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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분석-현대차] (中) PBR 0.5배···'자율주행·로봇·UAM' 3축 반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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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호한 실적에도 대체로 부진한 주가
현대차 '파워트레인' 경쟁사 대비 우월
자율주행·UAM 기술 아쉬워…로봇 기대
미래산업 기대…문제는 꼬여버린 상속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재계 순위 3위인 현대자동차그룹에는 총 74개의 계열사가 있다. 이 중에서 증시에 상장된 계열사는 12개다. 현대차그룹의 최대 강점은 수직계열화다. 그렇다면 2023년말부터 현재까지 지난 1년 6개월간 이 주식들에 투자한 한국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얼마나 될까?

◆ 양호한 실적에도 대체로 부진한 주가…왜?

대체로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12개의 상장 계열사 중 8종목이 마이너스다. 전년도인 2024년에 한국 증시가 부진했던 점을 감안해도 실망스러운 수익률이다.

이는 그룹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25% 관세 부과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으로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꼬여버린 상속전략으로 인한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원인으로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증시가 효율적이라고 가정하면 시가총액은 현재 기업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지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상장계열사 12개 중 시가총액 1위는 현대차다. 시총은 42조원이다. 시총 2위인 기아도 현대차와 큰 차이 없는 39조원의 시총을 자랑한다.

현대차 그룹은 27년 전인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아차를 인수한 바 있다. 그 기아차가 지금은 현대차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한 셈이다. 이 M&A는 SK그룹의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를 뛰어넘는 '굿 딜'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현대차나 기아나 지난 1년 6개월간 주가 상승률은 각각 1%와 -1%로 부진하다. 이런 주가 부진은 자동차 업종이 이익의 정점을 찍고 이제부터 내려올 일만 남았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를 선반영해 2024년 하반기부터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주가 순자산 비율(PBR)'이 청산가치인 1배에도 한참 못 미치는 0.5배, '주가 수익 비율(PER)' 또한 일반적인 기준인 10배에도 한참 못 미치는 4배 수준에서 거래되는 건 저평가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주주환원율 감안 시 현저한 저평가 분석

교보증권의 김광식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현대차는 '주주환원율(TSR)' 35% 이상을 목표하고 있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자기주식 매수금액이 7.8%에 이를 것"이라며 "기아차 역시 25년 예상 배당수익률이 7.1%로 배당만으로도 매력적인 상황"이라는 낙관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시총 3위인 현대모비스는 모듈&핵심부품을 제조하는 회사다. 주가는 소폭 플러스를 기록 중이다. 특히 마진이 높은 분야는 AS용 부품사업이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지분율 21.9%를 보유하고 있는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다.

김광식 애널리스트는 현대모비스에 대해서도 "그룹사의 A/S 사업을 전담해 신차 시장의 리스크를 헷지할 수 있는 유니크한 사업부문을 보유하고 있다"며 "오히려 신차 판매가 부진하면 노후화 차량 비중이 높아져 A/S 부품 수요에는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시총 5위인 '현대글로비스'는 글로벌 종합물류 및 유통 전문 기업이다. 자동차 수출과 관련된 관세가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국에서의 입항세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년6개월간 주가도 -30% 폭락했다.

시총 4위인 '현대로템'은 원래 전동차 및 철도기술에 특화된 기업이다. 하지만 해외에서 더 유명한 건 K2 전차, 차륜형 장갑차 등의 지상 무기다. 원래 내수 기업이었으나 2022년에 폴란드와 K2 전차 대규모 수출 계약 체결하면서 수출기업으로 변모했다.

지난 3년 간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각국이 군사 장비를 재무장하면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의 이란-이스라엘 간 충돌도 호재다. 지난 1년 6개월 간 주가가 무려 645% 폭등했다. 현대차그룹의 상장 기업 중 가장 주목받고 있다.

◆ 현대차그룹 '파워트레인' 경쟁사 대비 우월

현대차그룹의 주력은 여전히 자동차다. 현대의 '차량 구동 핵심기술(파워트레인)'은 시장점유율 1위인 도요타나 2위 폭스바겐그룹보다도 범위가 훨씬 더 넓다.

과거 '엔진+변속기'로 구동되던 '내연기관(ICE)'을 뛰어넘어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순수전기차(BEV)', '수소전기차(FCEV)' 등 모든 종류의 라인업을 다 갖추고 있다.

