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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③ 무역전쟁의 역사, 대한민국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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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의 역사가 남긴 교훈

무역전쟁의 네 가지 선례는 하나의 공통된 교훈을 갖고 있다. 월러스틴(Immanuel Wallerstein)이 제시한 것처럼 무역전쟁은 무역구조의 중심부(Core)에 있는 국가가 주변부(Periphery)를 무너뜨리기 위한 전략으로 사용되어 왔다. 무역전쟁은 항상 힘있는 국가가 국내 산업보호와 무역적자를 바로 잡는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공통점을 갖는다. 강대국에 의해 시작된 무역전쟁은 결코 해당국가간 경제이익의 득실을 넘어, 궁극적으로는 세계질서의 재편과 국가 간 권력관계의 대전환으로 귀결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1840-1860년에 걸쳐 진행된 아편전쟁은 산업혁명 이후 현대화된 무기체계, 함선, 화약기술, 전술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한 영국과 군사적 대비와 판단력에서 크게 뒤처진 청 제국 사이의 충돌로, 단순한 무역분쟁이 어떻게 제국의 몰락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외교만큼이나 국방역량, 특히 비대칭 억지력 확보가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1930년대 대공황을 초래한 스무트-홀리법은 보호무역 조치가 어떻게 세계무역을 붕괴시키고, 나치 독일과 무솔리니의 이탈리아 같은 파시스트 정권의 부상으로 이어져 결국 세계2차대전의 도화선이 되었는지 명징하게 보여준다. 1980년대 중반 진행된 미·일 무역전쟁은 환율조작, 수출규제, 기술격차, 통화정책이 복합적으로 동원되며 제2의 경제대국으로 떠오르던 일본수출경제를 일시에 무력화시키고 첨단기술과 과학을 기반으로 한 미국중심의 무역질서를 만들어낸 현대판 아편전쟁으로 봐도 무방하다.

트럼프 1기에 이어 현재 진행중인 무역전쟁은 단순한 관세 인상이나 공급망 변경이 아니라, 기술 표준과 데이터, 인공지능, 반도체 등 핵심 영역을 둘러싼 '경제안보화'(securitization of economic policy)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나 레이몬도(Gina Raimondo) 상무부 장관, 캐서린 타이(Katherine Tai) 무역대표부 대표,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 국가안보보좌관은 경제정책과 국가안보를 통합한 새로운 패권 전략을 수립하며, 동맹국에 대해 기술기반 협조와 전략적 충성도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블록화가 아니라 규범과 기술의 패권경쟁이며, 폴 케네디가 제시한 '과잉팽창(overstretch)'의 현대적 재현으로 볼 수 있다.

결국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무역전쟁이 향하는 길은 세 갈래로 압축된다. 첫째, 미국의 전략이 성공하여 새로운 기술패권 체제를 구축하지만, 동맹국과의 갈등이 장기화된다. 둘째, 세계 각국의 저항과 자구노력으로 미국이 고립되고, 무역전쟁을 중도에 포기한다. 셋째, 상호 불신과 고립주의 확산이 전체 국제질서를 붕괴시켜, 대공황기와 유사한 전면적 체제위기로 귀결될 가능성이다. 어떤 시나리오든 전 지구적 전쟁과 파괴는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결과로 진행될 수 있다. 어쩌면 이스라엘이 벌이고 있는 이란과의 전쟁은 미국의 대리전으로 앞으로 미국의 뜻에 따라주지 않는 국가는 어떻게 응징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확증적 증거다. 결국 무역전쟁은 한 나라의 승리로 끝나지 않고, 결국 순응하지 않는 국가들은 패자가 되는 공멸의 게임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3일 오전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에 상호관세 25%"부과 발표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2025.04.03 yym58@newspim.com

