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단점을 찾기 어려운 '세단의 정석'에 가까웠다. 전기차에 버금가는 정숙성과 가속이 이어질수록 살아나는 프리미엄 세단 특유의 주행 질감, 낮고 길게 설계된 차체가 만들어내는 고속 안정감까지 더해지며 완성도 높은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시승은 27일 서울 도봉구 도심 구간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진행됐다. 정체가 잦은 시내 주행부터 영종대교의 시원하게 뻗은 고속 구간까지 다양한 환경을 경험할 수 있었다.
바뀐 11세대 디자인은 이전보다 길고 낮아진 차체 비율을 통해 안정적인 존재감을 강조한다. 패스트백에 가까운 루프라인과 수평 기조를 강조한 전면부는 절제된 세련미를 드러내며, 과장된 장식 없이도 중형 세단다운 품격을 완성한다.

첫인상은 다소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중후하고 균형 잡힌 매력이 드러난다. 실내 역시 변화의 폭이 크다. 수평 레이아웃 중심 설계는 시각적 안정감을 주고, 고급 소재와 심플한 구성은 프리미엄 세단에 가까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와 10.2인치 디지털 계기판 조합은 직관성과 최신 디지털 환경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물리 다이얼 기반 공조 조작 방식은 주행 중 사용 편의성을 높인다.

주행의 핵심은 2.0리터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효율 중심의 구조지만 실제 주행 감각은 예상보다 경쾌하다.
저속에서는 전기모터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가 부드럽게 차를 밀어내고, 중속 영역에서는 엔진 개입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이질감 없는 가속을 만들어낸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을수록 힘이 꾸준히 이어져 도심 주행은 물론 고속도로 합류 상황에서도 여유로운 대응이 가능하다.

코너 구간에서는 차량 자세 제어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스티어링 조작에 따른 응답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e-CVT 특유의 이질감은 최소화됐고, 전기차에 가까운 부드러운 가속 감각이 운전 피로를 줄인다. 도심과 고속 구간이 혼합된 환경에서도 리터당 15km 이상의 실연비를 기록해 하이브리드 세단다운 경제성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안전 및 운전자 보조 시스템 역시 일상 주행의 편안함을 높이는 요소였다. 향상된 차선 유지 보조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 덕분에 고속도로는 물론 정체 구간에서도 부담 없이 주행할 수 있었다. 특히 민감하게 작동하는 센서가 급하게 끼어드는 차량에도 빠르게 반응해 안정감을 높여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공간 활용성에서는 기대 이상의 면모를 보였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동급 최대 수준인 트렁크 공간이다. 입구 폭이 아주 넓은 편은 아니지만 깊이가 상당해 적재 효율이 뛰어나며, 체감 공간은 SUV에 버금갈 정도다.
긴 전장을 바탕으로 2열 공간 역시 넉넉하다. 동승자는 승차감이 매우 부드럽고 레그룸이 여유로워 장시간 이동에서도 아늑한 느낌을 준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앞세운 차량은 아니다. 대신 정숙함, 효율성, 안정적인 주행 감각, 그리고 편안함이라는 세단 본연의 가치를 균형 있게 완성했다.
전기차 전환기가 본격화되는 시기에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여전히 하이브리드 세단이 소비자에게 충분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