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터뷰
"체육, 학교·생활체육·체육인복지·장애인복지 5개 분야 내년에 개혁"
"대한체육회와 큰 갈등은 아냐...자연스레 정리될 듯"
"관광은 우리가 가진 모든 자원 다 관광 상품화해야"
"관광공사·문화원·콘진원 등 합심해 2000만 관광객 목표"
"배를 호텔로 개조하거나 태권도상설화 등 발상의 전환 필요"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은 '리더에게 듣는다' 코너를 선보입니다. 정부 부처 장관과 CEO 등 각계 사회 지도자들의 고유한 관점과 생각을 들어보는 자리입니다. 이들의 통찰력은 새 에너지의 바탕이 될수 있을 것입니다. 첫 번째 주인공으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모셨습니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 세계문화의 중심축으로 성장한 K컬처와 문화, 관광, 체육 정책 등을 물어봤습니다. 유 장관의 견해는 1편과 2편 두차례에 거쳐 싣습니다. '리더에게 듣는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의 특별 인터뷰는 유튜브채널 뉴스핌TV KYD(코리아유스드림) 채널을 통해 방송됩니다.
[서울=뉴스핌] 대담 김용석 문화스포츠 부장·정리 양진영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민체육 진흥 등 다섯 가지 분야에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올초 목표한 외래 관광객 2000만을 향한 국내외 관광 홍보도 고삐를 늦추지 않을 생각이다.
유인촌 장관은 파리 올림픽 개최 계기로 K컬처를 알리기 위해 열린 프랑스 '코리아 시즌' 개막전을 방문한 경험과 함께 체육, 관광 분야의 진흥 정책방향을 구체적으로 짚었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자전거로 다녀오기도 한 그는 뉴스핌에 당시 찍었던 영상을 직접 보여주며 걷기에서 나오는 창조적인 생각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걸어다니며 느낀 점을 적은 저서 '거침없이 걸어라'에도 적었던 '걷기 철학'이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choipix16@newspim.com |
유 장관은 "일본을 그렇게 걸어다니고 돌아와서 해남 땅끝 마을부터 광화문까지 그 당시에 19박 20일 정도 국토 종주를 했다. 걷기에 대한 나름대로의 철학 같은 게 생겼는데 속도가 빠르면 생각이 멈춘다. 속도가 느리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속도가 빠르면 오로지 그 속도에 대한 거 외에 다른 생각은 안 한다"라며 "결국 내 몸의 속도가 느리면 창작할 수 있는, 창조적인 생각을 훨씬 많이 하는 거다. 속도가 빠르면 창조적인 생각은 딱 멈추게 된다. 걸으면서 얻은 나름대로의 지혜다. 2008년도에 공직에 있을 때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2시간을 걸어서 퇴근했다. 걸으면 모든 게 다 정리가 된다. 걸으면서 머릿속에서는 정말 지구를 몇 바퀴 더 도는 거다"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국민체육진흥 방향은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최근에 올림픽이나 국제대회 성적이 떨어진다는 항간의 우려에도 나름대로의 생각을 얘기했다.
특히 "2008년 북경(베이징) 올림픽 때만 해도 굉장히 성적이 좋았다. 런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나름대로 뛰어나게 메달도 많이 땄다. (근래에 성적이 안 좋은 것은) 저출산 문제도 있고 선수 수급이 어려운 문제까지 환경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했다"라며 "이번 파리 올림픽 같은 경우에는 구기 종목이 여자 핸드볼 외에는 다 예선 탈락했다. 구기 종목이 못 나가니까 선수단 규모도 확 줄었다. 적어도 이번 올림픽 이후부터는 엘리트 체육, 학교체육, 생활체육, 체육인 복지, 장애인복지 다섯 가지 분야는 집중적으로 내년에 개혁을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힘내서 우리 대한민국이 위상을 높이는 데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지금 준비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choipix16@newspim.com |
그동안 대한체육회는 문체부와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 구성, 정관변경 지연 등 각종 사안에서 갈등을 빚었다. 이와 관련해 양측이 최근 물밑 접촉을 재개, 해소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대해 유 장관은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체육 진흥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라고 했다.
유 장관은 "(대한체육회와는) 꽤 오래전부터 있었던 갈등이고 앞으로도 아마 이런 갈등은 있을 것이다. 아무리 뭘 잘 만들어놓고 법을 정비하고 제도를 잘 해놔도 쓰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거다"라며 "체육을 정말로 사랑하고 체육인들을 위하고 또 규칙을 지키고 잘 조화를 이루어야 하고 상대방을 배려해야 되고 또 다른 선수를 위해서 희생할 줄도 알아야 되고 이런 정신을 배울 수 있는 거는 체육밖에 없다.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 체육계를 정말 잘 이렇게 이끌어가고 만들 수 있도록 되면 참 좋겠다 생각한다. 저희는 뒤에서 열심히 밀어주는 거다. 지금 한 때 잠깐 고생하더라도 앞으로는 잘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 실제로 큰 갈등이 있는 건 아니라서 올림픽 끝나고 난 다음엔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외래 관광객 2000만 달성에 대해선 상징적인 숫자로서 관광정책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지만, 모든 방법을 동원하면 조만간 안될 것도 없다는 게 유 장관 시각이다.
