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부천병원, 정형외과 병동 폐쇄
빅5 병원도 무급휴가 보내
개인 연차 소진하도록 하는 사례도
병원 지킨 간호사들, 제대로 된 처우 받아야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전공의 사직 이후 환자가 줄어든 일부 대형병원에서 매출 손실을 막기 위해 간호사의 무급휴가를 권유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일부 병원에서 환자가 없는 병동을 폐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에서는 오는 8일부터 정형외과 병동을 폐쇄할 예정이다. 폐쇄될 병동에는 재원환자수가 8명에 불과해, 재원환자 수가 12명인 다른 병동과 합치겠다는 방침이다. 병원은 오는 7일까지 해당 병동에서 무급휴가 신청자, 전담간호사 신청자, 타병동 헬퍼 신청자 등 지원자를 받겠다는 계획이다.
병원에서 병동을 폐쇄하는 것은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병원에서는 전공의가 없다는 이유로 자체적으로 수술을 미루고 입원 환자를 줄였고 그 과정에서 매출이 급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상급종합병원의 신규환자 입원은 24%, 수술은 상급종합병원 15개소 기준 약 5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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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병원에서는 인건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병동 통폐합뿐 아니라 간호사에게 무급 휴가를 보내기도 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날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공의 집단휴직 기간에 무급 휴가를 자율적으로 신청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무급 휴가 신청 대상은 간호사, 사무직, 보건직, 기술직 등 일반직 전체 직원이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도 지난 4일 '단기 무급 특별휴가'를 받겠다고 밝혔다.
개인 연차를 소진하도록 하는 사례도 나온다.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는 환자가 없는 병동에서 부서장이 평간호사들에게 조기 퇴근을 지시한 사례도 나왔다. 입원 환자 수나 수술 건수가 적어 근무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남은 근무시간을 적고 퇴근토록 하는 방식이다.
업무를 떠안은 간호사들은 제대로 된 처우를 받아야 한다고 토로하고 있다. 간호사 A씨는 "환자가 많아 인력이 부족할때는 인력을 보충해주지도 않다가 전공의 파업 문제로 다른 병동으로 인력을 보내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간호사 B씨는 "이제는 간단한 의사 일이 완전히 간호사 일로 미뤄졌는데도 무급휴가로 일주일 정도 쉬면 100만원 정도 월급을 덜 받게 된다"고 했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이날까지 '의료공백 위기대응 현장간호사 애로사항 신고센터'에 집계된 신고 내용 216건 중 14건은 강제 휴가 관련 내용이다.
피해 사례는 더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백찬기 대한간호협회 홍보국장은 "정부가 진료지원인력(PA) 시범사업을 발표한 26일 전까지는 의사의 업무를 간호사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는 신고가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강제 휴가를 쓰게 한다는 신고가 주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학병원의 비상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백 국장은 "간호협회는 강제성이 없어 규제를 하기 어렵다"며 "보건복지부에서 나서 보호 조치를 취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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