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미국 법무부가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와 CS를 인수한 스위스 최대 은행 UBS의 러시아 제재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23일(현지 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미 법무부가 러시아 제재 관련 소환장을 보낸 은행 중에 CS와 UBS가 포함돼 있다"며 러시아 신흥재벌의 제재 회피에 이들 은행이 관여했는지가 조사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UBS로고 [사진=블룸버그] 2023.04.03 kwonjiun@newspim.com |
이를 위해 법무부는 제재 대상인 고객을 상대한 은행 직원이 누구인지, 해당 고객이 지난 몇 년 동안 어떻게 거래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위법성 여부가 드러나면 추가 조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제재가 확대되기 전까지 CS는 러시아 신흥 재벌들을 상대로 영업했으며, CS에 이들 고객이 예치한 예금은 한때 600억달러(한화 약 78조1800억원)도 웃돌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CS는 지난해 5월, 러시아 개인 고객과의 거래를 중단했는데, 당시 러시아 개인 고객이 CS에 맡긴 금액은 약 330억달러로, UBS보다 50%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UBS의 자산 규모가 CS보다 크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액수다.
만일 CS와 UBS가 이번 조사에서 미국과 서방의 제재를 위반한 것이 드러나면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될 수 있다. 프랑스 최대 은행 BNP파리바는 지난 2014년, 제재 대상인 수단, 이란, 쿠바 법인과의 거래 혐의로 미 법무부의 조사를 받은 이후 합의금으로 90억달러(11조 7270억원)를 냈다.
스탠다드차타드 역시 지난 2019년 이란에 대한 제재 위반으로 10억달러(1조3030억원) 이상의 벌금을 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의 여파로 은행권 전반을 둘러싼 투자 심리가 악화한 가운데, 미 법무부의 수사 소식까지 전해지며 이날 장중 CS와 UBS의 주가는 각각 5% 넘게 하락하고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