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업계, 북미 매출 10% 정도 타격 예상
귀뚜라미, 마이크로 CHP 수출 시작...실적 타격 불가피
제품가격 고심하는 보일러업계...대안은 아직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미국이 한국에 15%의 상호 관세를 적용하면서 보일러업계에서도 역성장에 대한 우려감이 커졌다. 콘덴싱 온수기, 보일러 등 미국 매출 비중이 높아서다.
6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이번 관세 적용으로 인해 국내 주요 보일러 기업의 연간 매출이 10% 안팎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15%의 관세율대로 매출이 감소한다고 가정하면 1000억원 안팎의 타격이 우려된다. 전년도 경동나비엔의 북미 매출액은 6984억원으로 이를 적용하면 1040억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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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정확한 실적 타격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각 회사별로 관세로 인한 매출 영향을 계산하고 있다"며 "가장 대표적으로는 전년도 북미 매출에 관세율 만큼 하향 조정하는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세 자체가 상품 가격에 책정되는 것이므로, 중소기업계 전반에서 해당 계산법을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美 비중 5할' 경동나비엔·'CHP 수출' 귀뚜라미...실적 방어 '빨간불'
보일러업계의 북미 시장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문제다. 당장 실적으로만 보더라도 ▲2021년(5819억원) ▲2022년(6353억원) ▲2023년(5975억원) ▲2024년(6984억원)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경동나비엔의 북미 시장 매출 비중은 51.5%에 달한다.
경동나비엔은 콘덴싱 온수기 부문 북미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콘덴싱 보일러·순간 온수기·환기청정기 등으로 분야를 확대하는 추세다.
귀뚜라미보일러도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매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지난 2020년까지만 해도 10%가량에 불과했던 해외매출 비중을 전년도(약 20%)까지 2배 늘렸다.
귀뚜라미보일러는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이어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귀뚜라미보일러는 최근 고가 제품으로 꼽히는 '200kW급 마이크로 CHP(열병합 발전 시스템)'를 미국 현지에 수출하기 시작해서, 실적 우려가 한층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 비상회의 들어간 보일러업계...대안은 '아직'
이처럼 보일러업계에서는 미국의 상호관세 적용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현재 관세 적용 후 실적 방어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 중"이라며 "아직 공개할 만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귀뚜라미보일러 측도 북미 시장 관련 대안을 수립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 대안 수립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비록 미국이 기존 적용하기로 했던 관세율(25%)에서 10%포인트(p)를 낮췄지만, 여전히 관세율이 부담된다는 설명이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미국이 원래 적용하기로 했던 관세율을 낮춘 것은 맞다"면서도 "원래 필수 난방재는 0%에 가까운 관세율을 적용받았기 때문에 관련 업계에 상대적인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