결국, 어떻게 생존해야 하나

OECD 2025년 보고서 "세계무역의 분절화와 전략적 불확실성(Global Trade Fragmentation and Strategic Uncertainty)은 무역장벽이 커질수록 국내시장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내수시장의 체질 개선과 소비 진작 전략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내 소비 기반 확대를 위해 서비스 산업(건설, 물류, 의료, 교육) 및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세제 혜택과 투자 촉진 정책이 필요하며, 특히 AI, 로봇, 친환경 기술 분야의 인력양성 및 전문기술자 양산체계 구축이 절대적으로 시급한 사안이다. 이러한 전환은 단기적 어려움을 동반하더라도, 한국 경제가 새로운 구조로 진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결국, 무역전쟁은 외부 충격이지만 동시에 내부 구조를 개편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대한민국이 세계의 무역질서가 재편되는 격변기 속에서 생존하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변화·혁신·내수강화라는 세 가지 축이 상호 연계된 종합전략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무역전쟁은 국방과 안보, 기술, 에너지, 식량 전쟁까지 전선을 확장하는 파괴력을 갖는다. 무역전쟁의 역사가 확실하게 보여준 한 가지 특징은 바로, 강대국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떠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무릎을 꿇게 만들고 관철시킨다는 점에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중국이 현재 미국과의 무역전쟁의 상흔을 딛고 절치부심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아편전쟁으로 한번 주변국으로 떨어져 나갔던 쓰라린 아픔을 절대로 잊지않고 기술굴기와 군사굴기를 통해 미국을 굴복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역사적으로 경험한 역대 무역전쟁들이 세계경제와 안보질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며 세계적 대전환을 촉발시켰는지 보여주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려면 스스로 강해지는 것이 가장 좋은 해법이다. 1970년대 유가파동 당시 스웨덴, 독일, 일본 등은 직업훈련확대, 기술집약산업투자, 40대 이상에게 대학무상 재입학과 생활비 지원 등을 통한 산업재편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80년대 고도성장과 산업 전환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었다(OECD, "Adjustment and Equity in OECD Countries," 1978). 반면 그리스, 이탈리아, 그리고 영국은 공공부분 확대, 복지혜택 강화, 임금인상, 화폐개혁 등 단기적 처방에 의존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과 국가부채증가 등으로 경제 활력을 잃고 말았다(Hall & Soskice, Varieties of Capitalism: The Institutional Foundations of Comparative Advantage, 2001). 대한민국은 이러한 교훈을 되새기며, 위기를 전환의 계기로 바꾸는 중장기적 국가전략을 정립해야 한다. 단기적 효과만을 생각하는 현금지원 정책으로는 결국 중장기 성장의 동력을 확보하지 못해 경쟁에서 빠르게 밀릴 수 밖에 없는 위급한 상황을 잘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이라는 세계경제 1위국이 그 역할을 다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찰스 P. 킨들버거(Charles P. Kindleberger)의 경고, "세계경제가 작동하려면 리더가 필요하며, 리더가 없을 경우 시스템은 붕괴한다(the world economy needs leadership, and when leadership is lacking, the system fails)"는 아직도 유효하다. "살아남는 종은 가장 강한 것도, 가장 똑똑한 것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한 것이다." 찰스 다윈의 목소리는 지금 우리가 경청해야 할 경귀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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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의 역사적 사례와 그 결과 전개된 제국주의의 등장, 세계경제체제의 변화, 세계대전 등 원인, 과정, 결과 등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5권의 책을 소개한다.

1.    Kennedy, Paul. (1987). The Rise and Fall of the Great Powers: Economic Change and Military Conflict from 1500 to 2000. Random House.
이 책은 1500년 이후 주요 강대국들의 부상과 쇠퇴를 경제력과 군사력의 균형관계 속에서 분석한 역사경제학의 고전이다. 케네디는 스페인·프랑스·영국·독일·미국 등이 경제 기반 위에 군사력을 팽창시켰지만, 일정 시점 이후 과잉팽창(overstretch) 으로 인해 내부 경제가 이를 감당하지 못해 쇠퇴했다고 보았다.

그는 무역흑자의 붕괴, 기술경쟁력 상실, 산업구조의 경직화가 제국의 쇠퇴를 예고하며, "국력의 총합은 총·칼이 아닌 생산성과 수출경쟁력에 의해 결정된다"고 강조한다.

2.    Wallerstein, Immanuel. The Modern World-System. Vol. 1–3. Academic Press, 1974–1989.

이 책은 국제무역이 단순한 상품 교환이 아니라, 중심(Core)과 주변(Periphery) 간 위계와 착취의 구조로 이루어진 정치경제 시스템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구조에서 중심국은 고부가가치 생산과 권력을 독점하고, 주변국은 원자재와 저임금 노동력 제공에 고착됨으로써 세계시장은 끊임없는 불균형을 내포한다.

