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원장, 험한자리...독배 받아들였다"
전당대회 1일차 투표율 34.7%..."당원 자긍심 높아져"
"새 지도부, 내년 총선서 건곤일척 승부 이끌어야"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임기종료를 앞두고 "지난 6개월은 20여년 제 정치 인생에서 가장 힘겨운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비대위원장 6개월을 마무리하면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혼신의 힘을 다해 달려왔다"며 "집권 여당을 안정시키겠다, 윤석열 정부의 발진(發進)을 제대로 뒷받침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려고 부족한 사람이 하루하루 안간힘을 썼다"고 적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03.02 leehs@newspim.com |
그는 "잠들지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밤들이 많았다"며 "우리가 함께 가야할 길이 아직 남아 있지만 이제 저는 이쯤에서 멈춰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6개월은 20여년 제 정치인생에서 가장 힘겨운 시간이었다"며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제안을 저는 거절했었다. 내가 과연 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의 무덤이라는 '여소야대의 덫'에 빠져있고, 집권 여당은 지도부의 공백을 맞아 표류하고 있었다"며 "천신만고 끝에 이뤄낸 정권교체라는 기적이 빛바래 가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저는 비대위원장직이 피할 수 없는 험한 자리이기 때문에 독배를 받겠다고 했다"며 "법원의 가처분신청에 의해 다시 무효화될 가능성도 큰, 황당한 상황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여러 난관을 돌파하고 비대위가 출범했다"고 회고했다.
정 위원장은 "어제(4일) 전당대회 1일차 투표율이 34.7%를 기록했다"며 "비상대책위원회는 고심 끝에 100% 당원 투표, 결선투표제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의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오듯, 국민의힘의 모든 권력은 당원에게서 나온다. 저는 이 원칙을 바로 세우고 싶었다"며 "당 지도부를 내 손으로 선출한다, 당의 중요한 일을 내가 결정한다는 당원들의 긍지와 자부심이 한껏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제가 대과 없이 비대위원장직을 마무리하게 된 것은 순전히 우리 당원들의 뜨거운 지지와 성원 덕분이다"며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내년 총선에서 100만의 우리 책임당원들이 선거전에 뛰어들면 선거의 지형자체가 바뀔 것"이라며 "새로 출범할 당 지도부는 내년 총선에서 대한민국의 명운을 건 건곤일척의 승부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의 국회는 정상이 아니다"며 "1987년 체제 이후 이렇게 막가파식으로 의회를 운영한 제1 야당이 있었을까. 어려운 난제들을 다음 지도부에 넘기면서, 마음이 너무나 무겁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가 끝나면, 비상대책위원장직 수행으로 소홀했던 제 고향 공주·부여·청양 주민들을 더 많이 찾아뵙고 인사드릴 생각이다"며 "내년 4월, 승리의 노래를 함께 부르는 그날, 윤석열 정부가 활주로를 박차고 힘차게 창공을 날아오르는 그날을 그려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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