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이 서민들의 주거비를 줄이는 데 큰 기여를 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가구당 연 1200만원의 주거비를 절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분석한 '장기전세주택 운영 성과'에 따르면 장기전세주택에 거주하면 저렴한 보증금으로 가구당 연간 1200만원의 주거비를 절감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통해 연간 기준 3680억원, 10년 환산 시 3조6000억원을 사회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SH공사와 서울시는 2007년 6월부터 현재까지 모두 3만4932가구의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했다. 평균 보증금은 2억8000만원으로 서울시 평균 전세가격 6억원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세대비 반값 전세가격 [자료=SH공사] |
장기전세주택은 최장 20년 간 주변 시세 대비 반값 수준에 거주 가능한 전세 아파트다. 일반적인 공공주택의 전용면적이 39~49㎡인 것에 비해 장기전세는 59~84㎡가 대부분으로 평균 면적이 72.1㎡에 이른다. 평균 거주 기간 역시 9.6년으로 긴 편이다.
현재 강서구 발산2단지의 보증금은 1억1700만원으로, 주변 전세 시세(5억원) 대비 3억8300만원(23%)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 세곡 2-3단지는 주변 시세(7억6500만원) 대비 4억4100만원(42%) 적은 3억2400만원의 보증금에 거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전세주택의 자산 가치도 크게 상승했다. 장기전세주택의 취득원가는 8조9000억원이었으나 지난해 12월 기준 공시가격은 18조7000억원, 추정 시세는 27조1000억원으로 3배 가량 불어났다. 장기전세주택의 당 건설원가는 3억원으로 매입임대 비용(가구당 4억~6억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전세주택은 주변의 시장 임대료를 낮추고 저렴하고 안정된 주거를 제공함으로써 개인과 가족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는 오는 2026년부터 매년 4000가구 공급을 계획 중이고 SH공사는 노후 공공임대주택단지 재정비를 통해 늘어나는 물량을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장기전세주택을 지속 공급하기 위해서는 종합부동산세 면제와 국고보조금 교부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해 기준 공시가격 초과 장기전세주택 355가구에 대해 총 62억원의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된 바 있다. 건설형 국민임대주택에는 가구당 3700만~5480만원의 국고보조금이 교부되고 있지만, 장기전세주택에는 국고보조금 지원이 전무한 상황이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장기전세주택은 시민이 선호하는 아파트에 저렴한 전세 보증금으로 장기 거주가 가능한 검증된 정책"이라며 "지속적 공급을 위해 종부세 면제, 국고보조 등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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