미·일 무역마찰과 미국의 기술 우위 회복 과정은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중심국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구조적 움직임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는 현재의 미중 전략경쟁과 관세전쟁에서도 반복되고 있는 세계체제 재편의 전형적인 양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3.    Baldwin, Richard E. (2016). The Great Convergence: Information Technology and the New Globalization. Harvard University Press.

저자는 이 책에서 21세기 세계화의 본질적 전환을 조명한다. 기존의 국가 간 무역 중심의 '구시대적 세계화'에서 벗어나, 정보통신기술(ICT)의 비약적 발전에 따라 설계(innovation)와 생산(manufacturing)이 공간적으로 분리되는 '신세계화(new globalization)'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구조는 고부가가치 기술이 선진국에, 노동집약적 생산이 개도국에 위치하면서 세계적 공급망(GVCs, Global Value Chains)이 정착되는 과정이다. Baldwin은 이 분업 구조가 한편으로는 개도국의 산업화를 가속시키는 기회를 제공하면서도, 동시에 선진국의 제조업 쇠퇴와 중산층 붕괴, 정치적 반세계화 정서를 촉발시켰다고 진단한다.

이 책의 분석은 현재 트럼프 2기의 기술 기반 무역전쟁이 단순한 무역불균형 조정이 아니라, GVC 체제의 주도권을 둘러싼 질서 재편 시도임을 보여준다. 기술혁신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고, 그 생산은 해외로 분산되는 구조에서 '공급망의 무기화'는 이러한 지식-생산의 탈동조를 인위적으로 재조정하려는 정치적 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AI, 반도체, 배터리 산업에서 핵심기술을 보유한 국가들은 단순한 부품 제공국이 아니라 전략적 규칙설정자(rule setter)로 전환할 수 있는 창(window of opportunity)을 맞이한 셈이다. 이는 한국과 같은 중간기술 강국에게는 산업 정책, 무역 전략, 인재 투자에 대한 근본적 재정립을 요구하는 구조적 신호다.

4.    Frieden, Jeffry A., Lake, David A., & Broz, J. Lawrence. (2017). International Political Economy: Perspectives on Global Power and Wealth. W. W. Norton & Company.

이 책은 국제정치경제(IPE)의 주요 이론들—자유주의, 현실주의, 구조주의(마르크스주의 포함)—을 중심으로 국가, 시장, 권력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설명하며, 무역, 금융, 개발, 통화정책,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분석을 제공한다. 저자들은 특히 "국가 내 정치(국내 분포연합의 구성)와 국가 간 권력(국제 체제의 구조)이 어떻게 교차하여 무역정책을 형성하는가"에 주목한다. 무역전쟁은 단순한 경제적 이슈가 아니라 국가 내 이해집단 간 갈등(예: 수출업 vs 수입대체 산업), 그리고 국제적 권력균형과 밀접히 연계되어 발생하며, 이는 제도 설계와 외교정책의 귀결로 이어진다고 본다.

이 책의 통찰은 트럼프 2기의 기술전쟁을 단순한 대중국 견제가 아닌 미국 내 분배정치(distributional politics)와 연결된 구조적 반응으로 해석하게 한다. 보호무역 강화, 공급망 통제, 동맹국 압박은 모두 미국 내 제조업 기반 유권자의 재동원, 기술기업의 국익화 전략, 그리고 패권국의 규범 주도권 유지를 위한 장기적 구조조정 시도라는 점에서 분석된다. 한국은 이러한 국제정치경제 질서 변화 속에서 내부정치와 외부안보의 이중 딜레마를 관리해야 하며, 이를 위해 자유무역주의와 전략적 국익의 균형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5.    Irwin, Douglas A. (2011). Peddling Protectionism: Smoot-Hawley and the Great Depressi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이 책은 1930년 미국에서 제정된 스무트-홀리 관세법(Smoot-Hawley Tariff Act)의 기원, 정치적 배경, 입법과정, 경제적 파장 등을 정밀하게 분석한다. 어윈은 보호무역주의가 순전히 경제 논리에 따라 도입된 것이 아니라, 지역 기반 정치인의 이익 추구, 의회 내 교환 거래(logrolling), 당시 공화당의 정치적 위기 대응 등이 얽힌 정치적 산물이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법이 야기한 심각한 국제적 보복관세, 세계무역의 붕괴, 대공황의 심화로 이어진 연쇄 반응을 추적하며, '정치적 보호무역'이 초래한 실패의 교과서적 사례로 이 법을 규정한다.

