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부품 사업 정리 가속
'로봇·AI·SDV' 투자 확대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의 무게 중심이 전통 부품에서 로봇과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 사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완성차 기업의 경쟁력이 자동차 제조에서 전동화,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로보틱스 등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로 옮겨가면서 현대차그룹의 포트폴리오도 '미래 기술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범퍼 사업부문 매각을 추진하며 인수 후보자를 물색하고 있다. 지난 1월 자동차 램프 사업부 매각을 결정한 데 이어 두 번째 내연기관차 부품 사업 구조 개편이다. 매각 대상은 북미와 중국, 유럽 등 해외 생산 설비와 판매 영업권 전반으로 거래 규모는 수천억원대로 추산된다.
범퍼와 램프는 오랫동안 현대모비스의 핵심 사업이었지만 전기차와 SDV 확산으로 외장 부품의 전략적 중요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능 차별화가 제한적인 데다 중국 부품사의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익성 압박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강조하는 '피지컬 인공지능(Physical AI)' 전략도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모비스는 확보한 자금을 전동화와 SDV, 로봇 기술 등에 집중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로보틱스 분야는 현대차그룹이 미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영역이다. 현대모비스는 그룹 로봇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협력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에 들어가는 핵심 구동장치인 액추에이터 공급을 맡고 있다. 액추에이터는 로봇 관절을 움직이는 핵심 부품이다.
이러한 변화는 그룹 전체로 번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기아도 로봇 플랫폼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최근 소형 모바일 로봇 플랫폼 '모베드(MobED)'를 중심으로 부품사와 로봇 솔루션 기업이 참여하는 '모베드 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키고 로봇 솔루션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기술 연구개발 기반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전북 새만금 지역에 미래 모빌리티 관련 기술 투자를 추진하며 장기적인 연구개발 거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로봇과 자율주행, AI 기술 개발을 위한 그룹 차원의 연구개발 인프라 확대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약 3400억원 규모의 공작기계 사업 매각을 마무리하며 49년간 이어온 공작기계 사업에서 철수했다. 대신 로봇 기반 주차 시스템과 전기차 열관리 모듈, 방산용 무인체계 등을 중심으로 미래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더불어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뿐 아니라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 조직인 AVP(Autonomous Vehicle Platform) 본부와 소프트웨어 자회사 포티투닷(42dot) 간 협업을 강화하며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현대오토에버가 차량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을 맡아 SDV 개발 체계를 뒷받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전통적인 자동차 부품 제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로봇과 AI, 소프트웨어 중심 기술 기업으로 사업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범퍼 같은 전통적인 외장 부품은 IT나 전자 기술이 크게 적용되지 않아 부가가치가 제한적인 분야"라며 "원가 경쟁 중심 산업이다 보니 수익성 확대에도 한계가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대차그룹이 로보틱스와 인공지능 등 미래 기술 중심으로 투자 방향을 옮기면서 부품 계열사들도 이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기존 사업군 전반에 대해 효율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