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라이브
KYD 디데이
글로벌 글로벌경제

속보

더보기

[한미 협상 교착] ① 미국은 왜 강경한가...마가의 신념과 정치공학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넓은 세원과 새로운 질서를 향해"
내년 가을 중간 선거를 앞두고 성과가 필요하다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한미 간 무역·관세협정이 세부안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다. 큰 틀에서 합의에 도달했지만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 방식, 그리고 대규모 투자집행 과정에서 우려되는 외화 유동성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 한국이 요구하는 상설 통화 스와프 체결(Standing Dollar Swap Line) 등을 놓고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무한히 평행선을 그리지는 않겠지만 협상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한국 기업들의 부담은 커지고 원화 자산에 대한 시장 심리도 냉각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상호이익을 추구하는 한국의 요구가 타당하다 해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얼마나 유연성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한번 물꼬가 트이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게 협상이라 섣부른 비관은 삼가야겠지만 미국의 기본 입장, 아니 마가(MAGA) 진영의 기본 신념을 알지 못하면 헛물만 켤 수 있다.

트럼프는 작금의 미국을 '비상 국면'으로 규정한다. 정상으로 되돌리려면 우회가 아닌 돌파밖에 없다고 믿는다. 한번 사정을 봐줬다가 유사한 요구들이 여러 나라들에서 봇물처럼 터질 경우 지난 8개월간의 작업이 헝클어질 수 있다는 현실적 우려도 자리한다.

1. 새로운 질서를 향해 "싸우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MAGA)'는 트럼프의 슬로건은 미국이 예전만 못하다는 인식, 이대로면 쇠락의 길을 피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 바탕한다.

그 위기는 교역과 안보동맹 등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약탈 당하는 구조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미국 자본과 정치적 이해에 의해 구축된 세계질서였지만 이제는 미국의 출혈만 낳고 있는 족쇄라고 설파한다.

그 생각의 옳고 그름은 현실에서 중요하지 않다. '기존 질서를 뜯어고쳐 자국 우선의 새 질서를 구축하겠다'는 패권국의 의지가 현실에서 차이를 만들 뿐이다.

이는 미국 내부 여론 및 정치 공학과도 맞물려 돌아간다. 국경과 관세장벽이 없는 자유교역은 미국 주도하에 구축된 질서였지만 거기서 파생된 내부 문제, 즉 제조업 일자리의 실종과 제조 부문 투자의 외부 유출, 양극화 문제 등을 기존의 현실 정치(기성정치)는 풀지 못했다.

교역에서 만성적으로 생겨나는 적자를 충당하고 고조되는 내부 불만을 달래는 과정(재정지출 확대 및 감세정책)은 필연적으로 막대한 비용을 수반했는데, 이는 2000년 이후 급증한 미국의 국가부채를 설명한다.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은 그 기울기를 한층 증폭시키는 촉매였다.

그 빚은 쉼없이 부풀어 한 해 국채 이자로 나가는 돈이 국방 예산지출 규모를 넘어서는 수위에 도달했다. 경제사학자 닐 퍼거슨의 설명을 빌리면 패권국의 요체인 군사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는 임계점에 다가선 것이다.

2024 회계연도 기준 미국의 국채 이자가 미국의 한해 국방예산을 넘어섰다 [사진=블룸버그]

이처럼 만악(萬惡)의 근원이 기울어진 운동장(불평등한 무역구조)에서 기인한다는 마가 진영의 교역관은 필연적으로 (약탈로 허약해진 산업을 정부의 강제력을 동원해서라도 재건해야 한다는) 경제 안보관과 결합하는데, 이는 소비 주도 경제에서 '필수 생산력을 갖춘 경제'로 변모를 지향한다 - 흔히 '핵심 공급망의 내재화'로 표현된다.