저자는 오늘날 무역정책이 국내 정치의 함수라는 점을 강조하며, 지도자의 레토릭보다 더 깊은 구조적 압력을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환기시킨다. 트럼프 2기 무역전쟁의 배경에도 마찬가지로 국내산업의 쇠퇴에 따른 유권자 기반의 재편과 선거 정치가 깔려 있으며, 이는 국가 간 분쟁의 단초가 될 수 있다. 한국과 같은 중견무역국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단순히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국제 규범과 협력을 기반으로 한 선제적 다자전략과 내부 산업정책의 정비를 동시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어윈은 결국 "보호무역은 역사적으로 실패했고, 그 비용은 항상 예상보다 훨씬 컸다"고 결론짓는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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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0배 증가' 팀 쿡 시대의 종언 이 기사는 8월 31일 오후 4시56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2026년 8월 31일은 팀 쿡이 애플(종목코드: AAPL) 최고경영자(CEO)로서 보내는 마지막 근무일이다. 2011년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15년간 애플을 이끌어온 그는 다음 날인 9월 1일부로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고, 오랜 기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총괄해온 존 터너스 수석부사장이 새로운 수장 자리에 오른다. 취임 8일 만에 신제품 발표회라는 첫 시험대에 오르는 터너스의 데뷔 무대는 9월 9일로 예정돼 있으며, 이 자리에서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이 공개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시총 10배 키운 팀 쿡, 그가 남긴 유산 쿡이 재임하는 동안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3,500억 달러에서 4조 6000억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지난 7월에는 잠시 5조 달러 선을 넘기도 했다. 전설적인 창업자의 뒤를 이어받는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을 수반하는 과제임에도, 쿡은 재임 기간 주주가치를 10배 넘게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지난 15년간 전 세계에서 주주가치를 견인한 CEO들 가운데서도 가장 성공적인 축에 속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애플] 쿡의 가장 큰 공로로 꼽히는 것은 2007년 처음 출시된 아이폰 사업을 애플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엔진으로 완전히 변모시켰다는 점이다. 아이폰은 2025년 애플 전체 매출 4,161억 달러 가운데 2,095억 달러를 차지하며 단일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의 약 50%를 책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리서치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제품군을 다양한 가격대에 걸쳐 폭넓게 확장시키고, 이와 연동된 공급망의 복잡성을 관리해낸 것이 전적으로 쿡의 공로라고 평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쿡은 애플뮤직플러스, 애플TV플러스, 애플피트니스플러스, 애플워치, 에어팟 등 아이폰과 연계된 폭넓은 제품·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서비스 부문은 이제 애플의 두 번째로 큰 사업으로 자리 잡아 지난해 1,09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세 번째로 큰 부문인 웨어러블 기기 역시 35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만약 쿡이 아이폰 프랜차이즈를 서비스 부문으로까지 확장하지 못했다면, 오늘날과 같은 규모와 위상의 애플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2007년 아이폰을 공개한 故 스티브 잡스 [사진=블룸버그] 재임 기간 내내 비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각의 비판론자들은 아이폰의 뒤를 이을 만한 후속 제품이 부재하다는 점을 회사의 혁신 동력 약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지적해왔다. 이에 대해 모한 애널리스트는 쿡이 물려받은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그가 각 사업 부문을 엄청나게 성장시켰으나, 아이폰이 워낙 크고 성공적이다 보니 다른 성과들을 가려버리는 측면이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수년 만에 처음 선보인 신규 제품군이었던 비전 프로는 다소 아쉬운 성과에 그쳤지만, 애플은 이 헤드셋을 위해 개발한 일부 기술을 향후 출시할 스마트글라스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들어서는 생성형 AI(인공지능) 도입이 더디다는 비판에 직면하며 차세대 개선판 시리(Siri)의 출시가 지연된 상태다. 그럼에도 AI 칩과 데이터센터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경쟁사들과 달리, 애플은 월가를 뒤흔들고 있는 AI발 밸류에이션 충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 완벽주의자 터너스는 누구인가 바통을 이어받는 존 터너스는 2001년 애플 제품 디자인팀의 일원으로 입사한 뒤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1년에는 수석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애플 입사 전에는 버추얼 리서치 시스템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지난 3월 맥북 네오 공개 행사 등 주요 제품 발표 무대에 여러 차례 등장하며 존재감을 넓혀왔지만, 최근 몇 년간 회사를 유심히 지켜본 이들이 아니고서는 여전히 대중에게는 낯선 인물이라는 평가가 많다.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 좌)와 차기 CEO로 취임 예정인 존 터너스 [사진=블룸버그] 터너스는 애플이 추구하는 완벽주의적 성향을 그대로 체현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2024년 펜실베이니아대 공대 졸업식 축사에서, 자신이 맡았던 첫 애플 제품인 애플 시네마 디스플레이의 후면 나사 홈 개수를 두고 협력업체와 벌였던 실랑이를 소개한 바 있다. 