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락·샤오미 이어 에코백스…'中 가전' 공습
삼성 '녹스', LG '쉴드' 통해 보안 우위 점령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과거 저가 공세로 경쟁력을 키워왔던 중국 가전 업체들은 이제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통적인 우위가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중국 업체들의 공세 속에서 양사는 '보안'을 핵심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가전업체들은 단순히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는 데서 벗어나, 기술력과 디자인을 앞세운 고급형 제품을 속속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 로보락부터 TCL까지…입지 넓히는 中 가전
중국 가전업체들의 한국 시장 진출은 로봇청소기에서 시작됐다. 현재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로보락을 필두로, 최근 에코백스까지 가세하며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샤오미 역시 지난달 국내 법인을 설립하고 스마트폰, 웨어러블기기, TV, 보조배터리 등 다양한 제품을 직접 판매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TV 출하량 2위인 TCL은 지난 2023년 한국법인 TCL코리아를 설립해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중국 가전업체들은 여기에 더해 중저가 세탁건조기, 스마트 주방가전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가전 시장 전반에서 한국 기업들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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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이 지난해 12월 로봇청소기 최초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주관하는 '개인정보보호 중심 설계(PbD)' 인증을 획득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
◆ 삼성전자 '녹스'· LG전자 'LG쉴드'로 보안 입증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체 보안 솔루션을 내걸고 경쟁력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AI 가전의 확산으로 가전제품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일이 많아지면서, 중국 가전 제품에 대한 해킹 우려 등을 공략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이후 출시한 모든 스마트 가전에 자체 개발한 보안 플랫폼 '녹스'를 적용하고 있다. 녹스는 사용자의 개인정보와 기업 데이터를 보호하며, 해킹, 악성코드, 데이터 유출 등의 위협을 차단하는 솔루션이다.
녹스는 '녹스 매트릭스(Knox Matrix)'와 '녹스 볼트(Knox Vault)' 등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이 기술들은 각각 연결된 기기들을 모니터링, 해킹 우려를 차단하거나 지문과 패스워드 등 사용자 개인 정보를 별도 저장해 외부 유출을 막는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안전 과학 분야 인증 기관인 'UL 솔루션즈'의 IoT 보안 평가에서 5개 제품에 대해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를 받아 안정성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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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데이터를 수집·저장·활용하는 전 과정에서 보안성을 강화한 'LG Shield(LG쉴드)'를 씽큐 온에 적용해 고객의 AI홈을 철저하게 보호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LG전자의 AI홈 허브 '씽큐 온'을 중심으로 생성형 AI가 IoT 기기를 제어하고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LG AI홈 개념도. [사진=LG전자] |
LG전자는 'LG쉴드(LG Shield)'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 LG쉴드는 개인 정보 등 민감 정보를 암호화하고 암호화 키를 분리된 공간에 안전하게 저장해 정보 유출을 방지한다. 또 외부 해킹을 통해 작동 코드나 데이터를 변조할 수 없도록 안전한 환경에서 운영체계를 보호한다. 실시간으로 외부 위협 및 침입을 탐지하고 이를 차단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사물인터넷(IoT) 제품 개발부터 출시까지 모든 과정에 소프트웨어 보안개발프로세스(LG SDL)도 적용한다. LG전자는 UL솔루션즈의 IoT 보안 평가에서 플래티넘 등급을 획득하며 보안 안전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가전업체들의 기술력 향상과 점유율 확대는 불가피한 흐름"이라면서도 "스마트홈과 초개인화 AI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보안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며, 한국 기업들은 이 점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