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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③ 무역전쟁의 역사, 대한민국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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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의 역사가 남긴 교훈

무역전쟁의 네 가지 선례는 하나의 공통된 교훈을 갖고 있다. 월러스틴(Immanuel Wallerstein)이 제시한 것처럼 무역전쟁은 무역구조의 중심부(Core)에 있는 국가가 주변부(Periphery)를 무너뜨리기 위한 전략으로 사용되어 왔다. 무역전쟁은 항상 힘있는 국가가 국내 산업보호와 무역적자를 바로 잡는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공통점을 갖는다. 강대국에 의해 시작된 무역전쟁은 결코 해당국가간 경제이익의 득실을 넘어, 궁극적으로는 세계질서의 재편과 국가 간 권력관계의 대전환으로 귀결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1840-1860년에 걸쳐 진행된 아편전쟁은 산업혁명 이후 현대화된 무기체계, 함선, 화약기술, 전술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한 영국과 군사적 대비와 판단력에서 크게 뒤처진 청 제국 사이의 충돌로, 단순한 무역분쟁이 어떻게 제국의 몰락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외교만큼이나 국방역량, 특히 비대칭 억지력 확보가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1930년대 대공황을 초래한 스무트-홀리법은 보호무역 조치가 어떻게 세계무역을 붕괴시키고, 나치 독일과 무솔리니의 이탈리아 같은 파시스트 정권의 부상으로 이어져 결국 세계2차대전의 도화선이 되었는지 명징하게 보여준다. 1980년대 중반 진행된 미·일 무역전쟁은 환율조작, 수출규제, 기술격차, 통화정책이 복합적으로 동원되며 제2의 경제대국으로 떠오르던 일본수출경제를 일시에 무력화시키고 첨단기술과 과학을 기반으로 한 미국중심의 무역질서를 만들어낸 현대판 아편전쟁으로 봐도 무방하다.

트럼프 1기에 이어 현재 진행중인 무역전쟁은 단순한 관세 인상이나 공급망 변경이 아니라, 기술 표준과 데이터, 인공지능, 반도체 등 핵심 영역을 둘러싼 '경제안보화'(securitization of economic policy)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나 레이몬도(Gina Raimondo) 상무부 장관, 캐서린 타이(Katherine Tai) 무역대표부 대표,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 국가안보보좌관은 경제정책과 국가안보를 통합한 새로운 패권 전략을 수립하며, 동맹국에 대해 기술기반 협조와 전략적 충성도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블록화가 아니라 규범과 기술의 패권경쟁이며, 폴 케네디가 제시한 '과잉팽창(overstretch)'의 현대적 재현으로 볼 수 있다.

결국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무역전쟁이 향하는 길은 세 갈래로 압축된다. 첫째, 미국의 전략이 성공하여 새로운 기술패권 체제를 구축하지만, 동맹국과의 갈등이 장기화된다. 둘째, 세계 각국의 저항과 자구노력으로 미국이 고립되고, 무역전쟁을 중도에 포기한다. 셋째, 상호 불신과 고립주의 확산이 전체 국제질서를 붕괴시켜, 대공황기와 유사한 전면적 체제위기로 귀결될 가능성이다. 어떤 시나리오든 전 지구적 전쟁과 파괴는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결과로 진행될 수 있다. 어쩌면 이스라엘이 벌이고 있는 이란과의 전쟁은 미국의 대리전으로 앞으로 미국의 뜻에 따라주지 않는 국가는 어떻게 응징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확증적 증거다. 결국 무역전쟁은 한 나라의 승리로 끝나지 않고, 결국 순응하지 않는 국가들은 패자가 되는 공멸의 게임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3일 오전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에 상호관세 25%"부과 발표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2025.04.03 yym58@newspim.com

