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항공물류 급증 베트남 시장 선점
"관세까지 컨설팅 해 고객 니즈 맞출 것"
[하노이=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베트남에서 K-물류의 힘을 확실히 보여줄 것입니다."
억대 연봉의 대기업을 스스로 그만두고 나와 베트남 물류시장에 도전한 권경준(45) 다온글로벌로지스틱스(CONG TY TNHH DAON GLOBAL LOGISTICS) 베트남 법인장의 표정에서 자신감이 묻어났다. 지난 9일(현지시간) 하노이 미딩(My Dinh)의 현지 사무실에서 만난 권 법인장은 "베트남은 중국을 대신할 제조업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해상, 항공 물류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노이=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권경준 다온글로벌로지스틱스 베트남 법인장이 지난 9일 하노이 미딩의 사무실에서 베트남 물류시장의 잠재력을 설명하고 있다. 2023.06.12 simin1986@newspim.com |
권 법인장의 말처럼 베트남 물류시장은 그동안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면서 지난 2021년 기준 400억~42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됐다. 베트남산업조사컨설팅(VIRAC)은 베트남 물류시장이 2025년이면 그 규모가 8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업의 탈(脫)중국과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전자상거래 시장 확대 등이 베트남 물류시장을 덩달아 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권 법인장이 베트남 물류시장을 면밀히 보기 시작한 것은 2018년 말쯤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에서 16년간 일하며 해외사업을 주도하던 권 법인장의 눈에 베트남의 잠재력이 보였고 이곳에서 자신의 사업으로 성공 신화를 써 보고픈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권 법인장은 "대기업에서 주로 아시아 지역을 담당했는데, 자석처럼 베트남의 매력에 끌렸다"면서 "주변 사람들은 다들 말렸지만 정말 자신이 있었다"고 했다. 영어와 중국어, 일어에 능통해 그동안 사귄 외국인 친구들의 권유도 그의 결심을 거들었다고 한다.
회사를 과감히 그만두고 나와 첫발을 내딛을 순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잠시 휘청거렸지만, 이 기간은 오히려 그를 탄탄하게 단련하는 시간이 됐다. 권 법인장은 "대기업 다니면서 콧대만 높았던 저를 밑바닥부터 훈련시키겠다는 하늘의 큰 뜻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그렇게 3년여 베트남에서 홀로 생활하면서 치밀하게 준비한 끝에 지난 5월 드디어 한국의 다온글로벌로지스틱스 김재근(48) 대표와 의기투합, 물류회사를 만들었다. 김 대표는 20대 중반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해 20여년 물류업계에서만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권 법인장은 "김 대표에게 베트남 물류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설명했고 아시아 교두보를 베트남에 만들자는데 뜻을 모아 손을 맞잡았다"며 "평소 형 동생처럼 교류하며 쌓았던 신뢰도 한몫했다"고 웃었다.
이제 권 법인장의 목표는 베트남에서 K물류의 저력을 내는 것이다. 그는 베트남 시장을 주도한 뒤 중동, 아프리카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화학제품 및 위험물, 전쟁용품, 태양광 모듈 등 다양한 품목을 운송해본 다온글로벌로지틱스의 노하우와 그의 사업전략이 시너지를 내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권 법인장은 "조만간 베트남 경제수도인 호찌민에도 지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라며 "급변하는 베트남 물류 흐름에 맞춰 해상·항공운송은 물론 각종 관세제도 등도 컨설팅하는 토탈서비스(Total-service) 체계를 갖추고 한 차원 높은 K물류의 경쟁력을 입증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이=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권경준 다온글로벌로지스틱스 베트남 법인장이 지난 9일 하노이 미딩의 사무실에서 현지 직원들과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3.06.12 simin1986@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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