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숙 의원·좋은교사운동, 기초학력 전담교사제 시행 현황 공개
서울시교육청 전담교사 0명…"학습격차 해소 책임 전가"
인기 학군지 밀집했지만 교원감축률 높아…'전문교사제' 제안 배경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대상으로 개별 지도를 통해 정규 수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 '기초학력 전담교사제'가 서울권 학교에서는 전혀 시행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초학력 보장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속사정에는 전국 평균의 2배 규모인 교원 감축 기조가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사단법인 좋은교사운동은 2023년~2025년 17개 시·도 교육청 기초학력 전담교사제 시행 현황 전수조사 결과를 29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경기도·대구시교육청과 함께 기초학력 전담교사제를 전혀 시행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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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대상으로 개별 지도를 통해 정규 수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 '기초학력 전담교사제'가 서울권 학교에서는 전혀 시행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그 이면에는 부족한 교원 수급 기조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챗GPT 생성] |
좋은교사운동은 "전국에서 학령인구가 가장 많고 교육적 영향력이 큰 지역임에도 기초학력 부진 학생의 개별 학습 지원을 담당할 전담교사제를 구축하지 않아 학습격차 해소의 공적 책임을 학교 자율에 전가했다"며 "학교 단위에서 학생 개별 학습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전담 체계가 부재하다는 건 결국 기초학력 보장이 제도적 지원이 아닌 교사의 개인 역량이나 학교의 자율 노력에 의존하게 되는 구조적 불평등을 낳는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내포한다"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결과는 취임 후 '1호 결재' 안건이 기초학력 관련 사안이었을 정도로 해당 분야에 관심과 애정이 깊은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의 행보를 고려하면 의아한 수치다.
서울 교육현장에서는 '기초학력에 대한 무관심'보다 '여력 부족'을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초학력을 전담할 교사를 배치할 인력이 없다는 목소리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기초학력 전담교사가 별도 정원으로 편성되는 것이 아니라 '총 정원' 안에서 해결해야 하는 구조"라며 "교원 수급은 부족한데 강남·서초·송파구 등을 중심으로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증가하고 과밀학급이 많은 부담을 떠안은 영향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8월 공개한 2021~2025년 서울시교육청 교사 정원 감축률은 ▲2021년 -2.10% ▲2022년 -1.90% ▲2023년 -3.10% ▲2024년 -2.80% ▲2025년 -2.70%로 평균 2.52%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감축률(1.06%)의 2.38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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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우리나라 과밀학급률 현황. [사진=홍종현 미술기자] |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를 근거로 서울시교육청 교원 정원을 감축하고 있지만 인기 학군지가 밀집해 있다는 서울 특성상 학급당 학생 수가 28명을 넘는 과밀학급 비중이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 초·중·고 평균 과밀학급률은 16.2%로 전국 평균(16.8%)에 근접한 수준이다. 특히 기초학력 지원 필요성이 높은 초등학교의 경우 6.4%로 전국 평균(2.83%) 보다 높았다. 서울시교육청의 초등학교 교사 감축률은 서울·전국 평균값보다 높은 3%대에 육박한다.
정 교육감이 최근 '기초학력 전문교사제'를 제안한 것도 이 같은 고충과 맞닿아 있다는 후문이다. 현행 기초학력 보장법을 개정해 기초학력 전문교사의 정원 확보와 자격 체계화, 양성 및 배치를 법제화하자는 것이 정 교육감의 구상이다. 다음달 경남 통영에서 열리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정기총회에서 해당 안건을 상정, 의결한 뒤 교육부에 정식 건의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같은 전수조사 결과에 대해 "일부 시도에서는 추가 정원을 확보해 기초학력 전담교사제로 운영하고 있지만 서울은 최근 급격한 교원 정원 감축으로 인해 추가정원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수업 중·방과 후 개별 맞춤형 교육 강화를 위해 협력강사, 학습지원 튜터 등 다양한 학습지원 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