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하나·한화·DB금융·IBK투증·토스증권 등 신규 CEO 선임
지난해 증시불황·경제위기로 실적 부진...경영능력 탓 아냐 평가
증권업계, 올해 불황 지속 우려↑...리스크 관리 '총력'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증권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화된 가운데 대다수의 증권사들이 최고경영자(CEO) 연임을 택하고 있다. 신규 CEO 선임을 결정한 증권사는 다올투자증권과 하나증권, 한화투자증권,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토스증권 등 단 6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금리인상과 증시 침체, 주식거래 위축 등으로 줄줄이 부진한 실적을 냈지만 그 원인이 경영 능력 보다는 경기와 주식시장 침체 등 외부에 있다고 해석한 것이다. 더욱이 올해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변화를 통한 쇄신 보다는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봤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다음 주까지 주요 증권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줄줄이 개최된다. 이날 신한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 ▲23일 NH투자증권·교보증권·유진증권·미래에셋증권·현대차증권 ▲24일 다올투자증권·대신증권·부국증권·유안타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 ▲28일 키움증권 ▲29일 DB금융투자·상상인증권·카카오페이증권 ▲30일 토스증권 ▲31일 SK증권 등이다.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은 지난 17일 주총을 개최했다.
이 가운데 CEO 신규 선임 안건을 상정하는 증권사는 총 6개로 다올투자증권, 하나증권, 한화투자증권,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토스증권 등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레고랜드발(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불이행 사태로 직격탄을 맞아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이에 그룹내 '전략통' 황준호 다올저축은행 대표이사에 구원투수 역할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대우증권 부사장과 다올투자증권 그룹전략부문 대표, 다올저축은행 대표이사 등을 두루 거쳤다.
하나증권은 지난 1월 강성묵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을 하나증권 대표이사 겸 그룹부회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이에 대한 주총 승인 절차를 밟는다.
한화금융 계열사인 한화투자증권은 한화자산운용과 대표이사의 맞교체 안건을 의결한다. 한두희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가 한화투자증권으로,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가 한화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한 대표는 자산운용사, 증권사, 보험사 투자 업무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높은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DB금융투자는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된 곽봉석 사장을, IBK투자증권은 서정학 IBK저축은행장을 각각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그외 토스증권은 오는 30일 주총을 열고 김승연 총괄(제너럴 매니저)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린다. 김 총괄은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를 석사 졸업하고 미탭스 플러스 최고경영자(CEO) 등을 거쳐 현재 중국 영상공유 플랫폼 '틱톡'의 코리아 GM을 거쳐 현재 틱톡의 동남아시아 비즈니스솔루션 제너럴 매니저(GM·총괄)를 담당했다. 오창훈 현 토스증권 대표는 CTO(최고기술책임자) 자리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CEO들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도 다수 상정된다.
증권업계 맏형격인 미래에셋증권은 최현만 대표이사 회장과 이만열 대표이사 사장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1년) 안건을 이번 주총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 인사에서 CEO 인사를 안 한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유임이 결정됐다.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최병철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사장, 김신 SK증권 대표이사 사장,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 등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도 각사의 주총 안건에 상정됐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도 경영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상당수의 증권사들이 CEO 연임을 통한 리스크 관리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면서 "몇몇 증권사들은 새로운 수장을 통한 분위기 쇄신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금융시장의 변동성ㆍ불확실성 우려가 상당해 각 증권사들의 고군분투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