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의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UBS의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로 일단락되는 듯 보였던 은행권 위기가 재점화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유럽 증시에서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일시 13% 넘게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미국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은 간밤 142bp(1bp=0.01%포인트)에서 173bp로 30bp 가까이 급등했다.
도이체방크 로고. [사진=블룸버그] |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보험 성격의 금융 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이 높다는 것은 해당 채권의 부도 위험이 높다는 의미다.
UBS의 CS 인수 과정에서 스위스 금융당국이 CS가 발행한 후순위채의 일종인 '신종자본증권(AT1)' 약 22조원 어치를 전액 상각하기로 했고, 이는 관련 채권 시장에 막대한 파장을 몰고 왔다.
투자자들이 보유한 다른 은행의 AT1도 같은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에 보유하고 있던 은행의 AT1을 내다팔기 시작 했고, 도이체방크의 ATI도 매도세에 시달렸다.
이날 도이체방크를 필두로 코메르츠방크, CS, 소시에테제네랄, UBS 등 유럽 은행들의 주가가 5% 넘게 동반 하락하고 있다.
당국의 개입에 따른 사태 진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을 바라보는 시선을 여전히 불안하다. 이번 주 글로벌 투자은행인 씨티그룹은 유럽 은행권 섹터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의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각국 금융 당국이 은행권 위기 확산 방지를 위한 여러 조처를 취했으며, 이는 대체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경제 환경과 투자 심리가 여전히 취약한 상황에서, 당국의 개입이 은행권 전반에 잠재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주지 않고 이번 혼란을 종식하기 힘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은행권 스트레스가 뚜렷히 나타나기도 전에, 이미 우리는 높은 금리와 낮은 경제 성장률, 일부 국가에서의 침체로 글로벌 신용 여건이 올해 현저하게 악화할 가능성을 경고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요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타개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금융 여건이 타이트한 상황이 길어질수록 "스트레스가 은행권 밖으로 확산되며 경제와 금융시장 전반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루 전인 23일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으며, 스위스 국립은행도 50bp 인상 결정을 밝혔다.
앞서 22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5bp 인상을 결정하고 향후 한 차례 더 인상 후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을 남겼지만, 시장의 긴축 경계심은 여전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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