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탑재한 중국산 AI 가전 확산 움직임
삼성·LG, 자체 AI 고도화 중…상용화 언제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이 가전 시장 내 경쟁 구도를 점차 바꾸고 있다. 최근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언어모델이 하이얼·하이센스·TCL 등 중국의 주요 가전 브랜드에 적용되면서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AI 기능을 중심으로 한 차별화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가전업계는 AI를 탑재한 제품을 빠르게 늘리며 단순한 기능 개선을 넘어서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화형 인터페이스, 개인화 추천, 상황 인식 제어 등 AI를 전면에 내세운 사용자 경험 중심의 재설계를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 딥시크 탑재한 中 AI 가전 존재감↑
특히 딥시크를 탑재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신제품들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딥시크는 지난 1월 발표한 최신 모델 'R1'을 기점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챗GPT에 견줄 만한 언어 이해 성능과 저비용 구조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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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중국 최대 가전 전시회 'AWE 2025'에 참가해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 등 다양한 비스포크 AI가전을 전시한 모습. [사진=삼성전자] |
이에 중국 가전 기업들은 오픈소스로 기술 구조를 공개한 딥시크를 채택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가전 전시회 'AWE 2025'에선 이러한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창훙은 지난 2월 딥시크와의 협력 사실을 공식 발표하고 대화형 AI TV를 선보였다. TCL 역시 일부 제품에 딥시크 모델을 탑재해 '여행 일정 짜기' 기능 등을 구현했으며, 하이얼은 자체 AI와 딥시크를 결합한 에어컨 제품을 통해 음성 기반의 상황 인식 제어 기능을 선보였다.
◆ 삼성·LG 'AI 프리미엄 전략' 시험대
국내 가전업계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딥시크 탑재를 통해 대화형 인터페이스나 개인 맞춤형 추천 서비스 같은 핵심 기능이 중국산 중저가 제품에서도 구현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과 내수 진작 기조까지 더해지며 중국산 AI 가전의 글로벌 확산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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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AWE 2025'에서 아시아 고객들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AI 가전, IoT 기술 등을 맞춤형으로 제안하는 공간별 AI 홈 솔루션을 전시한 모습. [사진=LG전자] |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삼성 가우스'와 '엑사원' 등 독자 AI 모델을 가전에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기술 고도화 및 플랫폼 통합을 진행 중인 단계다. 아직 양사의 생성형 AI가 실제 가전제품에 상용화된 사례는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생성형 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분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시장은 하드웨어 중심의 경쟁보다 AI 기술의 고도화 경쟁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특히 중국 기업들이 딥시크와 같은 생성형 AI를 앞세워 실제 제품에 빠르게 적용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들의 영향력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