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홈페이지 통해 "해외 학술교류" 주장
대북제재 동참 해외 대학으로부터 퇴짜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북한은 김일성종합대학교가 해외 각국의 유수 대학과 자매결연이나 공동연구 등의 방식으로 학술적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뉴스핌이 8일 김일성종합대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자매결연 대학을 확인한 결과 ▲중국 베이징대 등 아시아 지역 16개 대학 ▲러시아 모스크바종합대 등 유럽지역 13개 학교 ▲쿠바 아바나종합대학 등 미주 5곳 ▲이집트 카이로종합대 등 아프리카 지역 3개 학교 등 모두 37개 대학에 이른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북한 김일성종합대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김일성종합대 홈페이지] 2022.07.08 yjlee@newspim.com |
하지만 상당 수 대학들은 김일성대의 자매결연이나 공동연구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힌 것으로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8일 보도했다. 자매대학이 아닌 경우가 많고, 과거에 교류했다 하더라도 관계를 끊은 지 오래됐는데 여전히 이름을 올려놓은 건 이해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VOA에 따르면 김일성대가 자매대학으로 주장하는 프랑스 동방언어문화대학은 과거 한국어 전공 교수가 북한 측과 교류한 적이 있지만, 해당 교수가 은퇴한 2016년 이후 모든 교류를 끊었다.
대학 측은 현재 김일성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려 지난해 김일성대에 이름을 내려달라고 요구했지만 답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동유럽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 소재 코멘스키종합대도 마찬가지다. 학교 측은 "1950년대 체코슬로바키아가 공산주의 정권이었을 때 김일성대와 협력했지만, 이미 그 후로 70년이나 지났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 김일성대 강의실. [사진=김일성종합대 홈페이지] 2022.07.08 yjlee@newspim.com |
VOA는 "유럽 대학들이 이렇게 적극적인 해명에 나선 것은 북한 대학과의 교류가 유엔 대북제재 위반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과학 분야의 인적 교류는 핵이나 무기 개발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김일성대가 홈페이지에서 '공동연구'를 진행한다고 주장하는 이탈리아 국제이론물리센터(ICTP) 측도 "북한과 일절 교류할 수 없다"고 VOA에 밝혔다.
VOA는 "최근 유럽 대학들은 김일성대의 일방적 주장이 알려진 후 자체적인 조사를 통해 북한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