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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진 도예전 '靑瓷에 春을 그리다'... 청자에 피어난 봄꽃의 향연

기사입력 : 2022년05월13일 18:21

최종수정 : 2022년05월13일 18:22

청춘과 삶의 환희, 청자에서 꽃으로 피어나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청자에 봄꽃이 화사하게 피어났다. 그 종류도 여러가지다. 자목련, 백목련, 벚꽃, 양귀비... 

최수진 개인 도예전 '靑瓷에 春을 그리다'가 16일까지 종로 갤러리 '공간35'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일부러 작품 도록 제목의 '靑'자와 '春'를 더 크게 써서 아래 위로 읽히게끔 배치해놓았다. 따라서 전시 제목은 '청자에 청춘을 그리다'라고도 읽힌다. 봄은 청춘이고, 청춘은 역시 봄꽃처럼 화사하다.

최수진 도예전  '靑瓷에 春을 그리다'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봄을, 청춘을 느끼게 해준다. 청자에서 삶의 환희가 피어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최수진, 다관 110X73X70mm, 다해 180X180X55mm 2022.05.13 digibobos@newspim.com

전통적인 청자만 떠올린다면 잘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약간은 칙칙하게도 보이는 청자에서 어떻게 화사한 봄꽃과, 청춘의 화려함이 피어날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게다가 전통 청자의 문양은 대개 상감의 음각이나 양각을 통해 무늬를 표현했다. 유약(도료)으로 그림을 그렸다 해도 그 도료는 화려하지 않고 대개 회색이나 백색이다. 

가장 쉽게 표현하자면, 최수진의 청자는 현대적 청자다. 그러나 전통 청자와 현대 청자의 구분은 기실, 미술사가에게나 중요하지 소비자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안된다. 그것이 관상용이든, 실제 생활에 사용하는 생활자기이든 보는 이, 혹은 사용자가 좋으면 그만인 '장식품' '생활용품'인 것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최수진, 다관 115X78X70mm, 다해 228X228X55mm 2022.05.13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최수진, 작은 항아리, 155X155X120mm 2022.05.13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최수진, 다관 118X77X78mm, 다해 160X160X80mm  2022.05.13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최수잔, 다관 110X75X78mm, 다해 140X140X80mm  2022.05.13 digibobos@newspim.com

도자기에 대해 좀 안다는 사람들이 왕왕 최수진 청자에 대해 이렇게 묻는다고 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비색(翡色·청자에서 나타나는 엷은 녹색, 혹은 청색)은 무엇인가."그러면 최수진은 이렇게 답한다고 한다. "내 마음의 비색이 바로 비색이다."

우리에게 청자는 오래동안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자기였다. 청자의 색깔도 박물관 청자의 색만 비색인줄로만 여겼다. 그래서 우리에게 청자는 고색창연한 물건이다. 아름답지만 뭔가 선뜻 다가서기 어려운 자기였다. 대개는 현대적으로 재현한 청자도 무늬가 대부분 상감으로 구현돼서, 나이 많은 어르신의 감각에 어울릴 듯한 물건이라는 선입견이 먼저 다가왔다.

또 하나. 청자에는 흔히 균열이 있다. 이를 빙렬(氷裂)이라고 한다. 빙렬은 자기를 굽는 과정에서 굽는 일이 끝난 다음 자기가 식기 시작하면서 태토(질)와 유약의 수축도가 달라서 생긴다. 유약이 녹은 유리질에 금이 가는 것이다. 그래서 청자에 빙렬이 없으면 청자가 아니라는 고정관념도 생겼다. 그러나 청자에 꼭 빙렬이 있어야만 할까. 빙렬이 없는 청자가 있으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을까.

최수진의 청자에는 빙렬이 없다. 최수진은 일부러 빙렬를 만들지 않는다. 그가 추구하는 미적 세계에 빙렬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청자에는 꼭 빙렬이 있어야만 한다는 것도 오래된 관념에 지나지 않는다.

청자에 화사한 꽃들을 넣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최수진은 그가 원하는 발색(發色)을 위해 모든 작품을 다섯 번 이상씩 구웠다. 한 두 번의 굽기로는 색이 연해서 제대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만족할만한 색을 얻기 위해 일일이 다섯 번 이상 굽는 고된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러니 자그마한 잔 하나라고 만만히 여길 것이 아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작가 최수진. 2022.05.13 digibobos@newspim.com

최수진은 청자에 온전한 꽃을 피워내기 이전, 음각의 꽃 수술에만 릴리프(relief·조각에서 평평한 면에 글자나 그림 따위를 도드라지게 새기는 일)로 노란색 포인트를 주는 작업을 했다. 그렇게 아주 작은 부분만 노란색 강조점을 주면 작품 전체가 놀랍도록 화사해지고, 그 릴리프가 없느냐 있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나타났다. 

그런 강조 포인트는 이번에 전시한 거의 모든 작품에도 등장한다. 무늬의 한 부분을 돋을새김으로 강조해 만지면 매끄럽지 않고 까칠한 느낌을 주는 작업을 했다. 굳이 하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이는 작품에 대한 작가의 고집과 정성을 대변한다. 작품에 하나라도 더 심미성에 '감각의 즐거움'을 더한 것이다. 

사실 청자에 꽃 그림을 그려 넣는 일은 서양의 '포슬린 페인팅(porcelain painting)' 기법이다. 최수진은 청자에 꽃을 넣기 위해 오래 전부터 이를 따로 익혀왔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최수진 작품들. 2022.05.13 digibobos@newspim.com

최수진은 요즘 청자에 계절을 넣는 작업을 몰두해 있다. 봄꽃이 시작이었고, 여름꽃이나 가을의 단풍, 겨울 자작나무가 청자에 등장할 지 모른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 그의 작업은 매우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공장에서 모듈로 찍어내듯 작품이 나오는 것도 아니라서, 또 한 번의 개인전을 위해서는 얼마나 더 오랜 기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그의 다음 작품전이 벌써부터 기돼된다.

최수진은 단국대학교 도예학과에서 학사·석사를 마치고 현재 박사 과정 재학 중이다. 도예학과 외래교수로도 출강하고 있다. 이번이 다섯 번째 개인전이다. 어렸을 적부터 점토로 무엇인가 조물딱 조물딱 만들기를 좋아했던 소녀의 꿈이 꽃이 화사하게 피어난, 정말 훌륭한 청자 작품을 만들어냈다.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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