협력업체가 제시한 나사는 홈이 35개였지만 터너스는 애플이 원하는 25개를 끝내 고수했다는 일화로, 사소해 보이는 부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품을 대하는 자신의 원칙이라는 취지였다. 애플 측은 맥 라인업을 역대 최고 인기 제품군으로 끌어올리고 아이폰17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선보였으며 에어팟을 개선하는 데 터너스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러 제품에 사용되는 재활용 알루미늄 합금 개발을 주도했고, 애플워치 울트라3에 적용된 3D 프린팅 티타늄 소재 작업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폰 17 프로 [사진=블룸버그] 지난 4월 발표된 이번 경영권 승계는 애플이 기기 사업이라는 본업에 다시 힘을 싣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급망과 영업, 재무에 밝았던 쿡과 달리 터너스는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가 외부 영입 인사가 아니라 회사 내부를 25년 가까이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은 경영권 교체기에 흔히 발생하는 운영·전략적 실수의 위험을 낮춰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그만큼 더딘 전환기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터너스는 AI가 촉발한 기술업계의 대격변 한복판에서 애플을 이끌게 됐다. 아이폰을 뒤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스마트글라스나 AI 핀 등 AI 기반 신제품에 사활을 건 경쟁사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애플 역시 소비자 전자업계에서의 지배력을 이어가려면 이 분야에서 자체적인 답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은 정교한 가격 전략과 흠잡을 데 없는 실행력, 실질적인 파급력을 갖춘 제품 로드맵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 9월 9일 데뷔 무대, 관전 포인트는 '폴더블 아이폰' 터너스 신임 CEO에게 주어진 첫 시험대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찾아온다. 애플은 9월 9일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 내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연다. 이미 "서프라이즈 앤드 샤인(Surprise and Shine)"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눈길을 끌 만한 제품 공개를 예고한 상태다. 애플은 구체적인 제품 라인업을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신형 아이폰과 업그레이드된 애플워치는 물론 스마트홈 시장을 겨냥한 여러 제품을 포함해 최대 8종에 달하는 기기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8월 26일(현지시간) 내달 9일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사진=애플 웹사이트] 가장 유력한 라인업은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18 프로맥스를 포함한 아이폰18 시리즈다. 더 낮은 발열과 긴 사용 시간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되는 신형 2나노미터(nm) A20 프로 칩과 배터리 효율 개선·프라이버시 강화·혼잡한 데이터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성능 향상을 가능케 할 C2 칩이 함께 탑재될 전망이다. 더 빠른 칩과 개선된 배터리, 카메라 성능이 적용되며 최소한 대형 모델에는 기계식 조리개가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아이폰 에어 2세대와 일반형 아이폰18은 이번 행사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연중 판매를 고르게 분산하기 위해 이들 제품과 보급형 아이폰18e, 신형 맥, 아이패드의 출시를 내년 봄으로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의 진짜 관심은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에 쏠려 있다. '아이폰 폴드' 혹은 '아이폰 울트라'로 불릴 가능성이 있는 이 제품이 현실화된다면, 아이폰X(아이폰 텐)과 3D 안면인식 도입 이후 최대 변화로 꼽힐 만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터너스가 이 제품 개발을 직접 주도해왔으며, 그의 취임 시점 자체가 출시에 맞춰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접었을 때는 여권 크기의 일반 스마트폰처럼 작동하다가 펼치면 책처럼 바깥쪽으로 열리며 태블릿 크기의 화면이 드러나는 구조로, 일반 스마트폰처럼 쓸 수 있는 5.3인치 외부 화면과 펼치면 나타나는 7.8인치 내부 화면 등 두 개의 화면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유출 정보에 따르면 페이스 ID 대신 터치 ID를 탑재하고,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초박형 디자인으로 데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격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여러 매체 보도와 시장조사업체 IDC의 나빌라 포팔 수석 리서치 디렉터에 따르면 예상 소비자가격은 2,000~2,500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포팔 디렉터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이 상당한 성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는데, 최상위층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인 만큼 이들이 구매를 위해 줄을 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프리미엄 폴더블 기기가 판매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애플에 새로운 마진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DC는 애플이 출시 