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투자은행(IB) 주니어 애널리스트들의 반복적 업무를 대체하기 위한 비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내부 문건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큐리(Mercury)'라는 코드명으로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에는 100명 이상 전직 투자은행 출신 인력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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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와 오픈AI 일러스트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참여자들은 JP모간체이스, 모간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주요 월가 은행뿐 아니라 브룩필드, 무바달라(Mubadala), 에버코어, KKR 등 투자기관 출신 경력자, 그리고 하버드·MIT MBA 과정 재학생들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AI가 실제 금융 모델을 학습할 수 있도록 각종 재무 모델링 데이터를 작성·제공하고 있으며,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시간당 150달러(약 21만 원)의 보수를 받고 인수합병(M&A), 구조조정, 기업공개(IPO) 등 다양한 거래 유형에 맞춘 엑셀 기반 재무 모델을 만든다.
참여자들은 산업 표준 포맷(마진 폭, 백분율 기울임 등)을 준수해야 하며, 모델링은 실제 IB 업무 환경을 그대로 재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들은 주 1건의 모델을 제출하고, 리뷰어의 피드백을 거쳐 수정한 뒤 오픈AI의 학습 데이터베이스에 통합된다.
'머큐리 프로젝트'는 신입급 애널리스트들이 수행하던 단순·반복 업무를 AI로 대체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전통적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주 80시간 이상 근무하며, 인수합병이나 레버리지드바이아웃(LBO) 관련 엑셀 모델 구축과 PPT 수정 작업을 반복하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왔다.
AI의 도입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AI가 애널리스트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고용 불안도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머큐리 프로젝트의 채용 절차 또한 대부분 AI가 수행한다. 지원자는 약 20분간 AI 챗봇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이력서를 기반으로 한 질문에 답해야 하며, 이후 재무제표 이해도 평가와 모델링 테스트를 통과해야 프로젝트에 합류할 수 있다.
오픈AI 대변인은 "회사는 다양한 분야에서 모델의 역량을 개선하고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