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 중앙은행(RBI)이 미국의 관세 위협 속에서도 이달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6일(현지 시간) 더 힌두 등에 따르면, 4일부터 이날까지 3일 동안 RBI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가 열렸던 가운데 회의 산제이 말호트라 RBI 총재는 레포 금리를 5.5%로 동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레포 금리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금리다.
말호트라 총재는 "평균 이상의 계절풍, 낮은 인플레이션, 생산능력 증가, 유리한 금융 여건이 인도 경제 활동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리 동결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것이다. RBI가 지난 6월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 컷'을 단행했던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절대적이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가들은 지난달 28일자 보고서에서 "RBI가 조기에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함으로써 시장의 혼란을 잠재웠다"며 RBI가 당분간 금리 인하를 중단하고, 거시 경제 전망에 큰 변화가 있을 때 추가적인 정책 지원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이 보다 뚜렷해지면 올해 말께 금리가 한 번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RBI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지난 2월 레포금리를 인하한 뒤 4월과 6월에도 금리를 낮췄다. 두 달에 한번씩 갖는 MPC 회의에서 세 번 연속 레포 금리를 총 1%포인트 인하함에 따라 레포금리는 3년 만에 최저 수준인 5.5%로 낮아졌다. 경제 성장세가 둔화한 것이 배경이 됐다.
RBI는 또한 통화정책 기조를 '중립'으로 유지하며 이번 회계연도의 GDP 성장률 전망치(6.5%)도 유지했다. 인플레이션 예상치는 종전의 3.7%에서 3.1%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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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산제이 말호트라 인도중앙은행(RBI) 총재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인상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 RBI는 (관세 불확실성이) 인도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말호트라 총재는 "계속되는 관세 발표와 무역 협상 속에서 대외 수요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장기적인 지정학적 긴장, 지속되는 세계 경제 불확실성, 그리고 세계 금융 시장의 변동성으로 인한 역풍이 성장 전망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외부적인 어려움에도 인도 경제는 본질적인 강점, 튼튼한 기본 요소, 편안한 완충 장치를 바탕으로 낙관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며 "데이터와 변화하는 전망을 신중하게 평가하여 미래 방향을 계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