첫해에만 1,000만 대 이상을 출하하며 침체가 예상되던 폴더블 시장 전체를 구해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힘입어 올해 폴더블 부문이 12.6% 성장하고 내년에는 성장률이 18%로 가속화될 것으로 IDC는 전망했으며, 2027년까지 애플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의 40%, 1,700만 대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②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 2026-09-0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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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유착' 한학자 1심 징역 2년 선고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윤석열 정부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정교유착 사건의 정점으로 알려진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재판에서 총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31일 오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와 정원주 전 비서실장(천무원 부원장),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이자 전 통일교 재정국장 이모 씨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정교 유착' 의혹에 연루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6.08.31 photo@newspim.com 이날 재판부는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청탁금지법 위반·업무상 횡령에 대해 각각 징역 1년씩, 총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정 전 비서실장은 정치자금법 위반은 징역 8개월, 업무상 횡령은 징역 8개월을 선고하면서도 각 형에 대해 집행유예 2년을 결정했다. 윤 전 본부장은 징역 6개월, 이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내렸다. 이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자금력을 앞세워 제20대 대선을 교세 확장 기회로 보고, 해당 후보(윤석열 전 대통령)가 당선돼 새 정권 출범 후 통일교 정책에 국가 지원을 받아 정치적 영향력을 획득하기 위해 저질러진 범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 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공직자 공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을 신뢰하기 위해 제정된 청탁금지법 입법취지 훼손했다"라며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 재판부 "한학자, 통일교 정점…실형 선고 불가피" 한 총재는 2022년 1월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통일교 지원을 청탁할 목적으로 '윤핵관'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통일교 내부 자금을 활용해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했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3~4월 통일교 자금 1억4400만원을 국민의힘 소속 의원 등에게 쪼개기 후원했다는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그해 7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 7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혐의(청탁금지법 위반), 이를 통해 통일교 자금을 횡령했다는 횡령 혐의도 있다. 같은 해 10월 수사기관이 한 총재와 정 전 실장의 카지노 원정도박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윤 전 본부장에게 회계자료를 없애도록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한 총재가 "통일교의 정점인 사람"이라며 "제20대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접근하기 위해 권성동 의원과 접촉해 정치자금 1억원을 제공하고, 그 이후 특별집회 형태로 지지를 표명했다. 이후 김건희에게 명품 가방과 목걸이를 제공했다"고 봤다. 아울러 재판부는 "한 총재의 통일교 내 지위, 윤 전 본부장에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 등을 볼 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전반적으로 윤 전 본부장이 (범행을) 계획하고 한 총재의 승인을 받아 실행한 것으로 보이고, 한 총재의 개인적 이익보다 통일교 교세나 정치적 영향력 확장 목적으로 보인다"는 점은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했다. 또 재판부는 '쪼개기 후원' 업무상 횡령에 대해서는 무죄를, 증거인멸 교사에 대해서는 특검법상 수사대상이 아니라며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한 총재는 구속기소 된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지만 현재 건강 악화를 이유로 일시 석방됐다. 지난달 30일 법원은 한 총재의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오는 9월 2일 오후 6시로 연장했다. 이날 한 총재는 선고를 마친 후 '입장 한 말씀 부탁드린다', '항소하실 거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법정을 빠져나갔다.  한편 권 전 의원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16일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원을 대법원에 확정받았다. 이에 대한변호사협회는 권 전 의원의 변호사 등록을 취소했다. 100wins@newspim.com 2026-08-3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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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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