유 장관은 "예전에 2008년에 부터 장관할 때 그때 689만이었다. 그 뒤로 꾸준히 올라 2019년 1750만으로 최고였다. 코로나 겪으면서 완전히 없어졌다가 다시 올라가고 있다. 현재 5월 기준으로 약 한 600만이 조금 안 되는 것 같다. 그래도 1~3월은 비수기다. 4~5월에 많이 늘어났고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했다"라며 "이제 6, 7월 휴가철 8~10월이 여행의 피크라고 볼 수 있는 계절이라 조금 더 기대를 한다. 6월엔 코리아뷰티페스티벌이라고 가장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헤어·메이크업·패션·피부 등 하다못해 성형 수술·건강검진까지도 망라한 축제를 광화문 광장·홍대 앞·성수동·명동 네 군데에서 열게 된다. 업체가 한 300개 정도 참여하고 세일도 하고 교육, 체험을 하면서 이것 때문에 오는 관광객이 얼마나 되는지 집계도 할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choipix16@newspim.com |
이와 더불어 유 장관은 연초부터 강조했던 해외 곳곳의 한국관광공사, 재외 한국문화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세종학당 등 기관들을 통한 관광 홍보에도 진심을 보였다. 이같은 정책을 통합적으로,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신설한 부처 내 본부가 국제문화홍보정책실이다. 문체부는 지난 23일 해당 실을 주축으로 한 국제문화정책 추진 전략을 발표하고 향후 예산 증액 의지도 확고히했다.
유 장관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자원을 다 관광 상품화한다는 작전이다. 석가탄신일 전엔 연등 행렬, 템플 스테이 같은 불교 쪽 행사들을 해외에서 선전했다. 그 외에 예술 축제, 체육 행사, 게임 시합, 지역의 모든 축제들을 관광 상품으로 묶어서 해외의 한국관광공사, 재외 한국문화원, 콘텐츠진흥원, 세종학당까지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열심히 몸부림을 치면서 노력을 하면 제 생각엔 얼추 비슷(2000만 외래관광객)하게 가지 않을까 해요. 그래도 모자라면 내년에 조금 더 올려야죠"라고 했다.
유 장관은 지역문화관광 상품 개발과 교통과 숙박, 볼거리와 즐길 거리 확충에 구체적인 지침과 개선책을 직접 내놓기도 했다.
그는 "관광의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다 정비를 하고 있다. 항상 교통, 숙박, 볼 거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이것만 해결해도 분명히 국내 관광도 좋아지기 때문에 집중 논의하고 있다. KTX 타고 다른 지역으로 더 이동할 땐 셔틀을 준비하든지 택시를 부를 수 있게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지역과 연계해볼 생각이다"라며 "공유 숙박이라든지 민박 게스트하우스 같은 걸 점검을 하고 있다. 호텔이 없다는 통영, 진해 같은 곳도 항구가 있는 도심이니 차라리 못 쓰는 배를 호텔로 개조해서 부두에다 띄워놓으면 어떤가. 그런 것만 개선돼도 관광객이 많이 늘어날 거라고 생각한다. 지난번 무주 태권도원 10주년 때 가서 한 얘기가 우리 나라 태권도 시범단이 한 번 보여주면 외국인들이 정말 깜짝 놀라요. 왜 이걸 상설로 안하냐. 서울, 부산, 제주, 경주, 공주, 부여, 전주 그 외에 모든 도시에 저녁마다 태권도를 볼 수 있게 해보자고, 국내든 해외든 사람들이 항상 가면 볼 게 있어야 되잖아요. 항상 볼 수 있도록 상설화시키는 작업도 하고 있다. 내년쯤에는 조금 가능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choipix16@newspim.com |
올 7월 파리 올림픽을 계기로 준비한 '코리아시즌' 역시 프랑스에서 큰 호응을 받았다. 이번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지정된 브레이크 댄스는 뛰어난 댄서들을 많이 있는 한국이 주목을 받을수 있는 종목이다.
유 장관은 "올림픽은 스포츠 제전이자 우리 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장이다. 코리아시즌 개막식에 우리 나라 원밀리언이란 댄스팀이 가서 그쪽의 팀과 배틀도 하고 함께 춤도 추면서 공연을 했다. 샤틀레 극장이라는 곳이 1700석 되는 큰 극장인데 제가 알기론 클래식 다른 장르 공연은 드물었다고 한다. (직접 가서 보니) 파리 젊은 사람들이 다 모여서 열광하고 그 중에는 우리 아이돌의 노래들을 이미 다 알고 있고 함께하고 춤의 순서도 다 알더라. 우리 대중 문화에 굉장히 친숙하다는 걸 느꼈다. 약 6개월간 파리 패럴림픽이 끝날 때까지 오페라, 무용, 발레, 클래식 음악, 전통무용 등을 파리 시내에서 펼칠 생각이다"라고 했다.
현지 뜨거운 반응을 계기로 향후 다양한 수교 기념, 체육 등의 행사에서도 '코리아시즌'을 이어갈 계획이다.
유인촌 장관(73)은 전북 완주 출생으로 중앙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했다. MBC 공채 탤런트 6기 출신인 그는 극단 유씨어터 대표, 중앙대 예술대학 교수,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예술의 전당 이사장을 역임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첫 문체부 장관을, 2023년 7월엔 대통령 문화체육특별보좌관, 10월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fineview@newspim.com,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