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이어 퀄컴까지…美 기술기업 잇단 표적 조사
미·중 정상, APEC 경주 회담 앞두고 '기 싸움' 본격화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중국 규제당국이 미국 반도체 대기업 퀄컴의 이스라엘 차량용 칩 업체 오토톡스 인수 건에 대해 반독점 조사를 개시했다.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미국 기술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10일 퀄컴이 오토톡스 인수 과정에서 중국의 반독점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SAMR은 이날 짧은 성명을 통해 "퀄컴 인수 건에 대한 조사를 공식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는 2년 전 처음 발표되었으며, 지난 6월 최종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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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뉴스핌] |
퀄컴은 샤오미 등 중국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에 칩을 공급하는 핵심 파트너로, 이번 조사는 양국 간 반도체 협력에도 긴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퀄컴 측은 이와 관련한 미국 CNBC의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 엔비디아 이어 퀄컴까지…美 기술기업 잇단 표적 조사
중국 규제당국은 최근 미국 기술기업에 대한 압박을 잇달아 강화하고 있다. 지난 9월 SAMR은 엔비디아가 이스라엘 반도체 기업 멜라녹스의 인수 및 일부 계약 과정에서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엔비디아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에 엔비디아 칩 구매 자제를 비공식적으로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주 중국은 희토류 및 관련 기술의 수출 통제 조치도 강화했다. 희토류는 자동차, 반도체, 방위산업 등 첨단 제조업 전반에 필수적인 전략 자원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한에 맞서 전략물자 통제를 맞대응 카드로 꺼냈다"고 해석했다.
◆ 미·중 정상, APEC 경주 회담 앞두고 '기 싸움' 본격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31일부터 이틀간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대면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잇따른 규제와 제재 조치가 이어지면서, 기술 패권을 둘러싼 양국의 갈등이 협상 테이블 위 주요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중국 당국의 반독점 조사 소식에 이날 뉴욕 증시 개장 전 프리마켓에서 퀄컴(NASDAQ)의 주가는 3% 가까이 하락하고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