이는 갑작스러운 전기차 중심 시장 재편으로 테슬라나 중국 BYD가 약진하는 가운데서도 현대자동차그룹이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는 강력한 경쟁력이다. 2024년에 테슬라가 선도하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도 현대차그룹이 12만3000대를 판매하며 당당히 2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와 기아의 주력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 아이오닉9, EV6, EV9, GV70 등의 미국 내 판매량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영진의 현명한 결단으로 시장점유율 1위인 도요타나 2위 폭스바겐그룹보다도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진입 시점이 빨랐던 점이 선점효과로 이어진 셈이다.

이렇게만 보면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시대에도 잘 적응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를 2026년으로 조기 종료하는 법안이 이미 미국 하원을 통과했다는 점이다.

이 법안이 최종 통과 시 전기차 구매자에게 최대 7500달러(105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던 제도가 조기 종료된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에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이미 4월부터 한국에서 수출하는 자동차에 대해서는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 '자율주행ㆍUAM 기술력 아쉬워…로봇에 기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손꼽히는 분야는 '자율주행'이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아쉬운 부분은 지난 2020년 3월에 미국 자율주행 기술기업 '앱티브(Aptiv)'와 50대 50 합작법인으로 설립한 '모셔널(Motional)'의 부진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2020년에 20억달러(2억8000억원), 2024년에 9억2300만달러(1조3000억원)를 추가 투자해 '모셔널' 지분을 85% 확보하며 경영권을 가져왔다.

'모셔널'은 '레벨4(고도 자율주행)' 이상의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실제 도로에서의 주행 데이터 축적과 검증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경쟁사인 테슬라, 웨이모 등이 이미 데이터 축적과 상용화 기술력에서 크게 앞서 나가고 있다. 모셔널의 기술력은 상대적으로 뒤처진다는 게 시장의 냉정한 평가다.

기술 전문 시장조사기관 '가이드하우스'가 발간한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 2024' 리포트에서 '모셔널'은 자율주행 기업 20개 중 15위에 그쳤다. 전년 대비 10계단 하락했다.

현대차그룹이 막대한 돈을 투자했음에도 아쉬운 결과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기술력이 높은 다른 기업과 새로 손을 잡아야 하는 게 아닌지 고민되는 시점이다.

현대차그룹은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종합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모색 중이다. 이런 흐름에 따라 또 다른 미래산업으로 점 찍은 분야가 바로 '도심항공 모빌리티(UAM)'다. UAM은 '교통 시스템 전체'를 의미한다.

보다 작은 의미인 '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eVTOL)' 시장까지 진출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택한 회사가 바로 '슈퍼널(Supernal)'이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부터 현재까지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중심으로 모두 9억2000만달러(1조3000억원)를 슈퍼널에 투자했다.

슈퍼널은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eVTOL)'인 S-A2를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FAA(미국 연방항공청)의 승인 절차가 진행된 선도 기업 '조비'나 '아처' 에비에이션'보다 진행이 느리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그룹의 미래산업 중 가장 후한 평가를 받는 분야는 바로 '로봇'이다. 현대차가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8억8000만달러(1조2000억원)에 인수한 로봇 개발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는 높은 기술력을 갖춘 로봇 선두업체 중 하나다.

특히 다관절 보행 로봇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4족 보행 로봇인 '스팟(Spot)', 물류 자동화 로봇 '스트레치(Stretch)',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Atlas)' 등이 있다. 현대차는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 현대차그룹 미래산업 기대…문제는 꼬여버린 상속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라는 미래산업 삼각 축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 중이다. 일부 기술력 부족이라는 난제가 있긴 하다. 그래도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그룹의 미래 핵심 전략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 세 분야의 기술을 단순 병렬이 아닌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추구한다. 자율주행 차량과 로봇 간의 협업 물류 시스템, UAM 탑승 지원 로봇, 스마트시티 내 통합 관제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전통적인 내연기관차의 매출 둔화와 관세 전쟁의 파고를 넘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미래산업 삼각 축은 탄탄하다. 상용화 시점에 따라 폭발적인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룹 내부에서도 기대가 크다. 반면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또 다른 문제로 고민이 깊다. 바로 꼬여버린 상속 전략이다. 

(下) 편에서 계속…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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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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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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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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