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는 18일 남양주 와부읍 2만1700가구 개발을 예고했다
- 주민들은 보상과 강제수용에 따른 재산권 침해를 우려했다
- 교통난 해소가 지연되면 사업 성패가 흔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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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찬반 엇갈려…교통망 확충도 핵심 과제
[남양=뉴스핌] 정영희 기자 = 2만가구 규모의 개발이 예고된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일대에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 생활 인프라 확충과 지역 발전을 기대하는 주민들이 있는 반면, 강제수용에 따른 재산권 침해와 생활환경 변화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여기에 서울 주요 업무지구와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교통 여건까지 맞물리면서 정부가 내놓은 신속공급 계획이 보상과 교통이라는 현실적인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 신도시 기대감 커졌지만…주민 반대여론 '물살'
지난 18일 찾은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 일대는 정부가 '미니 신도시'급 개발 계획을 발표한 지 닷새가 지났지만 겉으로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좁은 도로를 따라 밭과 비닐하우스, 창고와 오래된 주택이 이어졌고, 고개를 조금만 들면 산자락과 아파트 단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정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와부읍 일대 228만㎡를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개발해 2만17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경의중앙선 도심역 인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대규모 주거지를 조성하고, 농생명 바이오클러스터를 함께 배치해 자족형 첨단도시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 지구 지정을 시작으로 2029년 하반기까지 토지 보상을 마치고, 2030년 상반기 주택 착공에 들어간다는 일정도 제시했다.
부동산 중개업소 안에서는 앞으로 받을 토지 보상과 개발 절차를 묻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투자 문의보다 기존 토지주의 상담 비중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도심역 인근 공인중개사는 "매수 문의전화보다 이미 여기 땅을 갖고 있는 분들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전화가 훨씬 많이 왔다"며 "정부가 미니 신도시를 예고한 만큼 결국 토지 보상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덕소역 근처에 거주하는 30대 주민은 "근처가 개발되면 상권이나 생활 인프라도 좋아지고 교통도 지금보다 편리해질 것"이라며 "무엇보다 수도권 외곽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신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대로 와부읍에서 노후를 보내고 있다는 60대 주민은 "조용하게 살려고 서울과 나름 가까운 남양주에서 전원생활을 시작했는데 갑자기 대규모 개발이 된다니 당황스럽다"며 "앞으로 주변이 시끄러워질 것 같아 자녀들과 향후 계획을 논의해보려 한다"고 했다.
현장 곳곳에서도 이런 반발 기류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도로변과 마을 입구에는 '생활환경 파괴하는 신규택지 개발 반대', '아파트만 때려 박는 국토부를 규탄한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남양주도심 공동주택지구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공공이 토지를 강제수용하는 방식 자체에 강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정부가 인허가 절차를 줄여 공급 속도를 높이더라도 보상과 주민 협의가 길어지면 전체 사업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대중 한성대 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공공 주도 사업에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공공이 재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조합원과의 소통과 인식 제고가 필수적"이라며 "이해당사자 간 소통과 투명성을 높이고 갈등을 개선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서울 출퇴근 부담…2만가구 품을 교통대책 관건
또 다른 변수는 교통이다. 신규 택지에서 가장 가까운 철도역은 경의중앙선 도심역과 덕소역이지만 예정지에서부터 역으로 가려면 버스를 타고 15분가량 이동해야 한다. 현재로선 이 버스 배차가 짧게는 10분에서 길게는 60분이라 출퇴근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역까지 가더라도 경의중앙선을 타고 서울까지 출근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도심역에서 경의중앙선을 타고 광화문까지 가려면 지하철만 50분, 여의도는 약 60분을 각각 타야 한다. 집에서 역까지 이동하는 시간과 열차 대기·환승시간까지 더해지면 실제 체감 출퇴근 시간은 더 길어진다.
광역버스도 운행하지만 노선은 잠실·강남권에 상대적으로 집중돼 있다. 와부읍에서 강남역까지 운행하는 좌석버스 등이 있으나 도심이나 서남권 업무지구로 이동하려면 환승이 불가피하다. 교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강남권을 넘어 광화문과 여의도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의 주거 수요를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장에서 만난 공인중개사들도 가장 먼저 교통을 걱정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차로 가도 오전에는 구리 쪽으로 빠져나가는 데만 20분이 넘게 걸린다"며 "주말에는 카페를 찾는 차량까지 몰리는데 2만가구가 넘게 들어오면 교통 대책을 제대로 세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와부읍 개발의 성패가 기존 교통망이 늘어나는 인구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느냐에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통시설 확충에 필요한 재원과 사업비 부담 방안까지 함께 마련하지 않으면 이른바 '선입주 후교통'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공공택지 개발에서 가장 큰 시간을 차지하는 것은 보상과 광역교통대책"이라며 "행정절차 속도뿐만 아니라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재정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는 "인구 구조와 소비패턴 변화로 상업시설 수요가 줄어든 지역에서는 저이용 토지를 주택으로 전환하는 것이 토지이용 효율 측면에서 합리적"이라면서도 "주택만 늘리고 학교·교통·공원 등 기반시설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경우 생활환경 악화가 발생할 수 있어 지구별 수요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