 설비까지 포함하면 총사업비가 100억 원을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부대 설비 운영은 지자체 몫이라 행정과 재정적 부담이 크다"며 "정부 지원이 80%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지 확보도 장애 요인이다. 전처리시설 운영에는 추가 공간이 필요한데, 쓰레기 소각장 하나를 짓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별도의 대규모 부지까지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지자체 한 관계자는 "전처리 과정에서 종량제 봉투를 뜯을 때 내용물이 흘러나와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며 "소각장 1곳 부지 확보에도 주민 설득이 어려운데, 전처리시설은 소각장 2곳 규모의 큰 부지가 필요할 때도 있어 입지 확보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처리시설의 쓰레기 파봉·선별 과정에서 악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처리 물량이 많지 않은 지방 중소 소각장의 경우, 시설을 설치해도 경제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소각장이 작은 지역에서는 전처리시설처럼 대규모 부지를 사용하는 것이 비효율적일 수 있다"며 "파봉 과정에서 냄새가 발생할 수 있어 냄새 저감시설을 설치해야 하고, 이에 따른 민원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aaa2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