주지의 사실이듯 트럼프와 마가 진영에게 관세는 이를 추동할 핵심 수단이다. 당장에는 트럼프 2.0 감세정책으로 더 커진 재정의 구멍을 메우는 재원이 되고, 장기적으로는 "공장과 일자리를 돌려받아 안정적 세원 확보와 부채 구조 개선에 필수적인" 원동력을 마련하는 데 주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

 2. 내년 가을 중간 선거를 앞두고

그 믿음은 외부 저항은 물론이고 내부 법적 장애물도 넘어설 태세다. 지난 8월7일 시행에 들어간 상호관세는 오는 11월 그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대법원 심리가 시작된다. 설사 위법 판결이 나더라도 시간의 문제일 뿐 그 만큼의 관세 수입을 벌충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공언한 플랜 B는 이미 품목 관세의 대상을 확대하는 형태로 가동에 들어간 듯 하다. 현지시간 10월 1일 0시 1분을 기해 의약품(100%)과 주방·욕실 설비용품(50%), 가구(30%), 대형 트럭(25%)에 대한 품목 관세가 시행된다.

미국처럼 고임금 사회에서 제조업 부활이 성공할 수 있을지, 분에 넘치는 소비를 줄이지 않고서 과연 구조적 무역적자를 해소할 수 있을지는 마가주의자(MAGAist)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 그간 사용하지 않았을 뿐 이를 뒷받침할 충만한 힘(시장 지배력과 군사력)을 갖췄다는 전략적 사고가 그들을 지배한다. 정책의 현실성 유무를 따지며 세월을 허비하다가는 남은 힘마저도 사라질 수 있다는 조바심 역시 한켠에 자리했을 수 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8.26 photo@newspim.com

내부 정치 일정도 무시할 수 없다.

내년 가을 중간선거까지는 1년 남짓이다. 행여 하원의 주도권이 민주당에 넘어가면 '트럼프 2.0'의 후반부는 공회전으로 끝날 수 있다. 그러니 경제와 사회, 외교 전 분야에 걸쳐 성과물을 쌓아야 하는 시점이다. 우방과 적성국을 가리지 않고 이를 채워줄 수 있는 나라가 트럼프에겐 필요하다.

3년 뒤 정권이 교체된다 해서 미국의 무역정책이 이전으로 회귀할 것이라 기대하는 것도 위험해 보인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도 '트럼프 1.0' 때 마련된 관세와 교역장벽(중국에 대한 기술장벽 등)은 대부분 유지됐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워싱턴 정가는 초당적으로 게임의 룰을 바꾸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만큼 협상 상대국도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덜컥 협정을 맺었다가는 두고두고 코가 꿰일 수 있어서다. 

osy75@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늘 '첫 청와대 국무회의' [서울=뉴스핌] 김종원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청와대 세종실에서 케이티비(KTV)로 생중계되는 56회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어떤 발언을 하고 국무위원들과 어떤 발언을 주고받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로 첫 출근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본관에서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참모진과 아침 차담회(티타임)를 주재하며 주요 현안과 업무 계획을 보고받았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가 대국민 생중계로 진행되고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해서 이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고 내각에 주문할지 관심사다. 청와대 출근은 이튿날이지만 내각의 전체 국무위원이 모두 참석한다는 의미에서는 사실상 청와대 이전 후 이재명 정부의 첫 상징적인 대국민 공식 일정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로 첫 출근한 29일 오전 첫 일정으로 청와대 지하벙커인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안보와 재난 분야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로 이전과 함께 집권 2년차를 시작하는 병오년 2026년 새해 공식 일정도 예정돼 있겠지만 다시 청와대 시대를 여는 첫 국무회의의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인 여민1관에서 주한 베냉공화국 대사 내정자 아그레망를 청와대 이전 후 첫 재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특히 국무회의 생중계는 국정 운영의 투명성과 공개성, 책임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국민과 함께 국정의 철학을 공유하고 공직사회에 긴장도를 불어넣는 측면에서 이재명 정부가 손꼽는 큰 성과 중에 하나다. kjw8619@newspim.com 2025-12-30 06:45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