결국, 어떻게 생존해야 하나

OECD 2025년 보고서 "세계무역의 분절화와 전략적 불확실성(Global Trade Fragmentation and Strategic Uncertainty)은 무역장벽이 커질수록 국내시장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내수시장의 체질 개선과 소비 진작 전략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내 소비 기반 확대를 위해 서비스 산업(건설, 물류, 의료, 교육) 및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세제 혜택과 투자 촉진 정책이 필요하며, 특히 AI, 로봇, 친환경 기술 분야의 인력양성 및 전문기술자 양산체계 구축이 절대적으로 시급한 사안이다. 이러한 전환은 단기적 어려움을 동반하더라도, 한국 경제가 새로운 구조로 진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결국, 무역전쟁은 외부 충격이지만 동시에 내부 구조를 개편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대한민국이 세계의 무역질서가 재편되는 격변기 속에서 생존하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변화·혁신·내수강화라는 세 가지 축이 상호 연계된 종합전략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무역전쟁은 국방과 안보, 기술, 에너지, 식량 전쟁까지 전선을 확장하는 파괴력을 갖는다. 무역전쟁의 역사가 확실하게 보여준 한 가지 특징은 바로, 강대국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떠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무릎을 꿇게 만들고 관철시킨다는 점에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중국이 현재 미국과의 무역전쟁의 상흔을 딛고 절치부심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아편전쟁으로 한번 주변국으로 떨어져 나갔던 쓰라린 아픔을 절대로 잊지않고 기술굴기와 군사굴기를 통해 미국을 굴복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역사적으로 경험한 역대 무역전쟁들이 세계경제와 안보질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며 세계적 대전환을 촉발시켰는지 보여주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려면 스스로 강해지는 것이 가장 좋은 해법이다. 1970년대 유가파동 당시 스웨덴, 독일, 일본 등은 직업훈련확대, 기술집약산업투자, 40대 이상에게 대학무상 재입학과 생활비 지원 등을 통한 산업재편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80년대 고도성장과 산업 전환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었다(OECD, "Adjustment and Equity in OECD Countries," 1978). 반면 그리스, 이탈리아, 그리고 영국은 공공부분 확대, 복지혜택 강화, 임금인상, 화폐개혁 등 단기적 처방에 의존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과 국가부채증가 등으로 경제 활력을 잃고 말았다(Hall & Soskice, Varieties of Capitalism: The Institutional Foundations of Comparative Advantage, 2001). 대한민국은 이러한 교훈을 되새기며, 위기를 전환의 계기로 바꾸는 중장기적 국가전략을 정립해야 한다. 단기적 효과만을 생각하는 현금지원 정책으로는 결국 중장기 성장의 동력을 확보하지 못해 경쟁에서 빠르게 밀릴 수 밖에 없는 위급한 상황을 잘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이라는 세계경제 1위국이 그 역할을 다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찰스 P. 킨들버거(Charles P. Kindleberger)의 경고, "세계경제가 작동하려면 리더가 필요하며, 리더가 없을 경우 시스템은 붕괴한다(the world economy needs leadership, and when leadership is lacking, the system fails)"는 아직도 유효하다. "살아남는 종은 가장 강한 것도, 가장 똑똑한 것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한 것이다." 찰스 다윈의 목소리는 지금 우리가 경청해야 할 경귀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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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의 역사적 사례와 그 결과 전개된 제국주의의 등장, 세계경제체제의 변화, 세계대전 등 원인, 과정, 결과 등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5권의 책을 소개한다.

1.    Kennedy, Paul. (1987). The Rise and Fall of the Great Powers: Economic Change and Military Conflict from 1500 to 2000. Random House.
이 책은 1500년 이후 주요 강대국들의 부상과 쇠퇴를 경제력과 군사력의 균형관계 속에서 분석한 역사경제학의 고전이다. 케네디는 스페인·프랑스·영국·독일·미국 등이 경제 기반 위에 군사력을 팽창시켰지만, 일정 시점 이후 과잉팽창(overstretch) 으로 인해 내부 경제가 이를 감당하지 못해 쇠퇴했다고 보았다.

그는 무역흑자의 붕괴, 기술경쟁력 상실, 산업구조의 경직화가 제국의 쇠퇴를 예고하며, "국력의 총합은 총·칼이 아닌 생산성과 수출경쟁력에 의해 결정된다"고 강조한다.

2.    Wallerstein, Immanuel. The Modern World-System. Vol. 1–3. Academic Press, 1974–1989.

이 책은 국제무역이 단순한 상품 교환이 아니라, 중심(Core)과 주변(Periphery) 간 위계와 착취의 구조로 이루어진 정치경제 시스템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구조에서 중심국은 고부가가치 생산과 권력을 독점하고, 주변국은 원자재와 저임금 노동력 제공에 고착됨으로써 세계시장은 끊임없는 불균형을 내포한다.

미·일 무역마찰과 미국의 기술 우위 회복 과정은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중심국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구조적 움직임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는 현재의 미중 전략경쟁과 관세전쟁에서도 반복되고 있는 세계체제 재편의 전형적인 양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3.    Baldwin, Richard E. (2016). The Great Convergence: Information Technology and the New Globalization. Harvard University Press.

