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23일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검토에 나섰다.
- 정비사업 지연의 핵심 원인으로 이주비 부담이 지목됐다.
- 공사비 상승과 분담금 문제는 별도 해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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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비 완화 가능성…공사비 문제는 별도 해법 필요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재건축·재개발 현장의 이주비 대출 규제가 정비사업 지연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정부가 제도 개선에 나설지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조합원의 이주비 부담이 이주·철거와 착공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이재명 대통령도 관련 지원 방안을 세밀하게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주비 대출 규제가 일부 완화될 경우 조합원의 자금 부담을 덜고 사업 추진 속도를 높여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공사비 상승과 조합원 분담금 증가 등 사업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대출 규제 조정만으로 민간 주택 공급이 빠르게 확대될지는 추가적인 지원 대책의 범위와 강도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다주택자도 이주 못 하면 사업 멈춰"…현장서 규제 개선 요구
23일 KBS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활성화하려면 이주비 대출 규제를 현실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는 요구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김재경 투미부동산 컨설팅 소장은 정비사업의 핵심 병목으로 이주비를 꼽았다. 조합원이 기존 주택에서 이주해야 철거와 착공에 들어갈 수 있지만, 일부 조합원의 대출이 제한돼 이주하지 못하면 사업장 전체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부족한 이주비를 시공사의 신용보강을 통한 추가 대출로 충당하는 경우가 많다. 김 소장은 일반 이주비 대출 금리가 4% 수준인 데 비해 추가 이주비는 6~8%에 달해 조합원 개인에게 수천만원에서 억원대의 금융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조합 전체로 환산하면 추가 부담이 수백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외곽 정비사업장의 어려움도 제기됐다. 노원구에 거주하는 박진주씨는 감정평가액이 낮은 외곽 아파트는 담보인정비율(LTV) 40%가 적용될 경우 이주비가 1억~2억원에 그칠 수 있다며, 해당 금액으로 서울에서 가족이 거주할 전셋집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일정 가격 이하 주택에 대한 이주비 LTV 상향 등 보완책도 요청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최근 입주한 강남권 정비사업 단지조차 관리처분인가부터 준공·입주까지 8~10년이 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5~7년 수준이던 사업 기간이 3년가량 늘어난 배경으로 공사비 상승과 이주비 대출 부담을 꼽았다.
특히 강남권은 대형 건설사의 신용보강을 통해 기본 이주비와 추가 이주비를 조달할 여지가 있지만, 비강남권은 기본 이주비 대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사업 진행이 더 어렵다는 설명이다. 공사비가 오르는 상황에서 이주비 조달까지 막히면 조합원 분담금이 늘고 이주·철거와 착공 일정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토론회에서 제기된 요구를 수용할 경우 정비사업 이주비를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별도로 관리하거나 실수요 조합원에 대한 예외를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이주비 지원 이야기가 여러 차례 나온 것 같다"며 "세심하게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 이주비 완화 가능성…공사비 문제는 별도 해법 필요
전문가들은 이주비 대출 규제가 정비사업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라는 데 공감하면서도 공사비 상승 문제까지 동시에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이주비 대출이 제한되면 조합원이 이사하지 못하고 사업도 진행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정부가 일부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주비 조달 여건을 개선하면 관리처분인가 이후 이주·철거 단계에서 발생하는 지연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서울 외곽과 수도권 정비사업장은 대형 건설사의 신용보강을 받기 어려워 기본 이주비 대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같은 규제라도 자금 여력이 있는 강남권보다 비강남권 사업장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지역별 사업 여건을 반영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공사비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원자재 비축제도 등은 현실적으로 시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원자재나 토지를 사전에 확보하려면 대규모 재원이 필요하고 보유 기간 동안 발생하는 이자와 관리비용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양가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투기과열지구를 중심으로 분양가상한제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이주비 규제 완화가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직접적인 수단"이라며 "다만 공사비와 분담금 문제가 그대로 남으면 사업 속도 개선 효과가 제한될 수 있어 금융 규제와 사업성 보완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