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30일 개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비중을 총투자금의 일정 비율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기본예탁금 인상·총량관리·거래비용 가중 등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 규제를 강화하자 업계에서는 시장 위축과 책임론 쏠림을 우려했다.
- 전문가들은 급락시 증안펀드 가동 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도 코스피 5000선 붕괴 등 매우 큰 충격 상황에서만 신중히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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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제한 넘어 유동성 공급 대책도 살펴야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정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개인별 투자 규모를 제한하는 총량규제에 착수했다. 투자 쏠림과 리밸런싱 거래가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다만 최근 급락에는 외국인 매도와 신용 축소, 반도체주 쏠림 등이 함께 작용한 만큼 상품 규제와 별도로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의 출자 약정과 자금 동원 절차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개인의 금융투자상품 총투자금액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비중을 제한하기로 했다. 정부가 제시한 예시는 전체 투자금액의 20% 이내다. 구체적인 제한 비율과 투자금액 산정 방식, 적용 대상과 기존 보유분 처리 기준은 확정되지 않았다.
오는 31일부터는 국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증권(ETN)을 새로 사거나 추가 매수하려는 개인 일반투자자에게 현금 3000만원의 기본예탁금이 적용된다. 기존에는 현금과 주식·ETF·채권 등 대용증권을 합쳐 1000만원을 보유하면 거래할 수 있었다. 주식을 매도한 대금은 결제가 끝나 현금으로 입금된 뒤 예탁금으로 인정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개인별 투자한도 설정 등을 통한 총량 관리 ▲과도한 거래행태를 제한하기 위해 관련 거래비용 부담 가중 ▲현행 사전교육 외 모의거래 도입 ▲긴급한 상황에서 시장 안정화 조치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도 추진한다. 신규 상장과 광고는 잠정 중단됐으며 괴리율 관리 강화와 매매수량 단위 확대도 시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고위험 상품에 대한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데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다만 규제의 시점과 수위를 놓고는 우려가 나온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변동성을 증폭했을 가능성과 별개로, 전체 급락에 대한 기여도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책임론이 상품 하나로 과도하게 수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별 총량관리까지 도입하면 2011년 주가워런트증권(ELW) 시장 건전화 조치 이후처럼 시장 자체가 위축되고, 신규 ETF 상품 승인에도 보수적인 분위기가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ELW 시장은 2010년 일평균 거래대금 약 1조6000억원으로 홍콩에 이어 세계 2위였으나 2011년 기본예탁금 1500만원과 주문속도 기준 등이 도입된 뒤 거래 규모가 크게 축소된 바 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증안펀드가 국내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을 완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리밸런싱 거래가 주가 움직임과 같은 방향으로 이뤄져 상승과 하락 폭을 확대할 수 있는 구조인 만큼 증안펀드는 외국인 매도와 반대매매 등이 겹쳐 시장 전체의 매수 기반이 약해질 때 유동성을 공급하는 비상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0년 3월 코로나19 급락 당시 캐피털 콜 방식으로 조성된 10조8000억원 규모의 다함께코리아펀드(증안펀드)는 지금껏 단 한 번도 실제 집행된 사례가 없다"면서도 "가동 여부와 무관하게 정부가 이를 공식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시장 심리 안정에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킷브레이커가 투매를 일시 중단하는 장치라면 증안펀드는 매수 유동성을 공급해 연쇄 하락을 완충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융자잔고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좌수가 고점에서 줄었지만 감소 폭은 아직 크지 않다. 고객예탁금이 더 빠르게 감소하면서 예탁금 대비 신용융자잔고 비율은 오히려 높아져 개인 레버리지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레버리지 ETF는 경로의존성 때문에 지수가 반등하더라도 손실이 곧바로 회복되지 않는다. 급락 이후 반등 과정에서 손실을 줄인 투자자의 환매 물량과 신용투자자의 포지션 정리가 뒤늦게 매물로 나올 수 있다"고 경계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6월 22일 역사적 고점인 9114.55에서 이달 29일 5663.24로 37.87% 하락했다. 지난 28일과 29일에는 국내 증시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이달 29일 기준 코스피의 7월 낙폭은 33.18%로 1997년 10월 외환위기 당시의 27.24%보다 컸다. 주가 낙폭과 거래중단 빈도만 놓고 보면 비상 대응체계를 점검할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더욱이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KODEX·TIGER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4종의 추정 누적 평가손실은 10조7635억원으로, 2020년 조성된 증안펀드의 출자 약정액 10조7600억원과 맞먹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는 주가가 고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증안펀드를 활용해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코스피 5000선이 무너질 경우 증안펀드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논의가 (정부에서도)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황 연구위원은 "증안펀드는 시장의 충격이 매우 크고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을 때 투자자들에게 시장을 냉정하게 다시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를 주는 수단으로, 자금 동원과 집행을 위한 준비는 시작할 수 있지만 실제 활용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채권시장과 달리 주식시장은 정부 개입의 당위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주식시장 안정화 조치는 모든 경제 주체가 아니라 주식 투자자에게 효과가 집중되는 특성이 있는 만큼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connec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