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5일 단행...한 달 가까이 늦어져
부사장급 현대차 국내사업·제네시스본부장 우선 교체
송창현 사의 후 소프트웨어 총괄 조직·인선 숙고 전망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현대차그룹의 사장단 인사가 예상보다 늦어지며 재계의 관심이 비상하다. 삼성, SK, LG 등 주요 그룹이 모두 사장단 인사를 마치고 내년도 사업 준비에 한창인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소식이 요원하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11월 15일에 사장단 인사를 발표한 것과 비교하면 약 한 달 가까이 늦어지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발표된 본부장급 임원 인사와 '송창현 사의' 이슈를 통해 미리 엿볼 수 있는 현대차그룹의 올해 인사 키워드는 "성과는 결국 실적으로 입증하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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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80주년 기념 행사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발표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
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 4일 국내사업본부장과 제네시스사업본부장 등 일부 주요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김승찬 국내판매사업부장(전무)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신임 국내사업본부장으로 임명됐다. 김 본부장은 국내판매사업부장을 겸직한다. 또한 이시혁 북미권역상품실장(전무)이 제네시스사업본부장으로 승진 선임됐다.
본부장 직책의 부사장급 일부 인사였지만 정의선 회장의 메시지는 명확했다는 평가다. '사업 성과는 곧 상품성과 판매 실적'이라는 기본기의 강조다.
정 회장의 인사 기조는 늘 '성과주의에 따른 신상필벌'이라는 원칙에서 흔들린 적이 없지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기본 원칙이 강조될 것으로 관측된다. '브랜드 경쟁력 강화' 또는 '미래 먹거리 토대 마련' 등도 성과인 것은 분명하지만 기업의 숙명인 이윤 창출에 좀 더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현대차의 1~3분기 국내 누적 판매량은 총 53만5458대로, 2024년 같은 기간(51만5605대) 대비 약 3.8% 증가하며 성장세를 기록했다. 대통령 탄핵 정국에 따른 국내 혼란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25% 관세 전쟁이라는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도 이뤄낸 우상향 실적이다.
'숫자'로 실적을 보인 김 본부장이 승진했고 그의 겸직에 따라 국내사업과 국내판매는 단일 체제로 운영된다.
제네시스도 마찬가지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럭셔리 독립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이했다. 제네시스는 그간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 집중했고, 특히 불모지로 평가받는 북미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개선에 주력했다.
이제 새로운 10년을 앞둔 제네시스에 대해 브랜드 강화보다는 주력시장에서의 상품성 강화에 포커스를 두겠다는 게 해당 인사에서 드러난 명확한 의지다. 신임 이시혁 본부장은 상품 기획에 있어서 그룹 내 베테랑으로 평가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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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0.30 choipix16@newspim.com |
테슬라의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한국 도입과 맞물려 불거진 송창현 AVP 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의 전격 사임 소식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송 사장과 함께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포티투닷은 인수 직후인 지난 2022년 영업손실이 약 562억원 규모였다. 이후 2023년 905억원, 2024년 1737억원으로 적자 폭이 지속 확대됐고 올해 역시 적자 지속 상황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걸쳐 약 5000억원 규모의 추가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SDV 및 자율주행 경쟁력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AVP 본부와 포티투닷의 가시적 성과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어두운 상황에서 테슬라의 FSD 및 GM의 슈퍼 크루즈가 국내에 상륙하며 정의선 회장의 위기 관리 본능이 깨어났고 결국 송 사장이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재계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올해 사장단 인사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위한 선제 대응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국내 및 해외 실적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 및 과감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새 판을 짜야 하는 그룹 소프트웨어 총괄 조직 및 인선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kims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