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수용 문화로 인식 2배 높아
AI×실패 공모전 전국 확산 추진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총장 이광형)은 13일 '세계 실패의 날'을 맞아 국민 누구나 일상 속 작은 실패를 나눌 수 있는 전국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광형 총장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직접 기부금 거절 경험을 공개하며 국민 동참을 제안했다.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가 곧 혁신의 토대"라며 "10월 13일 하루만이라도 오늘 내가 겪은 작은 실패를 떠올리고 나누면 좋겠다. 그 순간이 새로운 도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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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실패의날 기념 KAIST 포스터 [사진=한국과학기술원] 2025.10.13 biggerthanseoul@newspim.com |
KAIST 실패연구소는 이번 캠페인을 위해 국민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실패 공유 행동 제안'을 발표했다. 제안에는 가족·친구와 '오늘의 실패' 나누기, 직장·모임에서 '실패 한 줄 공유' 시간 갖기, SNS에 작은 실패담 올리기, 망한 요리·엉뚱한 실수 사진·영상 공유하기, 실패를 유머로 풀어낸 밈 제작 등이 포함됐다.
조성호 실패연구소장은 "실패를 가볍게 나누는 것만으로도 바라보는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KAIST 구성원들의 실패 수용도가 일반인보다 2배 높은 것도 이런 문화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KAIST는 실패연구소 설립 이후 뚜렷한 인식 변화를 이끌어냈다. 지난해 12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KAIST 구성원의 73.9%가 "새로운 도전을 장려하는 분위기"라고 답해 한국 사회 평균(35.6%)의 2배에 달했다. 또한 52%가 "실패에 관대한 곳"이라고 응답해 한국 평균(20.5%)보다 2배 이상 높았다.
KAIST 실패연구소는 2021년 설립 이후 '망한 과제 자랑대회', 실패 에세이 공모전, '실패 포토보이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학내 실패 공유 문화를 확산시켜왔다. 2022년부터 2년마다 KAIST 구성원 대상 인식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해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0% 이상이 연구소 활동이 인식 개선과 회복력·유연성 증진에 기여했다고 답했다.
올해는 그 성과를 바탕으로 활동 범위를 전국으로 넓히고 있다. 대학(원)생 대상 'AI×실패 아이디어 공모전' 상위 10개 팀은 11월 7일 KAIST에서 열리는 '실패 학회'에서 아이디어를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 실패의 날'은 2010년 핀란드 알토대학교 학생들이 "도전의 본질에는 실패가 있다, 실패를 존중하자"는 취지로 시작한 기념일이다. 당시 노키아 몰락과 고용 불안 속에서 큰 사회적 공감을 얻으며 핀란드 전국 캠페인으로 확산됐고, 독일·영국·캐나다 등으로 이어져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실패를 성찰하는 날로 자리 잡았다.
이 총장은 "KAIST는 앞으로도 국민과 함께 실패를 성찰하고 공유하는 문화를 넓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