저자는 이 책에서 21세기 세계화의 본질적 전환을 조명한다. 기존의 국가 간 무역 중심의 '구시대적 세계화'에서 벗어나, 정보통신기술(ICT)의 비약적 발전에 따라 설계(innovation)와 생산(manufacturing)이 공간적으로 분리되는 '신세계화(new globalization)'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구조는 고부가가치 기술이 선진국에, 노동집약적 생산이 개도국에 위치하면서 세계적 공급망(GVCs, Global Value Chains)이 정착되는 과정이다. Baldwin은 이 분업 구조가 한편으로는 개도국의 산업화를 가속시키는 기회를 제공하면서도, 동시에 선진국의 제조업 쇠퇴와 중산층 붕괴, 정치적 반세계화 정서를 촉발시켰다고 진단한다.

이 책의 분석은 현재 트럼프 2기의 기술 기반 무역전쟁이 단순한 무역불균형 조정이 아니라, GVC 체제의 주도권을 둘러싼 질서 재편 시도임을 보여준다. 기술혁신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고, 그 생산은 해외로 분산되는 구조에서 '공급망의 무기화'는 이러한 지식-생산의 탈동조를 인위적으로 재조정하려는 정치적 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AI, 반도체, 배터리 산업에서 핵심기술을 보유한 국가들은 단순한 부품 제공국이 아니라 전략적 규칙설정자(rule setter)로 전환할 수 있는 창(window of opportunity)을 맞이한 셈이다. 이는 한국과 같은 중간기술 강국에게는 산업 정책, 무역 전략, 인재 투자에 대한 근본적 재정립을 요구하는 구조적 신호다.

4.    Frieden, Jeffry A., Lake, David A., & Broz, J. Lawrence. (2017). International Political Economy: Perspectives on Global Power and Wealth. W. W. Norton & Company.

이 책은 국제정치경제(IPE)의 주요 이론들—자유주의, 현실주의, 구조주의(마르크스주의 포함)—을 중심으로 국가, 시장, 권력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설명하며, 무역, 금융, 개발, 통화정책,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분석을 제공한다. 저자들은 특히 "국가 내 정치(국내 분포연합의 구성)와 국가 간 권력(국제 체제의 구조)이 어떻게 교차하여 무역정책을 형성하는가"에 주목한다. 무역전쟁은 단순한 경제적 이슈가 아니라 국가 내 이해집단 간 갈등(예: 수출업 vs 수입대체 산업), 그리고 국제적 권력균형과 밀접히 연계되어 발생하며, 이는 제도 설계와 외교정책의 귀결로 이어진다고 본다.

이 책의 통찰은 트럼프 2기의 기술전쟁을 단순한 대중국 견제가 아닌 미국 내 분배정치(distributional politics)와 연결된 구조적 반응으로 해석하게 한다. 보호무역 강화, 공급망 통제, 동맹국 압박은 모두 미국 내 제조업 기반 유권자의 재동원, 기술기업의 국익화 전략, 그리고 패권국의 규범 주도권 유지를 위한 장기적 구조조정 시도라는 점에서 분석된다. 한국은 이러한 국제정치경제 질서 변화 속에서 내부정치와 외부안보의 이중 딜레마를 관리해야 하며, 이를 위해 자유무역주의와 전략적 국익의 균형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5.    Irwin, Douglas A. (2011). Peddling Protectionism: Smoot-Hawley and the Great Depressi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이 책은 1930년 미국에서 제정된 스무트-홀리 관세법(Smoot-Hawley Tariff Act)의 기원, 정치적 배경, 입법과정, 경제적 파장 등을 정밀하게 분석한다. 어윈은 보호무역주의가 순전히 경제 논리에 따라 도입된 것이 아니라, 지역 기반 정치인의 이익 추구, 의회 내 교환 거래(logrolling), 당시 공화당의 정치적 위기 대응 등이 얽힌 정치적 산물이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법이 야기한 심각한 국제적 보복관세, 세계무역의 붕괴, 대공황의 심화로 이어진 연쇄 반응을 추적하며, '정치적 보호무역'이 초래한 실패의 교과서적 사례로 이 법을 규정한다.

저자는 오늘날 무역정책이 국내 정치의 함수라는 점을 강조하며, 지도자의 레토릭보다 더 깊은 구조적 압력을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환기시킨다. 트럼프 2기 무역전쟁의 배경에도 마찬가지로 국내산업의 쇠퇴에 따른 유권자 기반의 재편과 선거 정치가 깔려 있으며, 이는 국가 간 분쟁의 단초가 될 수 있다. 한국과 같은 중견무역국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단순히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국제 규범과 협력을 기반으로 한 선제적 다자전략과 내부 산업정책의 정비를 동시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어윈은 결국 "보호무역은 역사적으로 실패했고, 그 비용은 항상 예상보다 훨씬 컸다"고 결론짓는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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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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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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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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