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8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 개장 전 주가지수 선물 가격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주 뉴욕 증시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은 포지션 확대를 꺼리며 높은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각 오전 8시 40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E-미니 S&P500 선물은 전장보다 2.75포인트(0.05%) 내린 5893.75, E-미니 다우 선물은 88.00포인트(0.20%) 빠진 4만3480.00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E-미니 나스닥100 선물은 35.75포인트(0.17%) 상승한 2만529.50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플로어에서 근무 중인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통신] |
지난주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촉발된 '트럼프 트레이드'가 주요 주가 지수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으나, 이는 그의 정책이 불러올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바뀌었고 시장은 차익 실현에 나섰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 발언도 시장의 달궈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14일 댈러스 연은 주최 행사에서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강하고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며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주 연이어 공개된 물가와 소매 판매 지표도 이 같은 의장의 평가를 지지했다. 미국의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년 전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2.4%로 9월의 1.9%보다 높아졌다. 10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4% 증가해 월가 기대치를 웃도는 소비 확장세를 확인했다. 수입 물가 오름세도 반등해 끈끈한 인플레이션을 나타냈다.
높아진 인플레 우려에 국채 수익률도 급등하며 주식 시장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현재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6.1bp(1bp = 0.01%p) 오른 4.487%를 기록했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2.6bp 상승한 4.327%를 가리켰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인플레 반등에 따른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 강해진 차익 실현 욕구 등에 주간으로도 다우 지수는 1.2% 내렸으며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2.1%, 3.1% 하락했다.
대만 행사에서 연설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2023.05.29 [사진=블룸버그] |
이번 주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주요 촉매는 20일 장 마감 후 나올 엔비디아의 실적이 될 전망이다. 이미 실적 호조가 예상되는 가운데 트레이더들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블랙웰 AI 칩에 대한 수요 전망을 가장 기다리고 있다.
엔비디아가 기대 이상의 실적과 가이던스를 내놓을 경우, 미 국채 금리 급등 속 큰 폭으로 하락한 AI 및 반도체 주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이번 주 보안업체 팔로알토 네트웍스를 비롯해 주요 소매업체인 월마트, 타겟, 로스 등의 실적 발표도 예정되어 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S&P500 기업 중 93%가 실적을 발표했으며, 그 중 75%는 예상보다 높은 주당순이익(EPS)을 기록했고, 61%는 매출이 기대를 웃돌았다.
이번 주에는 주택 지표를 제외하면 특별한 경제 지표는 발표가 예정되어 있지 않다.
개장 전 특징주로는 ▲엔비디아(종목명: NVDA)의 주가가 개장 전 3% 하락하고 있다. 설계 결함으로 이미 한번 출시가 늦춰졌던 AI 반도체 '블랙웰'이 이번엔 과열 문제를 겪고 있다는 미국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의 보도가 나온 여파다. 이는 20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블랙웰 출하 지연 우려를 키웠다.
반면 회계 조작 의혹에 나스닥 퇴출 위기에 몰린 ▲슈퍼마이크로(SMCI)는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13% 급등하고 있다. 회사가 나스닥 상장 폐지를 피하기 위해 18일까지 2024 회계연도 연례 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는 배런스의 보도가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TSLA)도 개장 전 주가가 6% 가까이 상승 중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규제 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가 호재로 작용했다.
제약회사 ▲모더나(MRNA)도 이날 개장 전 주가가 2% 가까이 상승했다. 투자은행 HSBC가 모더나가 호흡기 백신에서 암 치료제로 사업 방향을 전환함으로써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회사에 대한 투자 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