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중저가 확대했지만 수익성은 하락
中 TV 3강, 거센 공세…전체 출하량 앞질러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1분기에도 글로벌 TV 시장 1·2위 자리를 지키며 선두 자리를 유지했지만 수익성 하락과 경쟁 구도 변화라는 복합적인 위기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양사는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전략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소비 심리 위축과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고 중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는 복합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수익성 악화 속 전략 변화…가격 낮추고 중저가 확대
21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30.0%, 출하량 기준 19.2%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다. LG전자도 매출 점유율 15.0%, 출하량 10.7%로 2위 자리를 지켰다.
특히 LG전자는 OLED TV 시장에서 52%의 출하량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삼성전자는 30.8%로 2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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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모델이 삼성 강남에서 진행된 'Unbox & Discover 2025' 행사에 2025년 AI TV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하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질쳤다. 삼성전자의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1분기 영업이익 3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5300억원) 대비 43% 이상 줄었다. LG전자는 TV 등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같은 기간 4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며, 영업이익률은 0.1%에 머물렀다.
업계는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과 중국 업체들의 가격 공세가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보고 있다. 특히 양사가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해 중저가 제품군을 확대하면서 전체 가격 구조가 바뀌었고, 이로 인해 ASP 및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크리스탈 UHD, QLED 등 보급형 라인업을 확대했고, LG전자도 OLED TV 비중을 유지하면서 QNED와 나노셀 제품의 출하량을 늘렸다. 지역별 수요에 따라 OLED보다 가격대가 낮은 제품 등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며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러한 전략 변화는 평균판매가격(ASP)에도 영향을 미쳤다. 각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분기 평균 판매가격(ASP)은 각각 전년 평균 대비 6%, 5.5% 낮아졌다.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은 유지됐지만 상대적으로 더 많은 중가 라인업이 팔리면서 ASP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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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2025년형 LG 올레드 에보(모델명 C5) 라이프스타일 이미지. [사진=LG전자] |
◆ 무서운 중국…프리미엄 시장까지 추격 본격화
중국 업체들의 추격은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출하량 기준으로 TCL(13.7%), 하이센스(11.9%), 샤오미(5.4%) 등 중국 3사의 합산 점유율은 31%로, 삼성(19.2%)과 LG(10.7%)를 합친 29.9%를 넘어섰다. 이미 지난해 전체 출하량 기준으로도 중국 3사는 국내 업체를 앞질렀다.
중국 TV 업체들의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TCL은 1분기 매출 7조7334억원, 순이익 1952억원으로 전년 대비 322% 성장했고, 하이센스도 순이익이 14.9% 증가한 2172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까지 중국 업체들이 본격 진입하면서 경쟁 지형이 바뀌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한국 기업들은 프리미엄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중저가 시장 대응도 병행해야 하는 복합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