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입찰 145건 담합 혐의…중소기업 4곳은 혐의 인정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6700억 원 규모의 한국전력공사(한전) 설비 입찰 담합 사건으로 기소된 대기업들이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류경진)는 27일 오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일진전기 등 8개 회사와 소속 임직원 9명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들은 2015년 3월부터 2022년 9월까지 한전이 발주한 가스절연개폐장치 입찰 145건 가운데 일부에서 사전에 낙찰자와 투찰 가격을 담합해 경쟁을 제한한 혐의를 받는다. 낙찰 순번을 미리 정한 뒤, 낙찰 예정 업체 이외의 회사들은 더 높은 가격으로 써내거나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들러리' 역할을 수행했다는 게 검찰 측 판단이다.
이들은 업계 내 지위 등을 토대로 담합 가담 업체들을 대기업군(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일진전기)과 중소기업군으로 나눠 입찰 배정 비율을 정한 뒤 입찰 건을 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군 4곳은 이날 재판에서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일진전기 측은 "공소사실 중 인정하는 부분도 있고,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서 일단 부인했다"며 "이 사건의 압수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잘못이 있어서 준항고도 제기했다. 변호인의 비밀 유지권을 침해해 위법하게 증거가 수집됐다"고 주장했다.
LS일렉트릭과 HD현대일렉트릭 측도 앞서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효성중공업 측은 지난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중소기업군 4곳은 지난 공판에서 기본적인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혐의를 인정한 일부 피고인들의 변론을 분리해 먼저 종결할 계획이다.
한편 일진전기 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구속 만기 전에 사건이 끝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보석 청구를 준비하고 있다"며 "공정위 조사 이후 검사도 충분히 수사했고, 저희도 사실관계를 하나하나 확인하려면 피고인과 세세하게 확인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일정상 피고인들의 구속 만기에 (종결)하기 어려울 걸로 예상한다"며 "피고인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증인에 대한 신문을 우선적으로 진행하면 보석을 (허가)하기가 수월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5월 6일 오전 검찰 측의 입증 계획을 정리한 뒤, 같은 날 오후 증인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 이후에는 격주 수요일마다 재판이 진행될 전망이다.
hong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