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회 교육위 교육부장관 인사청문회
16회 방북 이력 놓고 여야 격돌…"국가정체성 의심스러워"
교육위원장 비롯 與 "정부 허가받고 방문…프레임에서 벗어나야"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방북 이력을 놓고 여야가 격돌했다. 국민의힘은 최 후보자의 이념을 문제 삼으며 교육부 장관 자격이 없다고 공세를 퍼부었고, 여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의 건강을 기원한 것을 들며 '프레임 씌우기'를 그만둬야 한다고 반박했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2일 국회 교육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최 후보자를 놓고 "후보자의 이념과 사상 그리고 가치관, 국가 정체성이 너무나 의심스럽다"라고 비판했다.
![]() |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9.02 mironj19@newspim.com |
서 의원은 "(최 후보자는) 전형적인 친북 좌파인사다. 대한민국 국민, 특히 학생들에게 너무나 반교육적인 인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의원에 따르면 최 후보자는 2003년 8월~2008년 10월 16번에 걸쳐 통일부에 방북을 신청해 승인받았다. 최 후보자가 신청한 방문지역은 ▲개성공단 6회 ▲금강산 5회 ▲평양 3회 ▲개성 2회 등 총 4곳이다. 방문목적은 관광, 사회문화, 경제협력 등이었다.
서 의원은 "최 후보자는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북한에 처음 갔을 때 땅에 엎드려 입맞춤하고 싶을 정도로 감격했다. 그리고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이겨내고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좋아 보였다'라고 적었는데 '고난의 행군'은 사실상 김일성 주의를 뜻한다"며 "북한 체제의 슬로건을 찬양하고 미화하고 감격하는 사람은 대한민국의 교육부 장관이 될 자격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08년 우리 국민인 박왕자 씨가 금강산 관광을 갔다가 북한국에 의해 사망한 피살사건이 발생했는데 최 후보자는 불과 몇 달 못 가서 또 북한에 갔다"며 "어떻게 자국민이 죽었는데 공공기관 감사까지 한 사람이 또다시 북한에 가냐. 북한의 VIP냐"라고 추궁했다.
최 후보자는 16차례 방북 사실이 있다면서도 "첫 방북 때 '감격했다'는 건 실제로 절대 갈 수 없는 나라인 줄 알았는데 김포공항에서 출발해서 1시간 만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서 우리랑 같은 말을 쓰고 있는, 언젠가 우리가 함께해야 할 우리 민족을 만났다는 것 때문이었다"며 "여러 차례 다녀왔지만,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관련 공적인 업무 수행이었다"라고 해명했다.
같은 당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이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냐"라고 묻자 최 후보자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대한민국의 적이 될 수 있다"라고 답했다. 다만 "북한 주민은 우리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공동번영으로 이후에 통합할 수 있는 존재로 다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여당은 시대가 변화한 만큼 북한을 평화통일 상대로 받아들이고, 과한 프레임을 씌워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한은 군사적 적대 국가이면서 우리가 앞으로 평화통일을 이뤄내야 할 목표가 있어 항상 논란이 많다"며 "최 후보자의 경우 정부 허가를 받았고, 심지어 이명박 정부의 허락도 받아서 북한에 간 것인데 정치적으로 프레임을 씌우는 것에서 국민의힘도 좀 벗어나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직 대통령이 되기 전인 2002년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을 만났고, 그때 전한 편지에 건강을 기원한다고 적었다"며 "지금 국민의힘 논리로만 따지면 큰일 날 일 아니냐"라고 짚었다.
민주당 소속 김영호 교육위원장 역시 "1970년대까지만 해도 북한이 우리나라보다 경제가 조금 앞섰다는 통계가 있지만 지금 시대에 북한을 존경하고 북한 체제가 우리보다 우월하다고 보는 대한민국 사람이 과연 몇이냐 되겠는가"라며 "이미 우리는 우월하고 월등하다. 최 후보자처럼 북한 방문 횟수가 많다는 이런 문제에 대해 여야 의원 모두 어떤 편견은 안 가지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이념 논란 질의에 줄곧 사과하고 해명하던 최 후보자는 김 위원장의 당부에 직접 발언권을 얻어 "2000년대 초반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북한에 직접 갔는데 이미 남북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북한이) 지금보다 더 잘 살 수 있게 해서 평화통일을 해야 할 대상이지, 경쟁 대상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jane9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