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제·대출 규제 여파
중랑구 70.5%로 최고치 기록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기존 집에 계속 거주하기로 합의하는 비율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셋값 급등과 대출 한파 등에 따른 매물 잠김 현상이 맞물리면서 이사 대신 재계약을 택하는 세입자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3월 체결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갱신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48.2%로 파악됐다. 평균 41.2%를 보였던 지난해보다 7%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3월 한 달만 놓고 보면 갱신계약 비중이 51.8%까지 치솟으며 신규 계약 건수를 역전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직후인 10월과 11월의 갱신계약 비중은 각각 41.93%, 39.84%에 머물렀다. 두 달 만인 같은 해 12월 43.22%로 반등을 시작해 올해 1월 45.9%, 2월 49%에 이어 3월에는 과반을 넘기는 등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재계약이 급증한 배경에는 전셋값 상승과 신규 물건 감소가 자리 잡고 있다. 2년 전과 비교해 전세 시세가 크게 뛴 데다, 실거주 의무가 있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시장에 풀리는 전월세 매물 자체가 급감해 기존 집에 눌러앉는 수요가 팽창한 셈이다. 여기에 정부의 강도 높은 가계부채 관리로 전세 대출 문턱이 높아진 점도 세입자들의 발을 묶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용석 알투코리아투자자문 이사는 "서울을 중심으로 신규 전세 공급 위축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예고로 임대 물량 축소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가운데 공급 대비 수요 우위가 확대돼 가격의 상승 압력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 보면 이달 기준 중랑구의 갱신계약 비중이 70.5%에 달해 가장 높았다. 이어 ▲영등포구 62.7% ▲강동구 59.9% ▲성북구 59.5% ▲마포구 57.9% 순이다. 강남구(55.8%)와 서초·송파구(55.7%) 등 상급지 역시 나란히 50% 선을 웃돌았다.
갱신계약 건수는 폭증했지만 평균적인 청구권 사용 비중은 도리어 축소되는 흐름이 관측된다. 지난해 평균 49.3%에 달했던 갱신권 사용 비중은 올해 1분기 42.8%로 떨어졌다.
임대 형태에 따라 세부적인 차이도 감지된다. 전세의 경우 갱신계약 비중이 작년 45.5%에서 올해 52.3%로 뛰었으나, 갱신권 사용 비중은 55.9%에서 53.0%로 소폭 내렸다. 월세는 갱신계약 비중이 35.6%에서 43.7%로 늘어난 데 반해 갱신권 사용 비중은 38.1%에서 29.7%로 하락했다. 한 번만 쓸 수 있는 갱신권의 특성상 보증금 규모가 큰 전세 위주로 카드를 소진하는 경향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추세는 전체적인 월세화 현상을 가속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평균 43.2%였던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올해 47.9%로 확대됐다. 신규 전월세 계약 내 월세(반전세 포함) 비중은 지난해 47.5%에서 올해 52.5%로 훌쩍 뛰었다. 전세사기 여파에 따른 월세 선호도 증가와 대출 규제로 인한 보증금 마련의 어려움이 겹치면서 보증부 월세로 밀려나는 임차인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