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말레이시와 무역합의…태국·베트남과도 '협의 진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앞두고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무역 합의를 타결했다.
26일(현지시간) 폴리티코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캄보디아와 말레이시아 두 동남아 국가와 중국을 견제하는 조항이 포함된 무역 합의를 최종 타결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태국과 베트남 두 나라와는 협의 진전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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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0월 26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른 정상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10.27 kwonjiun@newspim.com |
공동성명에 따르면 미국은 말레이시아·캄보디아·태국에 대해 상호관세율을 19%로, 베트남에 대해서는 20%의 상호관세율을 각각 유지하기로 했다.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은 미국의 공산품과 농산물 수출품에 대해 시장 우대 접근을 제공하기로 했고, 캄보디아와 태국은 미국산 공산품·식품·농산품에 부과되던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미국과 이들 동남아 국가들은 자동차 안전·배출가스 기준, 의약품 및 의료기기 허가 기준 등 비관세 장벽도 낮추기로 합의했으며, 말레이시아와 태국은 미국의 디지털 서비스나 제품에 대해 '디지털세'를 도입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집권 2기 첫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서명식에서 "미국은 여러분과 함께하며,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을 위해 헌신한다"고 말하며, 이번 순방의 목적이 우호와 신뢰를 다지고 경제적·안보적 유대를 심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에너지, 기술, 인공지능(AI), 핵심 광물 및 기타 산업 분야에서 더 풍부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번에 발표된 최종 협정 2건과 기본 프레임워크 합의 2건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 회원국과 미국 간 양방향 무역액 약 4,750억 달러 중 약 68%를 차지한다.
미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성명에서 "이번 역사적 합의는 미국이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관세를 유지하면서도 농부, 축산업자, 노동자, 제조업체를 위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베트남 협정은 아직 '프레임워크' 단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미국이 동남아 최대 교역국인 베트남과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지만, 양측이 합의 세부 내용을 담은 공동 성명을 내지 않아 협정의 실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 일요일 발표된 미·베트남 '기본 합의(framework)'는 일부 세부 내용을 공개했지만, 동시에 양측이 향후 몇 주 동안 협정을 최종 확정하기 위해 추가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명시했다.
USTR 측이 공개한 문서에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베트남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공개된 설명서에 따르면, 양측은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위한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관세 회피 문제를 해결하며 수출 통제에서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명시돼 있다.
이처럼 다소 모호한 표현은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말레이시아와 캄보디아와의 최종 합의문에 담긴 문구보다는 훨씬 완화된 톤이라는 분석이다.
◆ 말레이시아·캄보디아 협정은 중국 견제 조항 포함
이번에 체결된 미·말레이시아 및 미·캄보디아 협정은 세부 내용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제3국(third countries)"을 대상으로 한 투자 심사, 수출 통제, 관세 회피 방지 등에서 미국과 협력할 의무를 보다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과 태국 간 기본 합의문에도 말레이시아·캄보디아 협정과 유사한 내용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미·태국 공동 성명에는 "미국과 태국은 공급망 회복력과 혁신을 강화하기 위해 경제 및 안보 협력을 심화하고, 제3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해결하기 위한 상호 보완적 조치를 취하며, 수출 통제·투자 보안·관세 회피 방지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적혔다.
◆ 인도네시아·필리핀과의 협정은 아직 진전 없어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두 동남아 국가와도 예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번 일요일 발표에서는 추가 진전이 없었다.
미국과 인도네시아는 이미 합의의 핵심 내용을 담은 공동 성명을 발표했지만, 미국과 필리핀은 아직 이를 발표하지 않았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