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디지털 트윈 프로젝트 수주로 네이버 글로벌 확장 가속
카카오, 경영진 사법 리스크로 글로벌 사업 확장에 '빨간불'
윤 대통령 발언에 네카오 겨냥한 '온플법' 수면 위로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디지털 트윈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글로벌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카카오는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해외 사업 확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해진 GIO(Global Investment Officer)의 리더십 아래 네이버는 해외 매출 비중을 증가시키는 반면, 카카오는 검찰 수사와 사법 리스크로 인한 브랜드 가치 하락과 사업 전반의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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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차원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를 겨냥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마련 논의에 힘이 실리면서 양사는 국내 시장의 규제 강화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전문가들은 양사가 처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로 사업 확장을 확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장은 6일 "문어발식 확장으로 양사가 빠르게 성장하며 대기업 반열에 올랐지만, 국내 시장이 포화된 만큼 해외에서 답을 찾지 않으면 논란이 계속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빅테크와 비교해 해외 시장에서 양사의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있지만, 양사는 웹툰, 엔터테인먼트, 모빌리티 사업 부문에서 성공적으로 해외에 진출한 전례가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카카오 로고. [사진=네이버, 카카오] |
◆ 네이버, '사우디 디지털 트윈 프로젝트'로 글로벌 확장 가속
이해진 네이버 GIO가 최근 AI 기술을 앞세워 중동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주택부와 1억 달러 이상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하며 해외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
이번 프로젝트는 사우디 수도를 포함한 주요 도시들에 클라우드 기반의 3D 디지털 모델링을 구축하는 것으로, 도시 계획, 모니터링, 홍수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이번 수주를 계기로 미래 도시 건설 프로젝트인 네옴시티에도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또한, 네이버가 이번 수주를 통해 글로벌 인지도 제고는 물론 해외 매출 확대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해진 네이버 GIO(Global Investment Officer). [사진=뉴스핌DB] |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사우디 주택부로부터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했는데, 레퍼런스 확보로 향후 네이버랩스의 로봇, 자율주행 등 기타 서비스 및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수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이 20%대에 머무는 네이버에게 이번 사우디 수출은 중동 시장을 넘어 전 세계적인 비즈니스 확장으로 이어질 중대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이해진 GIO는 지난 2016년 7월 네이버의 첫 글로벌 주자인 라인(LINE)이 미국과 일본에 상장하며, 북미와 유럽 시장에 대한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후 네이버는 연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데 주력해왔다.
다만 네이버는 메신저(라인), 커머스, 웹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해왔으나,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또 라인은 본진인 일본에서 미즈호와 2018년부터 인터넷은행 사업을 준비했지만, 올해 3월 라인뱅크 설립 계획을 중단하는 등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 카카오, 경영진 사법 리스크로 글로벌 사업 확장에 '빨간불'
카카오는 최근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검찰 수사로 인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김범수 카카오 전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의장직을 내려놓고,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역할 만을 유지하면서 해외 사업 확장에 전념해왔지만, 사업 리스크 확대로 구속 위기에 처했다.
김 센터장은 2000년 한게임 재팬 설립을 통해 성공적으로 일본 시장을 개척한 경험을 살려, 2017년부터 카카오픽코마 사내이사를 맡아 한국과 일본 현지에서 해외 사업 확장을 주도해왔다.
카카오 김범수 전 의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SM 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 주가 조작 의혹에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이호형 기자] |
특히,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1조1000억원 투자해 타파스(웹툰)와 래디쉬(웹소설) 등을 인수해 해외 매출을 크게 확대하는 등 해외 사업 확장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올해 3월, 해외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더욱 확장하기 위해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 2025년까지 글로벌에서 2600억원을 추가 매출로 획득하겠다고 공헌한 바 있다. 올해 8월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와의 북미 통합 법인을 출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김범수 전 의장에 대해서도 검찰 송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카카오의 엔터테인먼트를 통한 해외 사업 확장은 모두 차질을 빚게 됐다.
전문가들은 사법 리스크가 기업의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에 타격을 주는 만큼 사업 계획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현 흥국증권 연구원은 "에스엠 시세조종 혐의 사법리스크는 동사의 지배구조 변화 및 글로벌 성장 전략을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및 타 자회사까지 상장 가능성이 낮아지며 순이익의 감소까지 일어날 수 있다. 본업과 신사업의 점검 및 재정비가 필요한 현재 상황에서 해당 리스크로 인해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는 상황이 우려될 수 있다"고 전했다.
◆ 네카오 발목 잡는 '온플법' 수면 위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속 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글로벌 사업 확장에 전념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시장 의존도가 높다. 이런 가운데 규제 당국이 양사의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나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카카오 택시의 독과점 문제를 두고 "부도덕한 행태에 대해서는 정부가 반드시 제재 등 조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 만큼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온플법 마련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온플법은 네이버와 카카오처럼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를 대상으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와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는 법이다. 공정위는 여기에 더해 잠재적 경쟁자를 인수합병해 경쟁을 제한하는 킬러 합병을 막는 방안까지 법제화를 고려 중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그동안 문어발식 인수합병을 통한 자회사 상장 등으로 성장을 이어왔는데, 앞으로는 이를 적극적으로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네이버와 카카오와 관련된 논란은 이와 같은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문제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부재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며, "국내 시장이 위축되면 양사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나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면 충분히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dconnec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