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관영 매체가 '미국병'을 언급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트위터가 '친중국화'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대한 반응이다.
[사진=환추스바오(環球時報) 갈무리] 중국 관영 매체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28일 "모든 일에 있어 중국에 시비를 거는 것은 일종의 '미국병'"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실었다. |
중국 관영 매체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28일 "모든 일에 있어 중국에 시비를 거는 것은 일종의 '미국병'"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실었다. 매체는 논평에서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미국에서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데 그 방향이 매우 잘못됐다"며 "테슬라가 중국과 긴밀한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트위터가 향후 베이징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플랫폼 중 하나가 되는 것 아니냐는 뉴욕타임스 기자의 트윗이 나왔는가 하면 머스크가 '언론 자유를 지지하는 것과 중국에서의 비즈니스 활동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중국이 머스크를 통해 트위터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됐다"고 언급했다.
매체는 이어 "머스크는 중국과 교류하고 중국 경제에 대한 몇 가지 진실을 말한 것으로 인해 일부 미국인에게 있어 '원죄'가 됐다"며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중국과 결부시키면서 '위험'이나 '위협'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미국에서 중국에 대한 실리적 공간이 얼마나 좁아졌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최근 미국에서 비슷한 일이 자주 발생했는데 일이 있을 때마다 중국을 걸고 넘어지는 것은 이미 '미국병'이 됐다. 중미 간 국력 차이가 날로 좁혀지는 현실 앞에서 워싱턴의 많은 정치 엘리트들은 자신감을 상실했고 중국에 대해 불안감과 과민 반응을 보이며 '중국 위협론'을 퍼뜨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며 "미국 언론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중국과의 비즈니스 관계를 끊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고 비난했다.
매체는 또한 "오늘날 미국 사회에 '중국 공포증'이 만연한 것은 1980~90년대 유행했던 '일본 공포증'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추격자'를 경쟁 상대로 간주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신(미국)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자 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은 그러나 이제껏 그러한 위협에 겁을 먹은 적 없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중국에 시비 거는 것으로는 미국을 구할 수 없다. 오히려 미국의 대내외적 문제를 더욱 격화시키고 이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을 좁게 만들 뿐"이라며 '중국 위협'은 미국에 문제를 초래한 근원이 아니다. 현실은 조만간 미국으로 하여금 '협려 공영이야 말로 자신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양약(良藥)임을 깨닫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미국 내에서는 중국 정부가 트위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머스크가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면서 트위터의 콘텐츠 관리 정책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던 데다가 중국이 테슬라의 핵심 시장이라는 점이 근거로 지목됐다. 머스크가 친중파라는 점도 미국이 걱정하는 부분이다.
이 문제는 26일 있었던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도 언급됐다. 한 기자가 중국이 테슬라와의 비즈니스 관계를 이용해 트위터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당신은 추측을 잘 하지만 어떤 근거도 없다"고 일축했다.
급기야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트위터 인수 후 중국과의 관계를 신경 쓸 수 밖에 없다는 점 등이 그의 트위터 인수 결정을 번복하게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hongwoori84@newspim.com