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정정 신청거부하고 이의신청 절차도 중단"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 연방 대법원의 위법 판결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관세 환급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행정부가 사법부의 결정에 행정 절차를 무기로 맞서면서 미국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많은 수입 기업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관세 코드를 삭제하고 이미 납부한 관세를 돌려받기 위해 사후 정정 신청(PSC, Post Summary Corrections)을 서둘러 제출하고 있지만,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이 이를 무더기로 반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PSC는 수입업자가 이미 제출한 수입 신고서의 오류를 바로잡는 절차로 기업들은 이를 통해 대법원이 위법이라고 명시한 관세액의 환급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CBP는 이러한 신청을 거부하는 것은 물론 이미 정산이 완료된 관세에 대해 기업들이 제기한 정식 이의신청 절차마저 일시 중단시킨 상태다.
앞서 미 연방 대법원은 IEEPA를 근거로 한 상호관세가 대통령의 권한 남용이라며 위법 판결을 내렸고, 이에 따라 미 국제무역법원(CIT)은 약 1300억 달러(약 189조 원)에 달하는 관세 환급 절차에 착수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실무 단계에서 이를 가로막으면서 사법부와 행정부 간의 유례없는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행 돌파 의지는 확고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0%의 글로벌 보편 관세를 즉각 부과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번 주 내로 관세율을 15%로 인상하고, 연내에 대법원 판결 이전의 고율 관세 수준을 완전히 회복할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하지만 이 '우회로' 역시 강력한 법적 저항에 부딪혔다. 전날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민주당이 주도하는 미국 24개 주는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글로벌 관세가 위법이라며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소송장에서 "무역법 122조는 단기 통화 위기 대응용이지, 일상적인 무역 적자 해소 수단이 아니다"라며 새로운 관세 조치의 즉각적인 중단과 이미 징수된 금액의 환급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행정부의 이러한 태도가 미국 기업들에 유례없는 불확실성을 안겨주고 있다고 비판한다. 법적으로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환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자금 운용에 차질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