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11월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공화당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낙태권 이슈를 재점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은 18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워싱턴DC 하워드 극장에서의 연설을 통해 중간 선거 이후 내년에 소집되는 의회에 첫번째 법안으로 낙태권을 보장하는 내용의 법안을 서명해 송부할 것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민주당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이를 위해선 11월 8일 처리지는 중간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하원이나 상원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이번 11월 선거에서 더많은 민주당 상원의원을 선출해주고, 하원 다수의석을 유지하도록 해준다면 다음 회기에 열리는 의회에 낙태권을 보장하는 법안을 송부할 것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미국 연방 대법원이 낙태권 보호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 50주년에 맞춰 이에 서명하는 계획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1973년 1월 22일 이른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통해 임신부는 낙태 여부를 결정할 헌법적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최근 보수파 절대 우위 구도가 재편된 연방대법원은 지난 6월 이를 뒤집는 판결을 내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민주당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이나 여성 유권자들이 이에 강력히 반발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낙태권을 지켜내기 위해 11월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가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해왔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이 내세운 낙태 이슈에 대한 관심이 수그러들고, 높은 물가와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공화당이 11월 선거에서 의회를 장악할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시에나대와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오는 11월 8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49%을 나타났다고 17일 보도했다. 이에 비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45%에 그쳤다.
지난 9월 같은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1% 포인트 앞섰지만, 중간 선거를 코 앞에 둔 상황에서 공화당 우세로 분위기가 역전된 셈이다.
신문은 인플레이션과 주식 시장 하락 속에 경제적 우려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응답한 유권자 비율은 지난 7월 36%에서 44%로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이에따라 무소속 부동층과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공화당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헸다.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 선거에서 하원 전체 의원과 상원 의원 3분의 1을 새롭게 선출한다. 최근 미 CBS 방송은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공화당이 하원 435석 중 224석을 얻어 과반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다수당인 민주당은 211석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민주와 공화당이 각각 50 대 50 석으로 양분하고 있는 상원의 경우, 민주당의 근소한 우세나 백중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은 민주당 선거 전략가들은 낙태 논란이 너무 일찍 고조됐다가 정작 선거를 앞두고는 관심을 잃고 있다면서 이를 다시 이슈화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