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후원금 최고 2억 달러 계약도
2009년 불륜스캔들에도 우정 지켜와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나이키 로고가 선명한 붉은 티셔츠를 입은 타이거 우즈의 모습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우즈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27년 동행을 마쳤다.
우즈는 9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7년 전 세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을 시작한 것은 행운이었다"며 나이키와 후원 계약이 종료됐음을 알렸다. 이어 "그 후의 날들은 너무 많은 놀라운 순간과 추억으로 가득 차 있다"며 감사의 뜻을 덧붙였다.
타이거 우즈. [사진 = 우즈 SNS] |
나이키도 빨간색 자사 티셔츠를 입은 우즈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당신은 골프라는 제도 전체에 도전했다. 우리에게도 도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도전했다. 그 도전에 우리는 감사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US아마추어 챔피언십을 3연패한 우즈가 1996년 8월에 프로로 전향하면서 나이키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우즈가 프로로 전향하면서 했던 인사말 '헬로, 월드'는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나이키는 이를 홍보에 적극 활용했다. 세계 스포츠계 사상 가장 역사적인 광고 계약이었다.
2007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당시 타이거 우즈. [사진 = 로이터] |
2009년 AT&T PGA 토너먼트 우승 당시 타이거 우즈. [사진 = 로이터] |
2008년 미스터스 출전했던 타이거 우즈. [사진 = 로이터] |
당시 우즈는 나이키와 5년간 4000만 달러(약 527억원)라는 당시로선 엄청난 금액을 받으며 계약했다. 하지만 우즈 부친은 "푼돈이었다"라고 말해 주변을 놀라게 했고 우즈의 아버지 예언처럼 후원금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5년 뒤인 2001년에 5년간 1억 달러, 2006년에는 8년간 1억6000만 달러의 후원 계약을 했다. 2013년에는 후원 계약 액수가 2억 달러까지 올랐다.
우즈는 나이키의 후원에 엄청난 카리스마와 실력으로 응답했다. 대회 파이널 라운드에 나이키 빨간 티셔츠와 검은 바지를 입고 나와 우승을 한 뒤 갤러리에 손을 흔드는 우즈의 모습은 2000년대 미국 골프를 상징하는 장면 중 하나였다. 우즈는 나이키 로고를 달고 15차례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즈는 나이키 골프의 얼굴이 됐고 자신의 브랜드 'TW'를 모자에 새겼다.
2009년 우즈의 '불륜 스캔들'이 터졌다. 부상까지 겹쳐 경기에 제대로 출전하지 못하고 이미지가 실추됐다. 많은 기업들이 등을 돌렸지만 나이키는 우즈와 계약을 이어갔다. 2016년 나이키가 골프 사업에서 손을 뗐지만 우즈는 계속해서 나이키의 의류용품 등을 착용했다.
2007년 US오픈에 출전했던 타이거 우즈. [사진 = 로이터] |
2008년 뷰익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 5번홀에서 퍼팅 차례를 기다리는 타이거 우즈의 신발 밑창에 나이키 로고가 선명하다. [사진 = 로이터] |
골프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나이키는 사실상 의류 부문만을 남겨 놓고 앞으로 3년 동안 20억 달러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제이슨 데이(호주)와 결별했고 우즈와 계약 갱신이 중단했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여전히 나이키 의류를 입고 있다.
이제 우즈의 새 파트너에 관심이 쏠린다. 우즈 에이전트인 마크 스타인버그는 "우즈가 새로운 계약을 준비 중이며 흥미로운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매체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우즈가 나이키와 계약을 종결하면서 다른 어떤 기업이 우즈와 계약을 맺게 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